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이민호 기자] 비만이 특정 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비만의 역설' 현상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학계에 따르면 비만은 대장암, 췌장암, 유방암 등 일부 암에서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것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10년 넘게 축적돼 왔다. 2016년 한 연구에서는 과체중으로 분류된 대장암 환자의 생존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비만의 역설은 여전히 논쟁적인 주제다. 2021년 600만명 이상의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당시 연구는 폐암, 신장암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비만이 전반적으로 생존율을 낮춘다고 결론 내렸다.
연구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체질량지수(BMI)가 지방과 근육을 구분하지 못하며, 실제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지방이 아닌 근육량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만의 역설을 설명하는 몇 가지 가설이 제시됐다. 첫째, 비만이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연구에서는 특정 약물을 투여받은 비만 환자의 암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56% 낮아졌다.
과도한 지방이 치료 중 에너지 비축분 역할을 한다는 '동면 가설'도 있다. 힘든 항암 치료 과정에서 축적된 지방 조직이 영양분 저장고로 작용해 생존에 이점을 준다는 설명이다.
최근 캐나다 맥길대 연구팀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설탕, 정제 곡물, 포화지방이 많은 '건강하지 않은' 식단이 특정 면역항암제에 대한 반응을 개선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특정 식단이 장내 유익균(락토바실러스 존소니 등)의 성장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이 유익균은 인체의 면역 체계가 암과 싸우는 데 도움을 주는 화학 물질을 생성한다. 연구팀은 향후 암 치료 개선을 위해 이 유익균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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