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강제송환' 법무부 공개 영상, "가장 많이 때렸다"는 155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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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강제송환' 법무부 공개 영상, "가장 많이 때렸다"는 155분 없다

프레시안 2026-10-13 11:03:3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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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을 조르고 테이프로 입을 막는 등 보호(구금) 외국인을 폭력적으로 강제송환한 사실이 확인돼 법무부가 진상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으나,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영상 증거 자료는 전체의 일부에 불과했다. 특히 피해자가 가혹행위가 가장 집중됐다고 지적한 호송버스 내부 자료는 전혀 제출되지 않았다. 피해자가 호송버스에 탑승한 시간은 2시간 30분 여에 달한다.

13일 피해자 아흐메드 니하드(가명·36세) 씨는 "법무부가 일부러 숨기는 게 아니냐"라고 반발했다. 이에 박은정 의원실이 지난 8일 법무부로부터 받아 공개한 CCTV, 보디캠, 휴대전화 영상 등 23편을 시간 순으로 정리했다. 각 보디캠에 설정된 시각이 서로 3~18분씩 차이가 있어 정확한 촬영 시각을 특정하기는 어려웠다.

오전 9시 20~45분 : "미라처럼 묶여 가든가"

영상을 보면 지난 8월 27일 9시 20분경 화성외국인보호소 2층 구금실 한 쪽 구석을 비춘 CCTV에 주섬주섬 소지품을 챙기는 니하드 씨와 보호소 직원들이 찍혔다. 보호소는 니하드 씨에게 '방을 1층으로 옮겨야 하니 짐을 싸서 나오라'고 지시했다. 강제송환 사실을 숨기고 거짓말을 한 것이다.

나간 직후 복도 중앙 계단에 다다르자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한 니하드 씨가 "저 추방하는 거예요?", "아니 주임님, 주임님"하고 다급하게 말했다. 직후 직원 대여섯이 니하드 씨를 둘러싼 후 그의 몸을 붙잡은 채 1층으로 이동시키는 장면이 영상으로 녹화됐다.

▲2026년 8월 27일 니하드(가명) 씨가 2층 구금실에서 '방을 옮겨야 한다'는 말을 듣고 소지품을 챙기고 있다. 박은정 의원실 제공

1층 의자에 그를 앉힌 직원들은 그에게 송환 동의를 받기 위해 여러 차례 의사를 물었고, 호통도 쳤다. 그러나 그는 "돈, 물건이 여기 있다. 지금 나갈 수 없다. 나는 일시 보호(구금) 해제 신청도 해놨다"고 일관되게 답했다.

한 직원이 '미라'를 언급했다. 순순히 가지 않으면 몸을 다 묶어 제압한 상태로 송환하겠다는 의미였다. 그들 맞은 편에 선 한 직원은 "케이블타이 가져오라는 말이죠?"라 물었다. 옆의 직원은 "아니 일반 수갑 챙겨야 돼"라고 했다.

▲화성외국인보호소 보호장비 출납부 중 8월 27일 니하드 강제송환에 쓰인다고 보고된 장비(붉은 색 처리). 박은정 의원실 제공.

케이블타이는 강제송환자가 거세게 저항할 가능성에 대비해, 몸을 묶어버리려는 용도로 추정된다. 그러나 케이블타이는 법정 보호장비도 아니고, 당일 출납부에 보고된 장비도 아니다. 박은정 의원실이 제출받은 당일 보호장비 출납부를 보면, 수갑과 보호대(상체 통제 허리수갑)만 하나씩 기록돼있다.

그러는 동안, 맞은 편에선 직원 서너 명이 "그냥 다 넣어버려요. 다 때려 넣는 거지"라고 말하며 그의 짐을 트렁크에 쏟아 붓고는 마구잡이로 우겨 넣었다.

니하드 씨는 수갑과 허리 수갑(보호대)을 찬 후, 곧장 호송버스가 주차된 장소로 끌려 갔다.

▲보디캠에 찍힌 법무부 호송버스가 주차된 주차장. 박은정 의원실 제공

9시 45분~12시20분 : 버스 안 155분 영상 '전무'

호송버스에 오른 직후인 9시 45분경부터 인천공항 탑승교 아래 도착해 버스에서 하차한 12시 20분경까지 2시간 35분 동안의 영상 기록은 한 건도 제출되지 않았다. 버스 안은 니하드 씨가 "가장 많이 맞았다"고 주장하는 장소다. (☞관련기사 : "목을 졸랐고, 5겹 테이프로 입을 막았다"…'강제 추방' 그날의 증언)

법무부는 박은정 의원실에 버스 CCTV와 관련해 'SD카드(저장장치) 용량의 한계로 2026년 10월 1일부터 저장된 영상만 남아 있다'고 밝혔다.

버스에 오른 직후 약 1분간 촬영된 보디캠 영상엔 "머리를 박을 수 있으니 직원이 창가에 앉아라"는 말이 찍혔다. 강제송환 과정에서 출국을 거부하려는 당사자들의 자해 시도가 그동안 빈번히 일어났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니하드 씨는 지난 10일 전화 인터뷰에서 법무부가 버스 내부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자료가 없다는 입장은) 거짓말 같다. 전문 기술로 자료를 복구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그들은 버스에서 내 입에 회색 덕트 테이프를 여러 겹 붙이고 마스크를 씌웠으며, 목도 졸랐다"며 "나를 질질 끌었고, 여러 번 때렸다"고 밝혔다. 또한 한 보디캠 촬영자를 지목하며 "이 영상을 찍은 사람이 버스에서 내 갈비뼈를 때렸다"고도 말했다.

▲탑승교에서 잠시 머무르는 동안, 한 보호소 직원은 니하드 씨의 몸을 무릎으로 강하게 내리 찍어 눌렀다. 박은정 의원실 제공

12시 20~25분경 : 무릎 찍고 "소리 내면 결박"

호송버스 탑승 직후 끊겼던 영상 증거는 인천공항 탑승교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시점이 돼서야 다시 이어졌다. 12시 20분경 엘리베이터 안을 비춘 한 보디캠 영상엔 15초 가량 "어윽", "하" 소리를 길게 내는 니하드씨의 고통스러운 목소리가 녹음돼 있었다.

약 4분 간 머문 탑승교에서 니하드 씨는 '무릎 찍기'도 당했다. 그는 당시 상체 움직임을 통제하는 보호대에 수갑까지 찬 상태였지만, 한 직원은 "힘쓰지 마"라고 엄포를 놓으며 무릎으로 의자에 앉은 그의 하체를 강하게 내리눌렀다. 입에 붙여진 덕트테이프 사이로 니하드 씨의 "아악" 하는 옅은 비명이 여러 차례 터져 나왔다.

그러는 동안 다른 직원은 "케이블타이, 케이블타이"라고 말하며 가방 지퍼를 열었다. 그 옆의 직원이 "저희가 아직은 (니하드 씨의 몸을) 누를 수 있으니까"라며 괜찮다고 답했다.

한 직원은 이렇게 말하며 그를 위협했다. 말을 하거나, 저항하지 말고 조용히 자신들을 따라오라는 취지다.

▲박은정 의원이 공개한 법무부 강제송환 과정 중 가혹행위 장면 영상 갈무리. 박은정 의원실 제공.

12시 25~30분경 : 비행기 탑승 "소리내면 때린다"

12시 25분경 대한항공 인도행 항공기에 탑승했다. 대한항공 승무원들은 협조적이었다. "수고 많으십니다" 인사도 건넸다.

반면 2025년 4월 18일엔 강제송환되던 한 외국인의 외항사 비행기 탑승이 제지된 적이 있다.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됐던 그는 '머리보호대'와 수갑, 밧줄 등으로 머리, 손, 상체, 다리 등이 결박된 채 인천공항 출국장으로 옮겨져 비행을 대기하던 중이었다.

시민단체 마중에 따르면 그의 모습을 본 해당 외항사 승무원은 영어로 '당신의 의사에 반하는 일이냐?'라고 거듭 물었다. 그는 몸짓으로 그렇다고 답했고, 강제성을 확인한 항공사는 그의 탑승을 거부했다. 그는 당일 강제송환되지 않았다.

법무부는 지난 8월 니하드 씨에 대한 '국외호송 강제퇴거 집행계획'을 세우며 대한항공 측에 협조를 요청했다. 요청 내용에는 일반 승객보다 우선 탑승 허용, 맨 뒷좌석 배정, 호송관의 기내 탑승 허용, 수갑 등 호송장비 휴대 및 사용 협조 등이 포함됐다.

비행기에 탑승한 지 5분 후쯤 마지막 증거 영상도 끝났다. 짧은 5분 동안에도 직원의 가혹행위가 일부 확인됐다. 직원들은 "카메라 없죠?" "네. 저희만 찍고 있습니다"하는 대화를 먼저 주고 받았다. 이후 보호소 직원들은 니하드 씨의 목을 한 차례 세게 조르거나 '소리를 지르면 때린다'고 위협했다.

니하드 씨는 이 장면을 찍은 보디캠이 꺼진 뒤, 뺨을 한 차례 맞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후에 옆의 직원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어 굴욕감을 더 느꼈다고도 주장했다.

'나는 외국인에게 이렇게(물리력 행사) 하는 걸 즐긴다. 한국인에게는 이렇게 못 한다. 우리는 정부 기관 직원이므로, 어떤 행동(공무수행)을 해도 실형을 받지 않는다. 네가 진정을 넣는다 해도 몇 달 정직 처분이 최대 처벌일 텐데, 나는 가족과 휴가를 보낼 수 있어 오히려 좋은 일이다.'

▲니하드 씨는 '여행증명서 발급엔 당사자 동의가 필요한 데 어떻게 동의 없이 발급될 수 있는지'를 물으며 긴급여행증명서를 보여줬다. ⓒ마중 제공

3주 전 강제송환 계획 시작… 피해자 트라우마 호소

니하드 씨의 강제송환은 최소 3주 전부터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 박은정 의원실이 공개한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법무부는 8월 6일 주한인도대사관 영사과에 여행증명서 직권 발급을 요청했다. 여권 대용의 여행증명서는 원칙적으로 당사자 서명 없인 발급할 수 없다. 이 즈음 니하드 씨의 '국외호송 강제퇴거 집행계획안'도 마련됐다.

이후 8월 20일 항공권이 구매됐고, 8월 24일 니하드 씨가 '보호소 밖에 나가서 처리할 일들이 많다'는 취지로 신청한 보호(구금) 해제 신청이 기각됐다. 그러나 보호소는 이를 당사자에게 알리지 않아 이의 제기할 기회를 차단했다. 8월 27일 당사자에게 사실을 숨긴 채 강제송환을 집행했다.

니하드 씨는 지난 10~11일 서면 인터뷰에서 "보호 해제 신청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항공권이 예약되고, 여행증명서까지 발급될 수 있는지 한국 법무부는 설명해 달라"며 "한국에 처리하지 못한 재산과 물건들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니하드 씨는 "트라우마가 심하다"며 "보호소의 일부 직원은 구금된 외국인들에게 서슴없이 인종차별을 하곤 한다. 가혹행위를 해도 당당한 한국 공무원들의 모습이 슬프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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