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내놓은 발언입니다. 향후 공급이 늘어나면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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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무리하게 주택을 매수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내 집 마련에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는 만큼 집값 등락을 따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다만 국민 주거 안정을 책임지는 공공기관의 수장이 주택 시장을 전망하고, 국민의 내 집 마련을 설명하면서 ‘손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곱씹어봐야 합니다. 집은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사고파는 투자상품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사장의 발언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기존 주장에 관한 질의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김미애·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청년과 신혼부부는 어떻게 집을 마련해야 하느냐며 대안을 묻자 공급 확대와 금리 상승에 따른 집값 하락 가능성을 강조했습니다. 내 집 마련 대안을 묻는 질문에 집값 전망으로 답한 셈입니다.
집을 사려는 사람들의 사정은 ‘손익’으로 설명될만큼 단순하지 않습니다. 신혼부부에게 집은 새로운 가정을 꾸릴 공간입니다. 자녀를 키우는 가정에는 안정적인 생활환경이 필요합니다. 전세계약이 끝날 때마다 보증금 인상이나 이사를 걱정해야 하는 세입자도 있습니다. 이들에게 내 집 마련은 단순히 시세차익을 얻기 위한 선택일까요.
집값이 하락한다면 매수를 미루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무리한 대출이 가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이해할 만합니다. 하지만 주택 구입을 미루는 동안에도 주거비는 발생합니다. 전셋값이 오르면 보증금을 추가로 마련해야 하고, 월세로 거주한다면 매달 임대료를 부담해야 합니다. 주택 매수를 미루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거 불안까지 해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했던 주거정책 철학을 떠올려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기본주택 공약을 발표하면서 “집은 돈을 벌기 위해 사는 것(Buying)이 아니라 행복을 위해 사는 곳(Living)”이라고 말했습니다. 주택을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국민이 안정적으로 살아갈 공간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국민이 집을 서둘러 사지 않아도 되는 환경은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필요한 곳에 주택이 충분히 공급되고, 무주택자가 감당할 수 있는 비용으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어야 가능합니다.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에게는 적절한 주택 구입 기회가, 당장 집을 사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안정적인 임대주택이 필요합니다.
집값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동안 살아갈 집의 문제는 남습니다. 이 사장이 국민에게 전해야 할 메시지도 여기에 있습니다. 집을 사지 않아도 손해 보지 않는다는 말보다 중요한 것은 집을 사지 않아도 불안하지 않은 주거 환경을 만들겠다는 정책적 약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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