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발주하고 대한감염학회가 수행한 국내 최대 규모의 인플루엔자 백신효과 평가 연구에서, 1997년부터 만 65세 이상에게 무료로 접종해 온 표준 인플루엔자 백신이 7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감염 예방에 유의미한 효과를 보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더불어민주당, 경기 부천시갑)간사는 고면역원성 백신으로 서둘러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2억원 투입, 국내 최대 규모 연구
올해 독감 국가예방접종은 9월 21일 시작됐다. 대상은 만 65세 이상, 생후 6개월~14세 어린이·청소년, 임산부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인플루엔자 백신 효과평가 체계 구축·운영과 국내외 백신 경제성평가 연구·지침 비교 분석’ 과제로, 2024년 1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연구비 2억원을 들여 진행됐다. 연구진은 세 가지 독립된 자료를 분석했다.
▲의료기관 자료…65세 이상 효과 유의성 없어
첫째는 2024년 10월~2025년 4월 서울대병원 등 전국 15개 의료기관을 찾은 18세 이상 독감 유증상 환자 2만1,613명(평균 65.5세) 분석이다.
연령·성별·병원 종류를 보정한 백신효과는 성인 전체 14.2%였지만, 65세 이상에서는 유의미한 효과가 없었다.
입원·중증화·사망 예방효과도 성인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소아(6개월~17세)의 백신효과는 51%로 추정됐다.
▲위탁검사기관 자료…90세 이상은 –85.2%
둘째는 GC·SCL·씨젠·이원 등 4개 위탁검사기관에서 PCR 검사를 받은 60세 이상 4,471명(평균 77.42세) 분석이다. 60세 이상 전체에서 감염 예방효과는 관찰되지 않았다.
5세 단위로 보면 65~69세는 43.9%로 유의미했지만, 70세 이후 효과가 급격히 떨어지며 유의성을 잃었다. 90세 이상에서는 –85.2%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나이가 들수록 면역력이 약해지는 면역노화 경향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건강보험 1,522만 명 자료…7080은 ‘마이너스’
셋째는 접종군과 비접종군 각 761만1,900명, 총 1,522만3,800명의 건강보험 청구자료 분석이다. 전체 감염률은 접종군 6.9%, 비접종군 8.3%로 백신효과는 17.6%였다.
1995~2004년생은 41.4%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1945~1954년생(70대)은 –6.4%, 1935~1944년생(80대)은 –31.4%로 접종군의 감염 위험이 오히려 높은 경향을 보였다.
65세 이상을 하나로 묶으면 백신효과는 18.5%로 나왔다. 인원이 훨씬 많은 60대의 효과(19.9%)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보고서는 “고령층의 마이너스 효과에 대해 면역원성 저하나 증상 발생 시 적극적으로 병원을 찾는 의료이용 행태가 반영됐을 수 있다”며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023년 ‘고면역원성’ 권고
대한감염학회는 2023년 성인예방접종 개정안에서 65세 이상에게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을 권고했다.
국내 연구에서 연평균 2,370명이 독감으로 숨지는 것으로 추산됐는데, 그중 80.8%가 65세 이상이었다.
고령자는 접종 후 항체 역가가 건강한 성인의 40~80% 수준이고 예방효과도 31~58%로 낮다는 것이 근거다.
자료는 미국·캐나다·영국 등도 고면역원성 백신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청 “우선검토”…“즉시 시행해야” 주장도
질병청은 7월 16일 대통령 업무보고와 8월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업무보고에서 ‘75세 이상 고면역원성 독감 백신 전환’을 우선검토 대상으로 보고했다.
고령층 보호를 위해 예방효과가 더 높은 백신으로 바꿔야 한다는 취지다.
업무보고 자료는 백신의 품목허가부터 국가예방접종 도입까지 영국 5.5년, 호주 2.5년인 데 비해 한국은 평균 7.5년이 걸린다며 도입 기간 단축도 과제로 제시했다.
한편 ▲연령별 백신 효과(5세 단위), ▲출생코호트별 인플루엔자 백신감염효과 등은 (메디컬월드뉴스 자료실)을 참고하면 된다.
[메디컬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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