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신고로 교단을 떠난 동료를 돕겠다며 기부금을 모은 교사들이 경찰 수사를 받았다. 모금된 돈은 해당 교사가 제자를 성추행한 사건으로 선고받은 벌금을 내는 데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
동료 교사 돕겠다며 3000여만 원 모금
경찰은 17일 기부금품법 위반(기부금품 모집등록 의무 위반) 혐의로 전·현직 교사 A 씨와 B 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교사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동료 교사 C 씨를 돕자는 내용의 글을 올려 3000여만 원을 모금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관할 기관에 기부금품 모집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억울한 신고로 교단을 떠난 동료를 돕겠다며 기부금을 모은 교사들이 경찰 수사를 받았다. 모금된 돈은 해당 교사가 제자를 성추행한 사건으로 선고받은 벌금을 내는 데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일러스트.
당시 게시물에는 C 씨가 억울하게 아동학대 신고를 당해 교단을 떠났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이러한 사연을 소개하며 동료 교사들에게 경제적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게시물에 담긴 사연은 C 씨가 실제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과 달랐다. C 씨는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3000만 원이 확정된 인물이었다. A 씨와 B 씨가 모은 기부금은 C 씨의 벌금을 납부하는 데 쓰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다른 교사가 A 씨 등을 경찰에 고소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고소장을 접수한 뒤 모금 과정과 관련 법률 위반 여부를 수사했다. 이후 두 사람에게 기부금품 모집등록 의무를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사건을 공소청에 넘겼다.
기부금품법이란… 1000만 원 이상 모금 시 사전 등록 의무
기부금품의 모집·사용 및 기부문화 활성화에 관한 법률은 기부금품의 모집 절차와 사용 방법 등을 규정한 법률이다. 기부금품을 모집할 때 필요한 등록 절차와 모금액 관리, 사용 내역 공개 등에 관한 규정이 담겨 있다.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기부금품법 제4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2조에 따라 1000만 원 이상의 기부금품을 모집하려는 사람은 관할 등록청에 모집·사용계획서를 등록해야 한다.
모집·사용계획서에는 모집자의 인적 사항과 기부금품 모집 목적, 목표액, 모집 지역, 방법, 기간 등을 기재해야 한다. 모금한 돈의 보관 방법과 사용 계획, 사용 기한 등도 명시해야 한다.
등록 기관은 모금 규모 등에 따라 달라진다. 모집금액이 10억 원을 초과하면 원칙적으로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등록해야 하며, 그 밖의 경우에는 모집자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일부 법정 모집 목적에는 별도의 기준이 적용된다.
온라인을 통한 모금에도 관련 규정이 적용된다. 법률은 정보통신망 등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기부금품을 내도록 의뢰하거나 권유·요구하는 행위를 기부금품 모집에 포함하고 있다.
미등록 모금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도 명시돼 있다. 기부금품법 제16조 제1항 제1호에 따르면 등록하지 않고 기부금품을 모집하거나 속임수 등 부정한 방법으로 등록해 기부금을 모은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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