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박수현 충남도지사가 당진의 미래를 바꿀 승부수로 ‘철강·인공지능(AI) 산업혁신’과 ‘해양·힐링 관광’을 결합한 투트랙 발전전략을 제시했다.
대한민국 제조업의 핵심 거점인 당진을 첨단산업 전환의 선도도시이자 수도권 2500만 시민의 휴식과 치유를 책임지는 해양관광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산업 위기 대응에 머물지 않고 미래 먹거리와 정주·관광 경쟁력을 동시에 키워 당진의 도시 정체성을 새롭게 구축하겠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한 제2서해대교 건설과 경제자유구역 지정, 제조업 AI 전환 등 지역의 굵직한 현안에도 충남도의 행정력을 집중해 산업과 교통, 관광을 아우르는 성장 기반을 확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박 지사는 지난 8일 당진시청 해나루홀에서 열린 언론인 간담회에서 “충남은 수도권과 가까운 산업·경제적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제2 수도권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지역”이라며 ‘AI 수도 충남’ 구상과 미래 산업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산업경제 중심의 발전전략에 ‘힐링’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더했다.
박 지사는 “2500만 수도권 시민의 삶을 치유하는 역할을 충남이 감당해야 한다”며 “치유도시, 힐링도시라는 정체성을 더하는 것은 수도권 주민들을 충남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수도권에서 충남으로 진입하는 관문인 당진의 입지적 강점에 주목했다.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지키면서 AI 기반 첨단산업도시로 전환하고, 바다와 자연을 활용한 치유·휴양 기능까지 갖춘다면 다른 산업도시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 지사는 “당진은 수도권과 가장 가까운 충남의 관문과도 같은 곳”이라며 “차가운 철강 도시라는 이미지, 스마트한 AI 도시로의 전환과 더불어 따뜻한 힐링 도시라는 비전을 함께 세워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산업과 AI를 중심으로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스마트한 당진’과 시민의 삶을 보듬는 ‘따뜻한 당진’을 양대 축으로 제시했다. 박 지사는 “‘힐링 당진’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과 계획을 세워 협의해 온다면 도에서 적극 함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당진시의 후속 계획 수립과 충남도의 정책적 지원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 철강 위기 넘어 제조 AI 전환…당진 산업 체질 바꾼다
충남도는 당진의 주력 산업인 철강산업의 위기 극복과 미래 경쟁력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 지정에 따른 금융·재정 및 고용 안정 지원을 추진하고, 당진시와 관련 기관·기업의 협력을 바탕으로 저탄소 철강특구 지정 등 정부의 산업 전환 정책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스마트그린산단 조성도 핵심 과제다. 스마트 물류·에너지 플랫폼과 통합관제센터를 구축해 물류·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산업 현장의 안전관리 기반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제조업의 인공지능 전환(AX)도 본격화한다. 제조 AX 산학혁신파크를 통해 기업의 현장 문제 해결과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하고, 철강 공정 최적화와 품질관리 등을 뒷받침할 AX 실증산단 및 AI 융합 실증 허브 구축 관련 정부 공모에도 대응한다.
당진 송산지구를 포함한 충남 경제자유구역 지정 역시 산업 경쟁력을 높일 핵심 현안이다.
충남도는 관계 부처 협의와 평가에 대응해 국내외 기업의 투자 유치 기반을 확대하고, 지역 산업과 연계한 성장 여건을 조성할 방침이다.
■ 제2서해대교·광역교통망 확충…산업과 생활 잇는다
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는 교통 문제 해결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박 지사는 제2서해대교 건설과 관련해 민자사업 추진과 국가계획 반영을 병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서해대교의 상습 정체를 완화하고 재난 발생 시 대체 교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사업 추진 논리와 국가 차원의 필요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당진∼천안 고속도로 당진∼아산 구간은 타당성 재조사 재신청에 대비해 사업 필요성과 타당성 논리를 보완하고 관계 기관과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앞서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한 해당 구간에 대해 박 지사는 아쉬움을 나타내며 “반드시 국가계획에 포함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당진 정미∼송악 국도 32호 대체 우회도로는 제6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에 반영되면서 사업 추진의 발판을 마련했다.
충남도는 기본·실시설계 등 후속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협력해 도심 교통 정체를 줄이고 산업단지 접근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당진시민의 숙원인 도로망 확충을 산업 경쟁력과 생활 편의 개선으로 연결하겠다는 취지다.
■ 바다·섬·스마트양식…해양관광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당진의 해양·환경 자원을 활용한 관광산업 육성도 본격 추진된다.
충남도는 도비도와 난지도를 연계한 해양관광 복합단지를 관광·휴양시설을 갖춘 해양관광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주민 의견을 반영한 지역특화발전특구 지정 관련 행정 절차도 지원해 사업 추진 기반을 마련한다.
해양경찰인재개발원 조기 설립에도 힘을 모은다. 합덕읍 일원에 들어설 예정인 인재개발원이 지역의 새로운 기반시설이 될 수 있도록 해양경찰청·당진시와 협력해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와 정부예산 확보를 지원할 예정이다.
수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도 추진한다. 석문간척지 일원에 총 600억 원 규모의 스마트양식단지와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해 LNG 냉열에너지와 첨단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양식 기반을 마련한다.
이를 청년 어업인 일자리 창출과 수산업 고도화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산업도시라는 기존 정체성에 해양관광과 친환경 수산업을 더해 지역경제의 성장축을 다변화하고, 관광객의 방문이 실제 체류와 소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과제다.
■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유치 총력…“유치 실패가 지역의 실패 돼선 안 돼”
지역 현안 가운데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유치와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대응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박 지사는 발전공기업 통합본사의 충남 유치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유치 여부에 지역의 미래를 전적으로 걸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충남에서 내부 정리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는 전형적인 중앙정부의 논리”라며 “당진이든 보령·태안이든 각자의 위치에서 최고 강점을 가지고 경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통합본사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유치가 되면 살고, 안 되면 망한다는 식의 접근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유치 경쟁에만 매몰되기보다 지역별 강점을 살리는 한편, 장기적인 산업 전환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지역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강조했다. 현재 마련 중인 석탄화력 폐지 지역 특별법 시행령에 피해 보상과 대책, 미래 발전 비전 등을 담을 수 있도록 정부에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유치라는 단일 현안과 별개로,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지역경제 충격과 일자리 문제에 대응할 제도적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박 지사는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관련해서는 올해 말까지 지정 심의가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당진의 산업·교통·관광 현안에 대한 충남도의 지속적인 지원 의지도 내비쳤다.
■ 산업 경쟁력에 사람의 삶 더해야…당진 발전전략의 실행력이 관건
이날 충남통(通)행은 단순한 현안 청취를 넘어 당진의 미래 발전 방향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박 지사는 시장 간담회와 언론인 간담회, 시의회 방문, 시민과의 대화 등을 통해 지역 현안을 살피고 민선 9기 도정 방향을 설명했다.
충남도는 ‘도지사 직통 현장 민원실’을 운영해 시민들의 생활 불편과 건의 사항을 접수하고, 처리 과정과 결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앞서 6월 타운홀 미팅에서 제기된 의견의 추진 상황도 시민과 공유했다.
박 지사는 “당진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교통과 해양관광 기반을 넓혀 지역의 성장이 좋은 일자리와 시민의 더 나은 삶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당진이 풀어야 할 과제는 분명하다. 철강산업의 위기를 첨단 제조업 전환의 기회로 바꾸고, 광역교통망 확충으로 기업과 사람의 이동을 원활하게 하며, 바다와 섬을 활용한 관광산업으로 지역경제의 새로운 활력을 만들어야 한다.
결국 ‘스마트한 당진’과 ‘따뜻한 당진’이라는 투트랙 전략의 성패는 구호가 아닌 실행력에 달려 있다. 산업 전환에 필요한 투자와 인력, 교통 인프라, 관광 콘텐츠를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그 성과를 시민의 일자리와 소득,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가느냐가 당진의 미래 경쟁력을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