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삼성전자 지분율 1.58%→1.75% 그룹 지배력 강화
[엠투데이 이상원기자]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이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2조6000억원 상당의 삼성전자 주식을 증여한다. 하루 전 1조9000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장외매매 방식으로 넘긴 데 이어 대규모 무상 증여까지 결정했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시점에 증여 계획을 공시하면서 이번 거래가 이 회장의 지배력 강화와 함께 향후 증여세 부담까지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홍 명예관장은 삼성전자 보통주 1115만8000주를 이 회장에게 증여하기로 지난 12일 계약했다. 실제 주식 이전은 다음 달 12일로 에정됐다.
이날 결정된 증여 규모는 삼성전자 종가 23만2000원 기준 약 2조5887억원에 달한다. 증여가 완료되면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은 현재 1억521만9053주에서 1억1637만7053주로 늘어나 지분율이 1.58%에서 1.75%로 0.17%포인트 높아진다. 반면 홍 명예관장의 지분율은 0.99%에서 약 0.82%로 낮아질 전망이다.
앞서 이재용 회장은 지난 12일 홍 명예관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보통주 766만7100주를 주당 25만500원에 장외매수했다. 총 거래금액은 1조9206억원이다.
이에 따라 최근 장외매매와 증여를 통해 홍 명예관장에게서 이 회장으로 이전되는 삼성전자 주식은 총 1882만5100주, 금액으로는 4조5000억원 안팎에 달한다.
이번 홍 명예관장의 주식 증여는 결정 시점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홍 명예관장이 지분 매각과 증여를 잇달아 추진하면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과 오너 일가의 세금 부담 문제가 함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상장주식의 증여재산 가액은 증여일 전후 각 2개월간의 종가 평균으로 산정된다. 따라서 실제 증여일인 11월 12일을 전후한 삼성전자 주가 흐름에 따라 최종 증여세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13일 주가를 기준으로 한 증여세는 약 1조5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향후 주가가 상승하면 세금 부담이 늘어나고 반대로 하락하면 줄어드는 구조다.
홍 명예관장이 굳이 이날 증여 계획을 공시한 직접적인 배경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 12일 체결한 증여 계약에 따른 거래계획 공시라는 점에서, 공시일 자체를 주가 하락에 맞춰 선택했다고 보기는 어려워보인다.
재계에서는 이번 주식 거래를 삼성 오너 일가의 지분을 이 회장 중심으로 재배치하는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등을 연결고리로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증여로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직접 보유 지분이 확대되지만 그룹의 지배구조 자체가 크게 바뀌는 것은 아니다.
특히 가족 간 지분 이전이기 때문에 오너 일가 전체 보유 지분율에는 변화가 없으며, 시장에서 주식을 대량 매각하는 거래가 아니라는 점에서 수급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홍 명예관장은 앞서 올해 1월에도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주식 180만8577주 전량을 이 회장에게 증여했다. 삼성물산에 이어 삼성전자 지분까지 넘기면서 이 회장 중심의 지분 집중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거래가 대주주 간 사적 거래인 만큼 별도의 회사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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