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가 경제전략을 바꾸고 있다. 원유와 광물을 해외에 수출하는 데서 벗어나, 자원을 직접 가공하고 산업과 시장을 연결해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움직임이다.
나이지리아의 정유 재벌 알리코 단고테가 케냐 라무항에 초대형 정유소 건설을 추진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나이지리아의 단고테 정유소는 하루 65만 배럴 규모로, 2024년 원유 정제와 휘발유 생산을 시작했다. 원유 수출국에서 연료 생산국으로 전환하려는 산업화의 상징이다.
이제 단고테는 동아프리카로 눈을 돌렸다. 케냐 라무항에서는 하루 70만 배럴 규모의 정유소 건설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역내 국가들의 지분 참여 구상도 제시됐다. 사업이 실현되면 케냐는 동아프리카의 연료 공급과 물류를 연결하는 거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우간다와 탄자니아도 원유 수송망 구축에 나섰다. 우간다산 원유를 탄자니아 탕가항으로 운송하는 동아프리카 원유 파이프라인(EACOP)은 2027년 초 첫 수송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라무 정유소와 직접 연결된 사업은 아니지만, 원유 생산·수송·정제를 둘러싼 역내 산업 기반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이지리아가 정유 역량을 키우고 케냐가 새로운 시장 거점을 모색하며, 우간다와 탄자니아가 수송망을 구축하는 흐름은 하나의 메시지로 이어진다.
아프리카도 자원을 수출하는 경제에서 자원을 가공하고 지역 시장을 연결하는 경제로 전환하려 한다.
한국에도 기회가 있다. 정유·플랜트·항만·물류 분야의 기술과 경험을 현지 인력 양성, 기술 이전, 장기 운영과 결합한다면 단순한 설비 수출을 넘어서는 협력이 가능하다.
물론 투자 계획의 실현 여부는 자금 조달과 원료 확보, 환경 문제, 시장 수요에 달려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변화가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자원을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보다, 자원을 산업과 시장으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연결하느냐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한다. 한국도 아프리카를 자원 공급처가 아닌 전략적 산업 파트너로 바라봐야 한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Copyright ⓒ 뉴스비전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