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신간] 누가 자기 뼈의 운명을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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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간] 누가 자기 뼈의 운명을 알겠는가

뉴스앤북 2026-10-10 14:55:51 신고

누가 자기 뼈의 운명을 알겠는가
누가 자기 뼈의 운명을 알겠는가

[뉴스앤북 = 강선영 기자] 국내 초역 '누가 자기 뼈의 운명을 알겠는가'는 영문학 역사상 가장 장엄한 산문의 대가로 꼽히는 토머스 브라운 경의 Hydriotaphia, Urne-Buriall(1658)을 완역한 것이다. 토머스 브라운은 ‘산문’ 그 자체를 하나의 예술로 끌어 올린 ‘가장 매혹적인 비밀’로 불려온 작가이다. 이 책은 단순한 고고학적 보고서를 넘어, 한 줌의 재로 변한 인간의 운명과 망각에 저항하는 불멸의 야망을 노래한 ‘죽음에 관한 가장 아름다운 찬가’이다.

토머스 브라운은 영국이 낳은 가장 독창적인 지성 중 한 명이다. 그의 명성은 토머스 드 퀸시, 윌리엄 해즐릿, 허먼 멜빌, 에밀리 디킨슨, 버지니아 울프, 최근에는 보르헤스와 제발트와 같은 다양한 애호가들 사이에서 ‘작가들이 인정하는 작가’로 통한다. 브라운은 인생의 대부분을 의사로 보냈지만, 그의 정신은 결코 한곳에 머물지 않았다. 1650년대 중반, 잉글랜드 노퍽주의 한 들판에서 고대 유골 항아리들이 무더기로 발견되었고, 이 우연한 사건이 '누가 자기 뼈의 운명을 알겠는가'를 탄생시켰다.

브라운이 진정 관심을 가졌던 것은 유물의 정확한 연대보다 ‘시간의 무자비함’이었다. 그는 웅장한 기념비를 세웠던 제왕들의 이름은 역사에서 사라진 반면, 이름 없는 자들의 소박한 유골 항아리가 수천 년을 버텨내고 우리에게 전해진 역설에 주목한다. 이 책을 펼치는 것은 17세기 어느 박식한 의사의 진귀한 보물 창고에 들어가는 것과 같고, 문장의 리듬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죽음을 응시하다 끝내 삶으로 되돌아오는 사백 년 전 브라운의 눈부신 명상에 동참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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