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공천을 대가로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선우 무소속 의원의 1심 판결이 14일 나온다.
강선우 무소속 의원(왼쪽)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오른쪽) / 뉴스1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1시 30분 강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 강 의원의 전 보좌관 남 모 씨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의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지난 3월 구속기소된 이후 약 7개월 만에 나오는 첫 법원 판단이다.
검찰은 앞선 결심공판에서 강 의원에게 징역 4년과 추징금 1억 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공천을 대가로 1억 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 김 전 시의원에게 징역 2년을,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한 남 씨에게는 징역 1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전 시의원과 남 씨는 혐의를 인정했지만 강 의원은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호텔서 주고받았다는 '1억 원 쇼핑백'…공천 직전 통화 녹취 공개
이번 사건은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 의원이 서울시의원 공천을 희망하던 김 전 시의원에게서 1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검찰은 강 의원이 2022년 1월 7일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김 전 시의원을 만나 공천 대가로 현금 1억 원이 담긴 쇼핑백을 전달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강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자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김 전 시의원은 강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구에서 민주당 서울시의원 후보로 단수공천됐고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른 계기는 지난해 말 공개된 강 의원과 김병기 무소속 의원의 통화 녹취록이었다. 2022년 4월 21일 이뤄진 통화에서 강 의원은 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 의원에게 "의원님, 저 좀 살려주세요"라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하여튼 돈부터 돌려드리세요"라고 답했다. 통화가 이뤄진 다음 날인 4월 22일 김 전 시의원은 민주당 서울시의원 후보로 단수공천됐다.
검찰은 이 같은 정황과 관계자들의 진술 등을 근거로 강 의원이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서 금품을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문제가 된 1억 원이 강 의원의 임대차 계약금으로 사용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반면 강 의원은 김 전 시의원과 호텔에서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현금 1억 원을 받은 적은 없다고 주장한다. 강 의원 측은 쇼핑백에 돈이 들어 있었다는 사실을 약 3개월 뒤 알게 됐으며 인지한 직후 반환했다는 취지로 해명해 왔다.
검찰 "공천을 돈으로 거래" 징역 4년 구형…강선우 "돈 받은 적 없다"
강선우 무소속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 / 뉴스1
지난달 1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강 의원에게 징역 4년과 추징금 1억 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공직 후보자 추천을 거액의 금전 거래 대상으로 삼은 사건이라며 정치권과 공천 절차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공직 후보자 추천을 대가로 거액의 금전이 오간 범행으로 정당 공천 절차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공천은 후보자를 선정하는 중요한 절차인데 여기에 돈이 개입하면 공정한 경쟁 기회가 훼손되고 피해가 유권자들에게 돌아간다는 취지다.
강 의원의 재판 태도도 구형 사유로 언급했다. 검찰은 강 의원이 수사 초기 일부 사실을 인정했다가 이후 수사기관의 압박 때문이었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김 전 시의원과 남 씨에게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이 금품을 수수하고 사용했다는 검찰의 판단도 구형에 반영됐다.
김 전 시의원과 남 씨는 재판 과정에서 관련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호소했다. 김 전 시의원은 최후진술에서 "법을 어긴 대가를 뼈저리게 실감한다"며 "사회 안에서 속죄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선처해달라"고 말했다. 남 씨 역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강 의원은 최후진술에서도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제 보좌관의 일탈행위로 인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점 한없이 송구스럽다. 모두 저의 불찰"이라고 말하면서도 금품수수 혐의는 부인했다.
강 의원은 눈물을 보이며 "법적인 심사는 이와 별도로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 저는 어떠한 돈도 받은 적이 없다"고 호소했다. 변호인 측도 남 씨의 진술 외에는 금품수수 혐의를 입증할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은 지난 3월 구속기소됐으나 지난달 22일 보석으로 석방됐다. 두 사람은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1심 선고를 받는다. 강 의원은 석방 당시에도 취재진에게 "저는 어떠한 돈도 받은 사실이 없습니다. 겸허하게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별도 '1억 3000만 원 쪼개기 후원' 혐의도 재판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은 이번 공천헌금 사건과 별개로 이른바 '쪼개기 후원' 의혹으로도 재판을 앞두고 있다. 김 전 시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 이후 수십 명의 명의를 이용해 강 의원에게 총 1억 3000여만 원을 후원했다는 혐의다. 두 사람은 지난달 추가 기소됐으며 해당 사건의 첫 공판은 오는 30일 열린다.
공천헌금 의혹이 불거지는 과정에서 등장한 김병기 무소속 의원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김 의원은 강 의원의 금품수수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공소청이 보완수사를 요구하면서 현재 추가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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