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환자와 가족, 의료진이 손을 맞잡고 희망의 발걸음을 내디뎠다. 누가 더 빨리, 멀리 걷는지를 겨루는 자리가 아닌 서로의 보폭에 맞춰 걷고 마음을 나누는 특별한 동행이었다.
헬스경향과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KMDS)는 17일 국회 잔디광장과 윤중로(여의서로) 일대에서 ‘손앤손 걷기행사’를 개최했다.
‘함께 걷는 그 걸음이, 희망이 됩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행사는 파킨슨병환자의 꾸준한 신체활동을 독려하고 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헬스경향이 주최하고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가 주관했으며 이주영 국회의원실이 후원했다.
행사는 개회 및 인사말을 시작으로 ▲파킨슨병환자·가족과 함께 걷기 ▲전문가 건강강좌 및 운동체험 ▲환우 소통의 시간 등으로 진행됐다.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 조진환 회장은 “귀한 가을날 진료실을 벗어나 환우분들과 한자리에 모여 함께 걷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길 수 있어 파킨슨병을 진료하는 의사로서도 매우 뜻깊다”며 “앞으로도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할 수 있는 자리가 많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헬스경향 조창연 대표는 “환자와 가족, 의료진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서로 진심으로 마음을 나누고 활력을 얻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며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서로의 걸음에 맞춰…진료실 밖에서 나눈 따뜻한 소통
파킨슨병은 손발 떨림뿐 아니라 움직임이 느려지고 근육이 뻣뻣해지는 등 다양한 운동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특히 보폭이 좁아지고 균형을 잡기 어려워지면서 외부활동에 부담을 느끼는 환자들도 있다.
이에 이번 행사는 환자들이 자신의 보행속도에 맞춰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약 1km의 단축코스로 운영됐다. 가족과 의료진도 동행하며 환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걷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참가자들은 화창한 가을 날씨 속에서 함께 걸으며 모처럼 야외활동을 즐겼다. 특히 평소 진료실에서만 만나던 의료진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보호자인 남편과 함께 참석한 한 어르신 환자는 “걷기 좋은 가을날을 그냥 보내기 아쉬웠는데 진료실에서 만나던 선생님들과 일상에서 함께 걸을 수 있어 더욱 안심됐다”며 “진료실에서 미처 못 물어봤던 것들도 편하게 물어볼 수 있어 더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걷기에서 건강강좌까지…일상 속 운동 실천에 자신감
걷기행사 후에는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로 자리를 옮겨 파킨슨병환자들의 건강한 일상을 돕기 위한 전문가 강연이 이어졌다.
먼저 류수희 체육학 박사(한양여자대학교 스포츠건강관리학과 겸임교수)는 ‘파킨슨병환자를 위한 운동 처방’을 주제로 환자들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운동법을 소개했다.
특히 운동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의자에 앉아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동작을 중심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직접 몸을 움직이며 특별한 운동시설이나 복잡한 동작이 아니더라도 신체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
이어 학회 유수연 홍보이사(서울의료원 신경과 과장)는 ‘파킨슨병 치료와 생활 관리’를 주제로 꾸준한 운동과 수면관리, 응급상황 대처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특히 파킨슨병환자에게 운동은 일회성 활동이 아닌 꾸준히 이어가야 할 생활습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환자들이 일상에서 주의해야 할 위험신호와 적절한 대처법을 안내해 건강관리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참가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한 남성 어르신 환자는 “평소 운동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넘어질까 봐 조마조마해 쉽게 시작하지 못했다”며 “의자에 앉아서 할 수 있는 운동만으로도 건강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을 배운 만큼 오늘부터 작은 운동이라도 꾸준히 실천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환자와 가족, 의료진이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소통의 시간과 기념품 증정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한독, 동아제약, 파마리서치, 호텔인홈 등 여러 기업도 건강기능식품과 생활용품, 화장품 등을 후원하며 행사 취지에 뜻을 보태고 환자와 가족들의 건강한 일상을 응원했다.
이번 손앤손 걷기행사는 파킨슨병환자들이 진료실 밖에서 의료진과 소통하고 일상 속 운동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 환자 혼자만의 노력이 아닌 가족과 의료진의 관심과 응원이 건강한 일상을 이어가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