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내년 1월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가 해외 코인 선물·옵션 거래 수익의 과세 문제와 관련해 2022년 이후 공문을 단 한 차례도 주고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가상자산 과세를 세 차례나 유예했지만 해외 파생상품에 대한 과세 근거는 여전히 마련되지 않았다. 현행 규정대로라면 코인 현물 투자 수익에는 22%의 세금이 부과되는 반면 해외 선물·옵션 거래 수익은 과세 대상에서 빠진다.
1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은 재정경제부가 해외 가상자산 파생상품 과세 문제를 놓고 2022년 이후 금융위원회와 공문 한 장 주고받지 않았다며 부처 간 협의 부실 문제를 제기했다.
▲ 현물 수익엔 22%···해외 선물·옵션은 과세 공백
현행 소득세법에 따라 2027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을 팔거나 빌려줘 얻은 소득에 세금이 부과된다. 국내 거주자라면 거래소의 소재지와 관계없이 연간 손익을 합산해 250만원을 공제한 금액에 소득세 20%와 지방소득세 2%를 합쳐 총 22%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반면 해외 거래소에서 이뤄지는 가상자산 선물·옵션 거래는 사정이 다르다. 비트코인 등의 가격 변동에 투자해 얻은 수익은 현행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 기존 소득세법상 과세 대상 파생상품에도 포함되지 않아 세금을 부과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다.
동일한 가상자산에 투자하더라도 현물을 매도해 얻은 차익과 해외 선물거래 수익의 세금 부담이 달라지는 구조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조세 형평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해외 코인 계좌 신고액 11조원···신고 인원 2.2배 증가
해외 가상자산 계좌를 신고한 개인과 법인도 크게 늘었다. 김상훈 의원실이 국세청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고된 2024년 보유분 해외 가상자산 계좌의 신고 인원은 2320명, 신고 잔액은 11조763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보유분 신고 인원 1043명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277명 증가했다. 신고 인원은 2.2배로 늘었고 잔액도 10조4031억원에서 6732억원 증가했다.
다만 해외 계좌 신고액에는 현물 보유액 등이 포함될 수 있어 전체를 선물·옵션 투자금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해당 자료만으로 파생상품 거래 규모나 비중을 파악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의 현물거래만 가능하다. 선물·옵션 상품을 취급할 수 없어 파생상품에 투자하려는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고 있다.
▲ 해외 선물거래 100배 레버리지···투자자 보호도 취약
이 때문에 과세 제도의 허점이 고위험 해외 거래로 투자자들을 유인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투자금의 수십 배에서 100배가 넘는 레버리지를 활용한 선물거래가 가능하다. 적은 돈으로 큰 규모의 거래를 할 수 있지만 가격이 예상과 반대로 움직이면 투자금 대부분을 잃거나 강제 청산될 위험이 있다.
국내 금융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해외 거래소를 이용할 경우 투자자 보호에도 한계가 따른다. 출금 중단이나 해킹, 고객 자산 유용 등의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국내 신고 사업자에게 적용되는 규제와 보호 장치를 기대하기 어렵다.
세금 부담을 줄이려는 투자자들이 해외 파생상품 거래로 이동할 경우 이 같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진다. 이에 따라 해외 거래소의 거래 내역과 투자 수익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과세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세 차례 과세 유예에도 제도 미비···국회 "직무유기" 비판
가상자산 과세는 당초 2022년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세 차례 유예를 거쳐 2027년으로 미뤄졌다. 정부와 국회가 과세 제도를 정비할 시간을 확보했는데도 해외 파생상품에 대한 세제 보완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상훈 의원은 “과세를 5년이나 미뤄놓고도 해외 코인 파생상품 과세 공백을 두고 두 부처가 공문 한 장 주고받지 않은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내 현물 투자자는 22%를 내고 해외 선물 투자자는 한 푼도 내지 않는 불공정한 구조를 과세 시행 전에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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