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올림픽도 金… 내 이름 건 브랜드·경기장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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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올림픽도 金… 내 이름 건 브랜드·경기장 만들 것”

이데일리 2026-10-12 05:00: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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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열일곱 살 소년의 꿈은 금메달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 자신만의 기술로 정상에 오르고, 언젠가는 자기 이름을 건 브랜드와 스케이트보드 경기장을 만드는 것. 한국 스케이트보드에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긴 강준이(17·영등포고)가 그리는 미래다.

강준이는 지난달 27일 일본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 B홀에서 열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스트리트 결선에서 180.85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러 기술을 이어서 선보이는 ‘런’에서 88.45점, 개별 기술을 겨루는 ‘트릭’에서 92.40점을 받았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은주원의 동메달을 넘어선 한국 스케이트보드의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이다.

어려운 순간에도 자신을 믿었다. 금메달을 결정한 기술은 마지막 순간에서야 성공했다. 트릭 1·2차 시기에서 잇달아 넘어졌지만, 세 번째에도 같은 고난도 기술을 택했다. 공중에서 보드를 회전시키며 몸을 270도 틀고, 보드 중앙을 난간에 걸쳐 미끄러지는 기술이었다. 그는 “기술 난도를 낮출 생각은 전혀 없었다”며 “정말 많은 시간을 바쳤기 때문에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시아 정상에 선 강준이가 바라보는 다음 무대는 LA 올림픽이다. 벌써 새 기술의 구상을 마쳤다. 내용은 아직 비밀이다. 강준이는 “지금은 말씀드릴 수 없지만 LA 올림픽에서 성공시켜 보여드리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나만의 스케이트보딩을 펼쳐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2연패까지 이루고 싶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강준이에게 미국은 좋은 기억이 쌓인 곳이다. 2024년 세계적인 아마추어 대회인 탬파암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우승했다. 올해는 LA에서 열린 스트리트리그 스케이트보딩(SLS) 데뷔전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그는 “좋은 기억이 많아 다른 나라보다 긴장이 덜 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경기장 밖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 싶다. 마치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처럼 먼 훗날 ‘강준이’라는 이름을 내건 제품과 브랜드를 선보이는 게 꿈이란다. 강준이는 “나이키 같은 큰 브랜드와 협업해 제 이름으로 된 제품을 출시해보고 싶다”면서 “선수로 얻은 명성을 스케이트보드 문화 속에 오래 이어가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자기 이름을 건 스케이트보드 경기장도 꿈꾼다. 새로운 기술을 마음껏 연구하고 연습에 집중할 공간이 필요하다. 강준이는 “새 기술을 구상해 대회에서 쓸 수준으로 익히기까지 1년 반에서 2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매번 연습할 때마다 발을 놓는 위치와 몸의 회전 각도를 바꾼다. 그 과정에서 수없이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야 한다.

강준이는 “어렸을 때는 다른 선수들을 보고 따라 했는데, 이제는 직접 개척해야 한다”면서 “자세를 스스로 연구해야 해서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린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기술을 숨겨놨다가 대회에서 공개하는 게 멋있잖아요”라며 “혼자 집중해서 연습할 공간을 갖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스케이트보드에서 금메달을 따낸 17살 소년 강준이. 사진=레드불코리아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스케이트보드에서 금메달을 따낸 17살 소년 강준이. 사진=레드불코리아


훈련장에 대한 바람에는 어린 시절 경험이 담겼다. 경남 양산에서 여덟 살에 보드를 시작한 강준이는 전용 시설이 없어 동네 공원 바닥에서 연습했다. 실력이 늘자 더 좋은 훈련장을 찾아 서울까지 오갔다. 매주 금요일마다 새벽 첫차를 타고 올라와 밤 10시까지 훈련한 뒤 막차로 돌아갔다. 이런 생활이 2년 반 가량 이어졌다. 결국 아버지는 양산에 남고 어머니가 아들과 함께 서울로 이사했다. 부상을 걱정한 어머니가 ‘그만두면 안 되겠느냐’고 묻자 강준이는 울며 매달렸다. 그는 “보드 없는 삶은 꿈도 못 꿨다”고 언급했다.

무릎뼈를 다쳐 6개월 동안 보드를 타지 못한 적도 있다. 최근에는 손목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그래도 어려운 기술을 해냈을 때의 성취감은 다시 그를 보드 위에 세웠다. 2019년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해 “세계 1등 스케이터가 되고 싶다”고 했던 소년은 이제 아시아 최정상급이자 세계랭킹 7위 선수로 성장했다.

강준이는 “최소한 마흔 살까지는 계속 타고 싶다”고 했다. 다만 메달만 좇지는 않겠다고 했다. 그는 “제가 할 것을 하면 결과는 따라온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열일곱 소년에게 스케이트보드는 단순히 메달을 넘어 앞으로 살아갈 삶의 모습이다.

인터뷰 말미에 성인이 되는 17살 소년의 작은 바람도 내비치며 환하게 웃었다. 당장은 18세 미만 선수가 경기 중 의무적으로 써야 했던 투박한 헬멧 대신 멋진 디자인의 ‘볼캡’을 쓰는 것이다.

“솔직히 어렸을 때부터 장발을 해보고 싶었는데, 사춘기라 피부도 안 좋고 그래서 시도를 못 했어요. 이제 성인이 되고 피부도 좀 괜찮아지고 하면 파마랑 장발도 꼭 해보고 싶어요”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스케이트보드에서 금메달을 딴 강준이가 시범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레드불코리아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스케이트보드에서 금메달을 딴 강준이가 시범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레드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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