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창구에서 남성이 여성 직원에게 비트코인 주화를 건네는 모습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Kraken)의 모회사 페이워드(Payward)가 리투아니아 은행을 사들이기로 했다. 페이워드는 10월 14일(현지시각) 핀란드 지주회사 Saldo Finance Oy를 인수하는 확정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의 자회사인 Saldo Bank UAB는 리투아니아에서 면허를 받은 디지털 특화 은행이다.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고 거래는 2027년 마무리될 예정이다.
계약 구조: 핀란드 지주사를 통해 리투아니아 은행을 품는다
페이워드가 인수하는 대상은 은행 자체가 아니라 그 위에 있는 핀란드 지주회사다. Saldo Finance Oy를 사면 자회사인 Saldo Bank UAB가 함께 따라온다. 페이워드는 이 은행이 ‘디지털 우선’ 방식의 특화 은행이며 유럽 5개 시장에 대한 패스포팅(한 회원국에서 받은 면허로 다른 나라에서도 영업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페이워드는 규제 당국의 승인을 포함한 통상적인 종결 조건을 충족해야 하며 마무리 시점은 2027년이라고 밝혔다. 가상자산 매체 크립토브리핑(Crypto Briefing)에 따르면 페이워드는 이 계약을 10월 14일 공개했다.
페이워드는 이번 인수를 ‘페이워드 뱅킹(Payward Banking)’의 다음 단계로 규정했다. 페이워드 뱅킹은 페이워드 금융 인프라 플랫폼에서 자금 계층을 맡는 사업이다. 지금까지 20억 달러(약 2조 6,800억 원, 1달러 1,341원 기준) 넘는 대출을 실행했다고 회사는 밝혔다.
공동 최고경영자 아르준 세티(Arjun Sethi)는 “페이워드 뱅킹은 새로운 야심이 아니라 면허별·시장별로 쌓아온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규제를 받는 EU 은행은 유럽 고객에게 주거래 금융기관처럼 서비스하게 해주는 조각”이라며 “시작은 EU지만 목표는 글로벌”이라고 강조했다. 코인텔레그래프(Cointelegraph)는 페이워드가 이번 인수를 수년간 쌓아온 인프라 전략의 ‘의도적인 다음 단계’라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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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do Bank가 가진 것: 4개국 영업망과 네덜란드 패스포트
Saldo Bank는 리투아니아·핀란드·스웨덴·독일 고객을 상대로 영업한다. 네덜란드에서는 영업할 수 있는 패스포트를 보유하고 있다. 보도마다 ‘5개 시장’과 ‘4개 영업 시장’이라는 표현이 섞여 나오는데 4개국 영업망에 네덜란드 패스포트를 더한 구성이다.
상품은 시장별로 범위가 다르다. 개인 정기예금은 영업하는 모든 시장에서 판매한다. 대출은 더 좁게 운영한다. 소비자 대출은 리투아니아·핀란드·스웨덴에서, 담보·무담보 중소기업 대출은 리투아니아와 핀란드에서 취급한다.
신용카드는 이미 핀란드에서 쓸 수 있고 스웨덴에는 2027년 출시될 예정이다. 이 은행은 유럽 단일 결제 체계인 SEPA(단일유로결제지역) 결제망에 전면 접근할 수 있다. 핀란드와 독일의 다른 핀테크 기업에는 임베디드 대출(핀테크 서비스 안에 녹아 들어가는 대출)도 제공한다.
디크립트는 파이낸셜타임스를 인용해 이 은행이 2021년 EU 은행 면허를 받았다고 전했다. FT는 페이워드가 유럽에서 은행을 인수하는 첫 디지털 자산 기업이라고 보도했다고 디크립트는 소개했다. 이 두 내용은 FT 보도를 거친 것으로, 페이워드 공식 발표문에는 들어 있지 않다.
고객에게 달라지는 점: 예금 이자·대출·카드·BaaS
페이워드는 계약이 마무리되면 페이워드 뱅킹이 유럽 고객에게 예금 이자와 대출 상품, 서비스형 뱅킹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BaaS에는 패스포팅과 카드 발급, 중소기업 대출이 포함된다. 다만 모든 서비스는 규제 승인을 전제로 한다.
Saldo Bank의 사장 Jarkko Mäensivu는 “은행 면허는 그 위에 무엇을 쌓느냐에 따라 가치가 정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페이워드가 미국과 유럽에 걸쳐 규제 인프라를 조립해 왔고 Saldo Bank의 인프라는 처음부터 유럽 전역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두 사업을 합치면 은행·결제·대출을 한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고객이 훨씬 늘어난다는 취지다.
세티는 FT와의 인터뷰에서 고객 요구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고객들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것 중 하나가 다른 은행에서 받는 것과 비슷한 상품과 서비스라고 말했다. 현금·가상자산·토큰화 주식·신용을 한 시스템에 묶어 자산을 팔지 않고도 담보로 빌리거나 빌려줄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발언은 인터뷰에서 나온 것이다.
페이워드는 8월 미국에서 크라켄 결제 앱 ‘크랙’을 통해 다중 자산 직불카드를 내놨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 카드로 가상자산과 법정화폐를 쓰면서 달러 또는 비트코인으로 최대 2%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유럽에서 카드 발급 기능이 붙으면 같은 방향의 서비스가 은행 면허 위에서 가능해진다.
인수 행보와 남은 변수: 미국 신탁 인가 소송, 상장 일정
페이워드는 이미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크립토브리핑은 페이워드가 미국 선물 중개사 NinjaTrader를 15억 달러(약 2조 원, 1달러 1,341원 기준)에 사들였다고 전했다. 4월에는 파생상품 거래소 비트노미얼을 5억 5,000만 달러에, 5월에는 아시아 스테이블코인 결제 기업 Reap Technologies를 6억 달러에 인수했다. Reap 건은 최대 6억 달러 규모의 투자 약정으로 표현되기도 해 보도 간 서술이 엇갈린다.
은행 인수 가능성은 이전부터 흘러나왔다. 블룸버그는 7월 페이워드가 리투아니아 은행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세티는 9월 26일 코인데스크 인터뷰에서 유럽 은행을 사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당시에는 대상을 거론하지 않았다. 앞서 페이워드가 웰스파고와 코인 거래 유동성 공급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도 있었으나 계약으로 이어질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방향이 다르다. 페이워드는 5월 미국 통화감독청에 국가 신탁회사 인가를 신청했다. 코인베이스와 리플은 이런 인가를 조건부로 승인받았다. 이 인가로는 고객 자산을 보관하고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예금은 받을 수 없다. EU 은행 면허는 예금을 받는 은행 업무까지 포함한다.
미국 지역은행 로비 단체인 독립지역은행협회는 이달 OCC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가상자산 기업에 이런 인가를 내주는 것이 OCC 권한을 넘어선다는 주장이다. 협회장 레베카 로메로 레이니는 성명에서 연방 은행 인가의 혜택을 원하는 비수탁자 기업은 지역은행과 같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밝혔다. OCC 대변인은 논평을 거절했다.
한 해에 대형 인수를 여러 건 통합하는 일은 어렵고, 규제를 받는 은행이 더해지면 컴플라이언스 부담도 크게 커진다. 페이워드가 파트너 은행에 의존하면 가상자산 고객에 대한 상대 은행의 태도에 좌우된다는 점도 변수다. 크라켄은 지난해 11월 기업공개를 비공개로 신청했지만 상장 시점을 2027년 2분기 이후로 미룬 것으로 코인데스크가 9월 보도했다. 이 상장 일정 변화 역시 이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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