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상청이 러시아 캄차카 반도 인근 지진의 규모를 9.9로 과대 추정해 광범위한 지역에 '긴급 지진 속보'를 발령했다가 취소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6일 아사히신문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이날 낮 12시 40분쯤 홋카이도에서 도카이 지역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 긴급 지진 속보를 내렸다.
이용자들의 휴대전화에서는 경보음이 크게 울렸고, NHK는 곧바로 특보 방송으로 전환해 홋카이도, 도호쿠, 간토, 호쿠리쿠, 고신, 도카이, 이즈제도 등에 강한 흔들림이 예상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일본에서는 진도 5약 이상 지진이 예상될 때 긴급 지진 속보를 발령한다.
그러나 도쿄를 포함한 수도권 일대에서는 흔들림이 느껴지지 않았다. 기상청은 발령 8분 뒤인 낮 12시 48분 속보를 취소한다고 알렸다.
일본 NHK 보도에 따르면 기상청은 낮 12시 36분 규모 9.9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과대 추정했다. 진원지도 러시아 쿠릴열도 인근으로 잘못 파악했다. 이날 기상청 누리집에는 '2026년 10월 16일 12시 36분 쿠릴열도, 규모 9.9'(속보치) 기록이 남아 있었다.
기상청이 최종 확인한 실제 지진은 낮 12시 38분쯤 캄차카 반도를 진원으로 발생한 규모 6.9 지진이다. 미국 지질조사소(USGS)는 낮 12시 35분쯤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 남서쪽 약 148㎞ 지점에서 규모 6.9, 진원 깊이 약 160㎞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홋카이도 하코다테시에서 진도 1의 약한 흔들림이 관측됐고 쓰나미 우려는 없었다.
규모 9.9는 관측 사상 한 번도 나온 적 없는 수치다. 1960년 칠레 발디비아에서 관측 사상 최대인 규모 9.5가 있었고 1964년 미국 알래스카, 2011년 동일본 등에서 규모 9 이상 지진이 있었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한 수치지만 규모 10에 가까운 지진을 일으킬 만한 긴 단층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 9.9가 실제로 발생하면 2011년 동일본대지진의 20배 넘는 에너지가 방출돼 궤멸적 피해가 날 수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어 "큰 불편을 드려 깊이 사과드린다"며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진의 예상 진도가 실제보다 크게 산출된 원인을 살피고 있으며 사이버 공격 등에 따른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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