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이 되는 게 기록보다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최다 안타왕 경쟁 도중 감정적인 행동으로 논란을 일으킨 최원준(KT 위즈)이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사과에 이어 취재진 앞에서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의 뜻을 전했다.
최원준은 1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6 KBO리그 정규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전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했다.
최원준은 지난 11일 삼성전에서 3회 초 볼넷으로 출루한 뒤 방망이를 내던지고 자신의 장비를 거칠게 벗어 던져 논란을 일으켰다. 안타왕을 노리던 중 정면 승부가 아닌 볼넷 승부가 나오자 불만을 표출했다. 이 과정에서 장비를 받으러 나온 볼보이에게 다소 거칠게 장비를 던지는 듯한 모습이 나와 야구팬들의 비판을 받았다. 최원준은 경기 후 볼보이를 직접 찾아가 사과하고 배팅 장갑을 선물했다. 이어 아내의 SNS 계정을 통해 장문의 사과문을 올려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하루가 지난 뒤에도 최원준은 자신의 행동을 깊이 반성했다. 그는 "너무나 잘못된 행동인 걸 알고 있고, 반성을 해야 할 것 같았다. 순간적으로 감정적인 행동을 했지만 계속 돌이켜 생각해 봤다"며 "야구장에는 어린아이들도 많이 오고, 프로야구 선수는 공인이라는 위치에 있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았다"고 다시 한번 사과했다.
최원준은"팀 순위가 정해졌고, 나 스스로도 팀이 1등을 하는 데 열심히 달려왔다. 남은 경기에서는 개인 기록에 대한 욕심을 내도 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경기 전에는 동료들과 이야기도 많이 하는데, 그날은 혼자 너무 예민하게 있었다. 팀 순위 싸움을 할 때는 최다 안타에 대한 생각이 없었는데, 순위가 정해지고 기록이 눈에 보이니까 너무 예민해졌다"고 돌아봤다.
전날 경기 중 선수단을 소집해 자신을 질책한 주장 장성우에게도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했다. 최원준의 분노 이후 장성우는 선수들을 불러 모아 '개인 기록으로 팀 분위기를 해치지 말라'는 당부를 한 바 있다. 이후 경기 막판엔 최원준과 단둘이 이야기하며 달래는 모습도 보여줬다.
최원준은 "성우 형도 내 마음을 이해해 줬지만, 그래도 야구는 팀 스포츠이지 않나. 우리에게는 더 큰 무대도 남아 있다. 상대 팀도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수 있는 팀인데 그런 모습이 좋지 않게 보였다고 이야기해 주셨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오히려 내가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삼성 선수들에게도 직접 사과했다. 최원준은 "(강)민호 형과 (최)형우 선배는 평소에도 잘 챙겨주시는 친한 선배들인데, 내가 감정적인 행동을 해서 사과드렸다"며 "후라도 선수에게도 사과하고 싶었지만 마주치지 못했다. 그래서 형우 선배와 민호 선배에게 따로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볼보이에게 직접 사과한 이유도 밝혔다. 최원준은 "지인들이 보내준 영상을 봤는데, 너무나 큰 실수를 했다고 생각했다. 볼보이 분도 나처럼 감정이 있는 한 사람인데, 내 행동에 기분이 상하셨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이미 잘못한 일이기 때문에 직접 사과하고, 소중한 것이라도 드리면 조금이나마 기분이 풀리실까 싶었다"고 말했다.
하룻밤 사이 많은 생각을 했다는 최원준은 "잠도 계속 뒤척였다.내가 잘못한 것은 사실이고, 그것을 피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가족도 있고 딸도 태어나면서 계속 성숙해지려고 했는데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느꼈다. 앞으로 행동을 더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반성했다.
최원준은 11일까지 시즌 205안타를 기록, 207안타를 때려낸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에 2개 뒤져 있다. 시즌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최다 안타왕의 주인공이 가려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원준은 이제 기록보다 중요한 가치를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제까지는 욕심이 많이 났다. 최다 안타 KBO 신기록을 달성하면 평생 남을 뜻깊은 기록이겠지만, 달성하지 못한다고 해서 앞으로 살아가는 데 그게 더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걸 느꼈다"며 "선수로서, 사람으로서 더 성숙하고 좋은 사람이 되는 게 기록보다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마지막 경기인 만큼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께 행복을 드리고 싶다. 기록에 예민해지지 않고 성실하게 플레이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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