최지영 IMF 이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IMF 이사회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주요국 대부분이 재정 여력 축소를 겪는 반면, 한국은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세수 증가로 재정정책의 폭이 넓어졌다는 평가가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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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이사는 IMF 내부에서 내년 예산안의 재정 기조를 중립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정부가 2027년도 예산안의 총지출을 820조 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2.8%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한 데 대해 국내 정치권에서 ‘확장재정’과 ‘재정건전성’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는 것과는 온도 차가 있는 대목이다.
최 이사는 “재정지출 증가는 12.8%지만 재정수입이 그보다 많이 증가한다”며 “일부를 국채 상환에 쓰고 상당히 많은 부분을 미래대응기금으로 적립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중립적으로, 약간은 긴축적인 측면으로도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 수입이 급격히 증가할 때 채무를 상환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지만, 어떤 기업이 수입이 급증했다고 해서 부채를 다 갚고 레버리지를 제로(0)로 만든다면 합리적인 재무관리는 아닐 수 있지 않나”라며 “더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 이사는 IMF의 정책적 조언에서 한국은 ‘예외’로 둬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IMF의 기본적인 정책 조언은 관세 문제나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앞으로 상황이 더 안 좋아질 수 있기 때문에 재정·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용해 재정 여력을 확보하라는 것”이라면서 “이런 일반적인 조언 자체가 한국에는 맞지 않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상대적으로 재정 여력이 커진 만큼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데 투자해야 한다는 게 (IMF 내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부연했다.
최 이사는 한국 경제가 다른 선진국들과 ‘동떨어져 있다’고 표현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은 AI와 반도체 호황의 수혜를 받아 다른 선진국들과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고, IMF 내부에서 한국에 대한 언급이 잦아진 것도 이런 이례적인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최 이사는 “한국만 유별나게 다른 선진국과 상황이 너무 달라 IMF 내에서 동떨어져 있다”며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동떨어짐(Isolation)”이라고 했다.
한국 경제를 이끄는 인공지능(AI) 투자 붐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IMF 내부의 시각도 전했다. 최 이사는 “지금 AI 투자가 많이 일어나는 곳은 대개 데이터센터인데, 데이터센터 건설은 10년 정도 걸릴 수 있다고 한다”며 “지금 막 투자가 일어나는데, 내후년에 확 망하고 그 투자가 의미 없어지지는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같은 경우도 AI 붐이 꺾였을 때 주식시장과 경상수지 조정, 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고 보는 건 어쩔 수 없지만, IMF 내부적으로는 AI 투자가 오래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AI 관련 기업들의 급격한 주가 변동성도 언급, “너무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다”며 “변동성은 있는 것이고 길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AI에 대한 IMF의 시각을 두고는 “기본적으로 호의적이지 않다”며 “AI로 생산성 향상이 단기간에 확 일어나기보다는 오히려 노동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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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영 국제통화기금(IMF) 이사가 15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의 한 식당에서 한국 기자단과 간담회하고 있다. [공동취재단]](https://images-cdn.newspic.kr/detail_image/179/2026/10/18/0ec9eeea-388c-49f7-9c22-4c69a3157417.jpg?area=BO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