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저출산과 고령화, 청년 유출로 지방의 존립 기반이 흔들리는 가운데 박수현 충남도지사가 국가 인구정책의 중심에서 지방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나섰다.
인구 위기를 가장 먼저 체감하는 지방의 현실을 정부 정책에 반영하고, 충남의 인구 전략을 전국으로 확산해 지방소멸 극복의 새로운 해법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박수현 충남도지사는 지난 14일 도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제5차 실국원장회의에서 “앞으로 2년 동안 전국 시도지사를 대표해 인구전략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라며 지방 주도의 인구정책 추진 의지를 밝혔다.
박 지사는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리는 제1차 인구전략위원회 및 대한민국 인구비전 선포식 참석을 앞두고, 지방 현장의 목소리를 국가 정책에 반영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인구전략위원회는 기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확대 개편한 기구로,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아 정부의 인구 관련 정책을 총괄한다.
박 지사는 전국 시도지사를 대표해 위원으로 참여하며 저출산과 고령화,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 등 지방이 직면한 인구 문제에 대한 현장 의견을 정책 논의에 전달할 예정이다.
박 지사는 이번 위원 활동을 충남의 정책 역량을 전국 단위로 확장할 기회로 보고 있다.
그는 “충남의 인구 전략이 전국 각 지역의 인구 정책을 선도할 기회”라며 “각 실국과 사업소, 산하 기관에서 면밀히 준비해 놓칠 수 없는 기회를 잘 살리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단순히 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의 일자리와 산업, 정주 여건을 함께 개선해 사람이 머물고 일하며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 과제다.
충남의 지역별 여건과 정책 경험을 국가 인구정책에 연결하고, 지방이 주도하는 실질적인 해법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충남도는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재정 기반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박 지사는 지난 11일 행정안전부의 지방소멸대응기금 투자계획 평가에서 충남이 최우수 지역으로 선정돼 66억 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박 지사는 이를 두고 “충남이 인공지능(AI) 시대의 지방소멸 극복 모델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지역 문제 해결에 활용하고, 인구 감소 지역의 여건에 맞는 사업을 발굴해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방향이다.
다만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사업 발굴뿐 아니라 안정적인 재정 지원과 지방정부의 정책 자율성 확보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부의 미래대응기금 신설과 관련해 박 지사는 “지방정부의 희생이 아닌 지방재정 안정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기금 도입이 지방정부의 일방적인 재정 부담이나 재정 자율성 침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발생하는 초과 세수는 기금으로 이관하지 말고 지방에 교부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다른 시도지사들과 공동 대응하는 한편, 미래대응기금의 지방 계정 사업 공모와 예산 배정 과정에서 충남의 미래 성장동력 사업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를 설득할 논리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지역소멸 대응을 산업과 교통, 생활권 확장으로 연결하려는 구상도 내놨다. 박 지사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천안·아산 연장과 관련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GTX-C노선 연장이 제2수도권 도약을 위한 급행철도이자 대규모 투자와 산업 발전을 뒷받침하는 핵심 교통망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특히 392조 원 규모의 충청권 투자와 연계해 사람과 산업을 연결하는 기반시설로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검토를 촉구했다.
지방주도 균형성장의 범위는 내륙을 넘어 서해 끝섬까지 확장됐다.
박 지사는 지난 10일 격렬비열도를 방문한 경험을 언급하며 “지방주도 균형성장은 ‘서해 끝섬’까지 국가의 책임이 닿고, 바다에서 삶을 영위하는 어민까지도 성장의 혜택을 골고루 누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해 영토주권을 지키고 어민의 생업을 보호하는 민생주권을 함께 세우기 위해 해양안보 강화와 안전한 조업환경 조성에 국가적 관심과 투자를 이끌어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각 실국에는 산업 현장에서 어촌마을까지 균형성장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정책 개발과 추진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결국 박 지사가 제시한 방향은 인구정책을 출산율이나 인구 통계에만 국한하지 않고, 일자리와 교통망, 지방재정, 산업 경쟁력, 해양·농어촌 생활 기반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지역 생존 전략으로 확장하는 데 있다.
지방소멸은 어느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과제다.
충남이 인구전략위원회 참여를 계기로 지방의 요구를 국가 정책에 얼마나 반영하고, 확보한 재원과 지역 전략을 실제 정주 여건 개선으로 연결하느냐가 향후 정책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박 지사의 위원 활동이 지방의 현장 목소리를 정부 정책에 반영하는 실질적인 통로가 되고, 충남의 인구 대응 전략이 전국 지방정부가 참고할 수 있는 모델로 발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