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가나 '암살자(들)'→'재혼 황후' 관심…부국제 중간결산[B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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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나 '암살자(들)'→'재혼 황후' 관심…부국제 중간결산[BIFF]

이데일리 2026-10-12 06:00: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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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 이후 영화 안팎의 다양한 화제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부터 세계적인 스타들의 방문까지 영화제 곳곳에서 관심이 이어졌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사진=최희재 기자)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사진=최희재 기자)


지난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BIFF, 부국제)는 오는 15일까지 부산 일대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부국제에서는 양자경의 수상부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첫 내한 등 세계적인 스타들의 방문으로 한국 영화의 위상을 확인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인공지능(AI)를 활용한 레드카펫 연출은 달라진 영화제 풍경을 보여줬다. A-리스트 영화제 선정이라는 성과까지 더해진 가운데, 개막 이후 부산을 달군 주요 화제와 남은 과제를 짚어봤다.

◇‘암살자(들)’ 없는 ‘암살자(들)’ 행사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암살자(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영화제 곳곳에서 화두에 올랐다. 영화인들이 모인 자리마다 관련 질문이 나왔고, 현장을 찾은 관객들 사이에서도 우려와 아쉬움이 오갔다. 영화제 기간 내내 ‘암살자(들)’은 부재 속에서도 화제의 중심에 섰다.

최근 영화 ‘암살자(들)’은 고(故) 육영수 여사 피격사건을 소재로, 역사 왜곡 의혹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영화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암살 배후로 묘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1일 이민호가 참석할 예정이었던 토크 프로그램 ‘액터스 하우스’가 취소된 데 이어 허진호 감독과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가 참석할 예정이었던 개막식과 야외 무대인사 일정도 취소됐다.

논란은 영화제 개막과 함께 공식 석상에서도 거론됐다. 지난 6일 개막작 기자회견에서 ‘암살자(들)’에 대한 부국제의 입장을 묻는 질문이 나왔지만, 영화제 측은 “개막작에 대한 기자회견이라 작품에 집중하고 싶다”며 “기존 공지가 부국제의 입장”이라고 답했다. 앞서 부국제 측은 일정 취소와 관련해 “관객 및 게스트의 안전과 원활한 행사 진행을 고려한 제작사의 뜻을 존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이틀째인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경쟁부문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은 장이머우 감독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이틀째인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경쟁부문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은 장이머우 감독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세계적 거장이자 이번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인 장이머우 감독은 7일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역사적 사실과 창작의 자유 사이에서 영화가 가져야 할 책임을 묻는 질문에 ‘암살자(들)’ 논란을 알고 있다며 “창작은 창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역사적 진실이라고 하는 것도 그 자체가 정말 진실일까에 대한 논쟁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정주리 감독 역시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너무나 위축된다”고 덧붙였다.

같은날 제35회 부일영화상에서는 ‘왕과 사는 남자’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유해진이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면서 제작사 온다웍스 임은정 대표가 대리 수상했다. 임 대표는 유해진의 불참 이유에 대해 “촬영으로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8일에는 영화인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을 밝혔다. 정지영·이명세 감독 등이 모인 가운데 영화인연대는 영화 ‘암살자(들)’ 논란에 대해 “영화를 정치적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날 오후 ‘암살자(들)’ 주연 배우 박해일은 유일하게 부산행을 택했다. 그는 부산 남포동 메가박스 부산극장에서 열린 커뮤니티비프 ‘와이키키 브라더스’ 마스터톡에 모습을 드러내며 관객과 만났다.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영화 ‘암살자(들)’의 흥행은 순항하고 있다. 작품을 둘러싼 논쟁이 영화제 안팎으로 확산하면서 영화와 표현의 자유, 창작자의 책임을 둘러싼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배우 설경구와 전도연, 조여정, 이창동 감독(왼쪽부터)이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배우 설경구와 전도연, 조여정, 이창동 감독(왼쪽부터)이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글로벌 스타 양자경·판빙빙도 이창동 감독 ‘샤라웃’

수많은 스타들과 거장이 모인 제31회 부국제에서도 수차례 거론되는 이름이 있다. 신작 ‘가능한 사랑’을 들고 부국제를 찾은 이창동 감독이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15년 만에 부국제를 찾은 글로벌 스타 양자경은 수상자 기자회견에서 “이창동 감독과 작업해보고 싶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판빙빙 역시 ‘가능한 사랑’을 향한 호평을 보탰다. 그는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작품을 관람했다며 “너무 좋았고 새로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창동 감독은 오는 11월 공개되는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 주역들인 배우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과 함께 부국제를 찾았다. ‘가능한 사랑’ 팀은 개막식 참석부터 오픈 토크, 공식 상영 및 GV(관객과의 대화) 등으로 관객과 만났다.

배우 신민아(왼쪽부터)와 주지훈, 이종석, 이세영이 10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루프씨어터에서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재혼황후' 무대인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배우 신민아(왼쪽부터)와 주지훈, 이종석, 이세영이 10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루프씨어터에서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재혼황후' 무대인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재혼 황후’에 쏠린 뜨거운 관심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재혼 황후’는 올해 부국제의 또 다른 화제작이었다. 내달 4일 전 세계 공개를 앞두고 주연 배우 신민아, 주지훈, 이종석, 이세영 4명이 모두 부산을 찾았다. 상영과 GV, 무대 인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예비 시청자들과 만났다.

특히 ‘재혼 황후’는 부국제에서 전체 10부작 가운데 3개 에피소드를 처음 공개했다. 예매 시작 직후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주지훈과 신민아는 ‘액터스 하우스’에도 참석해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관심은 야외 행사에서도 확인됐다. 무대에 오른 배우들을 향해 관객들의 환호가 이어졌고, 신민아가 등장하자 “너무 예쁘다”, “아우라가 다르다”는 감탄이 터져 나왔다.

주지훈은 “도파민이 팡팡 터질 것”이라고 말했고, 이종석은 “한국 드라마로는 처음 선보이는 로맨스 판타지 드라마인데, 조금 낯설지만 분명히 재밌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세영은 “이 뜨거운 성원과 열기 그대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사진=최희재 기자)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사진=최희재 기자)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사진=최희재 기자)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사진=최희재 기자)


◇글로벌 OTT, 부산을 홍보 무대로

올해 부국제에서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의 적극적인 홍보 전략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디즈니+는 ‘재혼 황후’ 홍보에 공을 들였다. 관계자들 사이에서 “디즈니 맞아?”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행사장 안팎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영화의전당 미디어월에는 ‘재혼 황후’ 포스터가 반복해서 송출됐다. 해운대와 광안리 등 부산 도심 곳곳의 대형 전광판과 건물 외벽에도 광고를 내걸며 작품 알리기에 나섰다.

거리에서는 작품 속 세계관을 옮겨 놓은 듯한 퍼레이드도 펼쳐졌다. 화려한 복식을 갖춘 동대제국 귀족과 황궁 소식지를 전달하는 인물, ‘재혼 황후’ 깃발을 든 기사단 행렬이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호외요”를 외치며 나눠준 홍보 신문에는 ‘나비에 황후, 이혼과 동시에 재혼 승인을 요구하다’라는 제목이 담겼다. 작품의 설정을 현실 공간에서 체험하도록 만든 이색적인 홍보 방식이었다.

넷플릭스 역시 영화의전당에서 ‘가능한 사랑’ 포스터를 내걸고 관객과의 접점을 넓혔다. 카페를 ‘사랑방’으로 꾸미고 ‘가능한 사랑’, ‘꿀알바’, ‘푸른길’, ‘우리, 파도처럼’, ‘레이 건’ 등의 작품을 소개하는 갤러리와 기념 촬영 공간을 마련했다.

한국 진출 10주년을 맞아 ‘오징어 게임’, ‘D.P.’,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대표작을 연상시키는 퍼레이드도 선보였다.

배우 김혜자가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레드카펫을 걷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배우 김혜자가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레드카펫을 걷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레드카펫, 김혜자·황정민→AI 등장곡까지

아시아의 별들이 총출동하는 레드카펫에는 개막식 총연출자인 민규동 감독의 센스가 돋보이는 인공지능(AI) 등장곡이 화제를 모았다. 배우 이름과 작품의 제목·분위기를 가사와 멜로디에 녹여 각 인물을 소개했다.

넷플릭스 ‘꿀알바’의 김민하와 영화 ‘낮과 밤은 서로에게’의 심은경은 깜짝 놀란 모습을 보였고, 영화 ‘정가네’의 류승룡, 박해준, 옹성우, 이상희는 춤을 추는 모습으로 분위기를 달궜다. ‘룩백’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당황한 듯 하면서도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9년 만에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로 스크린에 복귀한 김혜자의 참석도 주목을 받았다. 김혜자는 한복을 입고 등장해 손인사와 미소로 관객들에게 화답했다. 부축을 받거나 연신 기침을 하는 모습으로 건강 이상설까지 제기됐으나, 영화 관계자들은 “단순한 감기”라고 일축했다.

사생활 의혹에 휩싸였던 황정민 역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황정민은 ‘호프’의 나홍진 감독, 조인성, 음문석과 함께 레드카펫에 섰다. 그는 그레이 컬러의 슈트를 입고 환한 미소로 인사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이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리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이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리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A-리스트 승격, 최고상 주인공은?

올해 부국제는 국제영화제작자연맹(FIAPF)가 선정하는 A-리스트 영화제로 공식 이름을 올리며 칸·베를린·베네치아(베니스) 등 세계 주요 영화제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경쟁부문 최고상인 ‘부산 어워드-대상’ 수상작에는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자격도 주어진다.

경쟁 부문은 △임하연 감독 ‘그날의 태주’ △염규복 감독 ‘긴긴밤’ △김정훈 감독 ‘면도’ △마지드 마지디 감독 ‘빵과 책’ △보티르 압두라흐마노프 감독 ‘힐롤’ △구유 감독 ‘처음 만난 외로움’ △히로세 나나코 감독 ‘비트윈 투 러버스’ △가토 다쿠야 감독 ‘일요일 다음날’ △다나카 미키 감독 ‘실버 익스프레스’ △오키타 슈이치 감독 ‘사토코는 언제나’ △에디 차효노 감독 ‘마이 마더’ △요셉 앙기 노엔 감독 ‘바다에 새겨진 이름’ △리윈찬 감독 ‘평범하기 위하여’까지 총 13편이 경합한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5일까지 영화의전당 및 부산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폐막식은 15일에 진행되며, 사회는 임시완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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