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100분이라는 짧은 시간, 5억원이라는 저예산으로 농도 짙은 작품이 완성 됐다. 연상호 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 인간의 심연을 깊이 있게 파고드는 영화 '실낙원'이다.
12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실낙원'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배우 김현주, 배현성과 연상호 감독이 참석했다.
'실낙원'은 9년 전 캠핑스쿨 버스 실종 사건으로 죽은 줄 알았던 아들 류선우(배현성)가 엄마 류소영(김현주) 앞에 기적처럼 살아 돌아오면서 시작되는 심리 스릴러다.
이날 연상호 감독은 "촬영을 마친 지 1년 정도 됐다. 설레고 긴장된다. 국내 관객 반응이 궁금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 감독은 2억원대 저예산 영화 '얼굴'로 108만 관객을 동원,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인정 받았다. '실낙원' 또한 5억원 정도 제작비를 들여 만들었다. 저예산 프로젝트의 연장선이다.
연 감독은 "'얼굴'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 용기로 '실낙원'을 찍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얼굴' '군체'를 함께한 신현빈 배우가 앞부분 내레이션에 참여했다. 또 구교환 배우가 엑스트라로 출연했다. 구교환은 '얼굴' 에서 카페에 걸려있는 사진으로 등장했는데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출연하고 싶다고 하더라. 자신이 직접 의상을 준비해 왔고, 쫑파티에도 참여했다. 상업적인 목적보다 동아리 활동처럼 만든 영화여서 그런식의 도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연 감독은 "또 다른 재미가 있는 것 같다. 1년에 한 번 씩은 동아리 활동처럼 찍고 싶은데 가능할 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앞서 연 감독은 어머니가 쓴 글에서 이 작품이 시작됐다고 밝힌 바 있다. 연 감독은 "어머니가 세 편 정도 쓰셨는데 그 중 한 편만 샀다"며 "기묘한 정서라고 해야 하나? 악한 아들과 그를 사랑하는 엄마의 심리에 호기심이 발동하더라. 이후 대본 작업을 하면서 그 심리를 100% 파악하지 못했지만 한 인간의 심연을 깊이 탐구하려고 했다. 그동안 해왔던 방식과 달랐고, 영화 작법에 변화가 생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실낙원'은 데뷔 30년을 맞은 배우 김현주의 진가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김현주는 "약 한 달, 14회차 만에 촬영이 끝났다. 기간이 길었다면 즐겁게 촬영하지 못했을 것 같다.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것"이라며 "오히려 확 몰입해 집중력 있게 찍어서 정신적으로 힘들 겨를도 없었다. 관객이 소영의 심리를 따라가야 하는 영화여서 최대한 진정성 있게 연기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첫 주연 영화 '실낙원'을 통해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인 배현성은 "대사 보다 눈빛 등에 힘을 기울였다. 엄마가 근처에 나타날 때마다 차가운 공기를 만들기 위해 걸음걸이 하나부터 많이 신경 썼다"고 전했다.
김현주는 배현성과의 케미와 관련해 "현실적으로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촬영 기간이 짧아서 각각 자신의 역할에 집중할 시간이 더 많이 필요했다. 특히 배현성 배우가 쉽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해야 해서 '관계'를 유지하는 데 힘을 쏟았다. 오히려 촬영 끝나고 더 친해졌다"며 웃었다.
연 감독은 "보통 작품을 촬영하기 전에 배우들과 자주 만나는데 이번엔 따로따로 봤다. 고사도 안 지냈다. 어느날 갑자기 바로 촬영을 시작했다"고 분위기를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연 감독은 "'실낙원'은 배현성의 새로운 얼굴, 김현주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라며 "영화라고 하는 매체의 궁극적인 엔터테인먼트는 작품이 끝난 순간부터 함께 본 사람과 이야기가 시작되는 거라 생각한다. '실낙원'은 충분히 그런 영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오는 21일 개봉.
뉴스컬처 노규민 pressg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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