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경업금지 해제 후 국내 K팝 시장 복귀…"'K팝의 동의어' 같은 존재"
3분 넘는 곡·칼군무·통일된 의상 등 옛 K팝 문법 재현…보아 닮은꼴 멤버도
(서울=연합뉴스) 김선우 기자 = 이수만 A2O엔터테인먼트 키 프로듀서(SM엔터테인먼트 창립자)가 선보인 신인 걸그룹 A2O 라이트(A2O LITE)가 정식 데뷔 하루 만에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다. 'K팝의 아버지'가 다시 꺼내 든 K팝의 고전 문법이 가요계에 새로운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15일 가요계에 따르면 A2O 라이트의 데뷔곡 '니온'(NEON)은 지난 14일 오후 11시 기준 멜론 '톱100' 1위를 기록했다. 신인 그룹이 발매 하루 만에 주요 음원 차트 정상에 오른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성과는 '니온'이 요즘 K팝의 주류 문법과 다른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최근 K팝 시장에서는 댄스 챌린지에 적합한 3분 미만의 짧은 곡과 멤버별 개성을 강조한 스타일링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니온'은 3분 28초의 비교적 긴 곡 길이와 강렬한 칼군무, 통일감 있는 무대 의상, 고음과 아카펠라, 댄스 브레이크 구간 등 과거 K팝을 연상시키는 요소를 전면에 내세웠다.
SM엔터테인먼트 시절 이수만과 함께 H.O.T.,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 에스파 등의 음악 작업에 참여한 유영진이 프로듀싱을 맡았다.
'니온'은 온라인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M2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니온' 무대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수 200만회를 기록했다. 음악 팬들 사이에선 "멤버들의 독기가 느껴져서 좋고 이런 감성이 그리웠다. K팝의 정수 같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요즘 K팝 트렌드와 달리 '니온'은 메인 보컬의 가창력을 부각하는 브릿지 파트 등을 강조하며 과거 K팝의 특징을 잘 살렸다"며 "이로 인해 과거 K팝 팬들에게는 향수와 반가움을, 요즘 K팝 팬들에게는 신선함을 안겼다"고 말했다.
멤버들의 비주얼도 화제다. 아이찡은 보아의 데뷔 시절을, 오아는 S.E.S. 유진과 소녀시대 출신 제시카를 연상시킨다는 반응이 나왔다. 과거 SM 출신 가수들을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로 친숙함을 주는 한편, 한국·중국·일본·태국 등 다양한 국적의 멤버들로 구성해 글로벌 시장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A2O 라이트의 데뷔는 이수만이 국내 K팝 제작 일선에 복귀한 뒤 선보인 첫 신인 걸그룹이란 점에서도 대중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수만은 2023년 SM엔터테인먼트 보유 지분을 하이브에 매각하고 회사를 떠나면서 3년간 국내 음반 프로듀싱을 하지 않기로 하는 경업금지 약정을 맺었다. 해당 약정은 올해 2월 해제됐다.
이후 신생 기획사 A2O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활동을 이어왔다. 2024년에는 중국 현지인으로 구성된 걸그룹 A2O 메이(A2O MAY)를 선보였다. 이번엔 9인조 걸그룹 A2O 라이트와 15인조 보이그룹 A2O 소울(A2O SOUL)을 동시에 론칭했다. 두 팀의 데뷔를 통해 무려 24명의 신인을 함께 내세운 셈이다.
업계에서도 이수만의 복귀와 그가 만든 신인 그룹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A2O 라이트를 보면서 '백 투 베이식'(Back to Basics)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며 "K팝에 새로운 것을 더하는 것도 좋지만 덜어내는 것도 필요한 시점이란 것을 보여준 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수만 프로듀서의 복귀는 가요계에도 미치는 영향이 이미 상당하다"며 "'니온'으로 30∼40대에게 향수를 불러일으켰는데 과연 10∼20대까지 움직일 수 있을지가 관건일 것"이라고 했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이수만이란 이름이 가진 상징성에 주목했다. 그는 "이수만이란 제작자는 'K팝의 동의어'라고 할 수 있는 존재다. 그 이름 자체가 주는 파괴력이 있고, 그간의 이력이 주는 신뢰도도 있다"며 "예술적 완성도를 우선순위에 두는 사람이어서 완성도 높은 결과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sunwoo@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