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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진 세일즈포스코리아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세일즈포스코리아 오피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기업의 에이전틱 AI 전환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데이터 파운데이션’을 꼽으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국내 기업들이 AI 에이전트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실제 업무 적용 과정에서는 데이터 연결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엑셀, ERP(전사적자원관리), CRM(고객관계관리), 자체 구축 시스템 등에 흩어진 데이터를 AI가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연결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산재된 데이터가 어디에 있는지는 사람의 머릿속에는 있지만 AI 에이전트는 그걸 찾아가지 못한다”며 “어떤 모델로 데이터를 통합하고 어떤 기술과 API로 다른 시스템을 참조할 것인지가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한국 기업의 에이전틱 AI 도입이 PoC(개념검증)를 넘어 실제 업무 적용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객 서비스와 영업·마케팅은 24시간 고객 응대나 해외 영업의 시차·언어 문제처럼 적용 대상과 기대 효과가 비교적 명확해 도입이 상대적으로 활발하다는 설명이다.
반면 제조업은 실제 에이전트 도입에 앞서 데이터 통합부터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봤다. 박 대표는 “한국 고객들이 외국에 비해 느린 것이 아니라 산업적 특성에 따라 속도가 다른 것”이라며 “제조업은 실제 업무에 에이전트를 적용하는 속도는 상대적으로 빠르지 않지만 그 밑바탕인 데이터 통합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별로는 데이터 준비도와 최고경영진의 의지가 전환 속도를 좌우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준비가 잘된 고객들은 이미 파일럿이 아니라 프로덕션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반면 데이터가 준비되지 않은 고객들은 데이터 파운데이션을 만들고 소규모 PoC부터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방산·조선·자동차 등 핵심 산업 비중이 높은 한국에서는 보안과 데이터 위치도 주요 변수로 꼽았다. 박 대표는 국내 고객들이 AI 도입 과정에서 데이터 레지던시와 보안을 특히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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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고객정보 자동 축적…CRM 활용 방식도 달라져
박 대표는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CRM에 고객 정보가 쌓이는 방식을 바꾼 사례도 소개했다. 기존에는 영업사원들이 고객 정보를 직접 입력해야 해 CRM을 구축하고도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AI 에이전트를 적용한 뒤에는 AI가 당일 고객 방문 동선과 대화 주제를 제안하고, 방문 후 메모나 손글씨를 촬영해 올리면 내용을 정리해 CRM에 자동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박 대표는 “AI 에이전트가 기존 데이터를 정리하는 역할뿐 아니라 잘 활용하지 못했던 레거시 시스템을 더 효율적으로 쓰게 해주는 역할도 한다”고 강조했다.
CJ올리브영도 국내 활용 사례로 들었다. 임직원들이 슬랙의 AI 기능을 업무에 활용하고 고객 상담 내용을 AI가 요약해 시스템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ERP나 CRM의 정형 데이터뿐 아니라 슬랙에 축적된 회의와 아이디어 같은 비정형 정보도 업무 맥락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이 같은 비정형 정보 활용과 관련해 “과거 수일이나 수주가 걸렸던 마케팅 플랜 초안도 대화 맥락을 바탕으로 1~2분 안에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빅테크 수장 드림포스 집결…화두는 실제 성과로 이동해
박 대표는 올해 세일즈포스 연례행사 ‘드림포스 2026’에서 엔비디아 젠슨 황 CEO와 앤스로픽 다리오 아모데이 CEO, 오픈AI 샘 올트먼 CEO가 한자리에 모인 점에도 주목했다. 글로벌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빅테크 수장들이 모두 참석한 자체만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오픈AI나 앤스로픽도 기업 시장에서 LLM 활용을 확대하려면 세일즈포스처럼 데이터와 프로세스를 연결하는 플랫폼과 밀접한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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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포스의 화두도 실제 업무 성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2년 전에는 AI 에이전트를 어떻게 만들지가 중심이었다면 지난해에는 기업의 맥락을 이해하는 안전한 AI를 위한 데이터 기반에 논의가 집중됐다.
세일즈포스는 올해 슬랙·클로드 등 다양한 업무 환경에서 기업 데이터와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라이브 인터페이스 ‘AI포스’와 30년간 축적한 CRM 지식을 반영한 특화 추론 모델 ‘코아’를 공개했다. 실제 기업에서 AI 에이전트가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도 전면에 내세웠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멘스다. 지멘스는 세일즈포스의 AI 에이전트 플랫폼 ‘에이전트포스’를 활용해 132개국에서 들어오는 잠재 고객 문의를 AI로 응대하고 약 1만8000명의 영업 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월 2500건 이상의 문의를 처리해 적합성을 판단한 뒤 담당 영업사원에게 연결한다.
박 대표는 “한국 고객들도 AI 에이전트가 단순히 업무를 보조하는 수단이 아니라 실제 업무 일부를 대신할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 같다”며 “이제는 어떤 업무를 맡기고 어떤 업무에서 사람과 협업할지, 실제 어떤 성과를 낼지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AI 시대 SaaS 생존법…“에이전트가 쓸 수 있어야”
생성형 AI가 기존 SaaS를 대체할 것이란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 전망에는 선을 그었다. 박 대표는 “사스포칼립스는 LLM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SaaS를 대체할 것이라는 주장인데, 여기에는 사용자가 사람이라는 전제가 있다”며 “사람이 UI를 사용하는 SaaS는 줄어들 수 있지만 에이전트가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진 SaaS는 훨씬 더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앤스로픽이 세일즈포스를 CRM으로, 슬랙을 업무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것도 사례로 들었다. 그는 “만약 LLM이 SaaS를 대체한다면 앤스로픽이 세일즈포스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며 “사스포칼립스의 정의를 다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AI 에이전트가 데이터와 기능에 접근할 수 없는 SaaS는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봤다. 박 대표는 “기존처럼 사람이 직접 들어가 데이터를 입력해야 하는 SaaS는 시장이 줄어들 수 있다”며 “올해가 업무 단위의 전환이었다면 내년에는 부서 전체처럼 더 큰 단위의 AI 전환 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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