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민경원 기자] 깊어가는 10월, 강원 정선이 가을빛으로 물들고 있다.
해발 1000m를 훌쩍 넘는 산들이 이어지는 정선에서는 산 정상과 능선을 따라 번지는 단풍을 만날 수 있고, 민둥산에서는 황금빛 억새가 바람에 흔들린다. 최근 새롭게 단장한 가리왕산 케이블카를 타고 산세를 내려다보거나, 10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 화암힐링캠핑장에서 하룻밤 머무는 여행도 가능하다.
지난 10월 초에는 정선아리랑제가 약 20만 명의 방문객과 함께 막을 내리며 지역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달아올랐다. 축제는 끝났지만 아리랑의 역사와 정선의 전통문화는 아라리촌과 관련 문화공간에서 계속 만날 수 있다.
케이블카 타고 단풍 위로…가리왕산의 가을
가을 정선 여행에서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곳은 가리왕산이다.
해발 1561m에 이르는 가리왕산은 백두대간의 웅장한 산세를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정선의 대표 명산이다. 주목과 잣나무, 단풍나무 등이 어우러져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주며 가을에는 능선을 따라 단풍이 이어진다.
산행이 부담스럽다면 가리왕산 케이블카가 대안이 된다.
북평면 숙암리에 자리한 케이블카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이었던 가리왕산의 풍경을 보다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최근 시설 정비와 리모델링도 마쳤다. 가을 관광철을 맞아 주말이면 3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케이블카에 오르면 정선의 산줄기와 계곡이 시야 아래로 펼쳐진다. 걸어서 정상까지 오르지 않아도 높은 곳에서 단풍과 백두대간의 능선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가리왕산 자락의 회동계곡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천연기념물 열목어가 서식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어 산과 물을 함께 즐기는 가을 여행 코스로 어울린다.
황금빛 억새의 계절…민둥산
단풍과는 또 다른 가을 풍경을 원한다면 민둥산으로 향해보자.
정선군 남면 무릉리 일대에 솟아 있는 민둥산은 해발 1118.8m로, 가을이면 정상부를 뒤덮는 억새 군락으로 이름난 곳이다.
산 이름처럼 정상부에 나무가 많지 않아 시야가 탁 트여 있다. 7부 능선 위로 올라서면 사람 키를 넘나드는 억새가 능선을 따라 넓게 펼쳐진다.
햇빛을 받은 억새가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모습은 정선의 대표적인 가을 풍경 가운데 하나다.
등산로가 비교적 잘 정비돼 있어 천천히 걸으며 능선을 즐기기 좋다. 곳곳에서는 석회암이 빗물에 녹아 만들어진 돌리네 등 독특한 카르스트 지형도 확인할 수 있다.
단풍 속에서 하룻밤…화암힐링캠핑장 새로 문 열어
올가을 정선에는 새로운 체류형 여행지도 등장했다.
화암관광지에 조성된 ‘화암힐링캠핑장’이 9월 시범운영을 거쳐 지난 10월 1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정선군은 총 33억원을 투입해 화암면 화암리 일원 7183㎡ 부지에 캠핑장을 조성했다.
시설은 캠핑 데크 45개와 글램핑 3개동을 갖췄다. 세척장과 샤워장 등 캠핑에 필요한 부대시설도 함께 마련했다.
가장 큰 매력은 위치다. 캠핑장을 둘러싼 화암의 산세가 가을빛으로 변하는 시기에는 야영장에 머무르면서 주변 단풍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낮에는 산과 숲을 둘러보고, 해가 지면 캠핑장에서 여유롭게 머무는 식의 여행이 가능하다.
이용시간은 오후 2시부터 다음 날 오전 11시까지다. 데크 이용료는 비수기와 성수기에 따라 3만원부터 7만원, 글램핑은 11만원부터 19만원이다. 사우나는 3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화암약수·구름다리까지…캠핑만 하기엔 아쉽다
화암힐링캠핑장을 찾았다면 주변 관광지를 함께 묶어보는 것이 좋다. 화암관광지 일대에는 화암약수와 팔각정 카페, 구름다리 등이 자리해 자연 속 산책과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다.
화암동굴도 빼놓기 어렵다. 화암동굴은 천연 석회동굴과 과거 금광 갱도가 한 공간에 남아 있는 독특한 관광지다. 과거 광산의 흔적과 자연적으로 형성된 동굴 지형을 함께 볼 수 있어 단순한 동굴 관광과는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숲에서 쉬고 싶다면 도사곡·동강전망자연휴양림
조용히 숲에 머무는 여행을 원한다면 정선의 자연휴양림도 선택지가 된다.도사곡휴양림은 최근 시설을 정비해 숲속에서 숙박과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단풍철에는 울창한 숲을 따라 걸으며 가을빛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회동·동강전망자연휴양림에서는 정선의 산과 동강 풍경을 바라보며 캠핑과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다.매년 2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대표 휴양시설로, 자연 속에서 비교적 긴 시간을 보내고 싶은 여행객에게 어울린다.
가리왕산자연휴양림도 숲 여행지로 빼놓을 수 없다.가리왕산 자락에 자리해 주목과 잣나무, 단풍나무 등 다양한 수목을 만날 수 있고, 10개 코스의 산책로가 마련돼 있다.산림문화휴양관과 숲속의 집 등 숙박시설과 약 200동 규모의 야영장도 갖췄다.
20만 명 다녀간 아리랑제…축제 끝나도 ‘정선의 소리’는 계속
정선의 가을을 이야기할 때 아리랑도 빼놓기 어렵다. 지난 10월 1일부터 4일까지 열린 제51회 정선아리랑제에는 약 20만 명의 군민과 관광객이 찾았다.
올해 축제는 ‘정선의 소리, 끝없는 비상’을 주제로 영화 ‘아리랑’ 탄생 100년과 1976년 시작된 정선아리랑제의 지난 50년을 돌아보고 새로운 50년의 시작을 알리는 자리로 마련됐다.
11개 부문 114개 프로그램이 진행됐으며, 개막식에서는 1000여 대의 드론과 불꽃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전국아리랑합창경연대회와 전국아리랑경창대회 같은 전통 프로그램부터 A-POP 댄스 경연대회, 아리랑 퍼레이드, 프린지 공연까지 여러 세대가 함께할 수 있는 콘텐츠가 이어졌다.
축제는 끝났지만 정선아리랑의 이야기는 여행 속에서 계속 만날 수 있다. 정선읍 애산리에 자리한 정선아라리촌은 조양강을 따라 약 3만4000㎡ 규모로 조성된 전통문화 공간이다.
너와집과 저릅집, 굴피집, 돌집, 귀틀집 등 정선 지역의 옛 가옥을 살펴볼 수 있고, 농기구공방과 서낭당, 물레방아 등 과거 생활문화를 보여주는 시설도 마련돼 있다.
아리랑박물관과 아리랑문화재단으로도 연결돼 정선아리랑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살펴보기 좋다.
단풍·억새·동굴·캠핑…10월 정선은 ‘머무는 여행’
10월의 정선은 한 곳을 찍고 돌아오는 여행보다 산과 숲, 문화공간을 이어 천천히 둘러볼 때 매력이 커진다.
아침에는 가리왕산 케이블카에 올라 단풍으로 물든 능선을 내려다보고, 오후에는 민둥산 억새길이나 화암동굴을 걸을 수 있다. 하루를 더 머문다면 새롭게 문을 연 화암힐링캠핑장이나 자연휴양림에서 정선의 밤을 보내는 일정도 가능하다.
붉게 물드는 가리왕산과 황금빛 민둥산 억새, 땅속으로 이어지는 화암동굴, 그리고 아리랑의 이야기가 공존하는 곳. 지금 정선은 가을 한가운데를 여행하기 좋은 시기를 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