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재현하려 했다"…플라이두바이 부기장의 끔찍한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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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재현하려 했다"…플라이두바이 부기장의 끔찍한 계획

이데일리 2026-10-10 04:50: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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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지난달 30일 이스라엘로 향하던 플라이두바이 여객기에서 기장을 공격하고 항공기 장악을 시도한 부기장이 2001년 미국 9·11 테러를 모방해 여객기를 이스라엘 공항에 충돌시키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전 해당 노선을 두 차례 운항하며 공항과 항로를 미리 파악한 사실도 확인됐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로드의 벤구리온국제공항에 플라이두바이 여객기 승객들을 태운 항공기가 도착하고 있다. 이 승객들은 앞서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던 중 비상신호를 보내고 사우디아라비아로 회항한 플라이두바이 여객기에 탑승했던 사람들이다. (사진=로이터)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로드의 벤구리온국제공항에 플라이두바이 여객기 승객들을 태운 항공기가 도착하고 있다. 이 승객들은 앞서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던 중 비상신호를 보내고 사우디아라비아로 회항한 플라이두바이 여객기에 탑승했던 사람들이다. (사진=로이터)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의 하마드 사이프 알샴시 검찰총장은 이날 국영 WAM통신을 통해 이 같은 수사 내용을 공개했다.

UAE 당국에 따르면 오만 국적의 29세 부기장 하맘 알하마미는 지난달 30일 두바이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향하던 플라이두바이 FZ1073편에서 기장을 공격하고 항공기를 탈취하려 했다. 최종 목표는 여객기를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 터미널에 충돌시켜 최대한 많은 인명 피해를 내는 것이었다.

알샴시 검찰총장은 알하마미가 2017년 호주 유학 중 극단주의 사상에 빠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테러를 미화하는 온라인 영상과 문헌 등에 영향을 받았으며, 특히 2001년 9월 11일 미국에서 발생한 항공기 납치 테러에서 범행 수법을 착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은 치밀하게 준비됐다. 알하마미는 사건 전 텔아비브행 항공편을 두 차례 운항하며 공항과 항로를 익혔다. UAE 당국은 그가 사전에 계획을 세웠으며, 조사 과정에서 범행 동기와 준비·실행 과정을 상세히 진술했다고 밝혔다. 알하마미는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했지만 수사당국은 공범이나 외부 지원 여부를 계속 조사하고 있다.

사고 당시 알하마미는 조종실에서 기장을 비상용 도끼로 공격했다. 항공기는 30초도 안 되는 시간에 1만4000피트(약 4267m) 이상 급강하했다. 승객과 승무원, 기내에 탑승해 있던 다른 조종사들이 알하마미를 제압했고, 이후 다른 조종사들이 항공기를 안정시킨 뒤 사우디아라비아 타부크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당시 기내에는 귀국편 운항을 담당할 별도의 조종사도 탑승해 있었다. 이 조종사는 조종실 문이 비정상적으로 반복 개폐되는 것을 수상히 여겨 출입 코드를 입력해 들어갔고, 기장이 공격받는 현장을 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하마미의 과거 근무 이력과 항공사 채용 과정도 도마에 올랐다. 그는 2020~2024년 오만항공에서 근무했고, 지난해 초 모로코 로열에어마록에서 채용 절차를 밟은 뒤 올해 1월 플라이두바이에 입사했다.

WSJ은 앞서 오만항공이 극단주의 성향을 우려해 알하마미의 비행을 금지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UAE 검찰총장에 따르면 플라이두바이 채용 당시 알하마미는 조종사 면허와 범죄경력 관련 증명서 등 필요한 요건을 충족했으며, 보안심사에서도 극단주의 성향이나 테러 계획을 나타내는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 이후 UAE와 이스라엘 간 항공편 운항은 중단됐다. 양국은 2020년 외교관계를 정상화한 이후 항공 노선을 양국 관계의 주요 연결고리로 활용해왔다. 이란 전쟁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정한 가운데 이번 사건이 역내 항공 보안과 양국 관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UAE 당국은 알하마미가 변호인 입회하에 진술했으며 관련 수사는 아직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츠하크 헤르초그(오른쪽) 이스라엘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예루살렘 대통령 관저에서 야니브 하윤에게 ‘민간인 영웅상’을 수여하고 있다. 하윤은 플라이두바이 1073편에 탑승했던 이스라엘인 승객 6명 중 한 명으로, 조종실에 진입해 부기장을 제압하고 항공기 안정화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AFP)
이츠하크 헤르초그(오른쪽) 이스라엘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예루살렘 대통령 관저에서 야니브 하윤에게 ‘민간인 영웅상’을 수여하고 있다. 하윤은 플라이두바이 1073편에 탑승했던 이스라엘인 승객 6명 중 한 명으로, 조종실에 진입해 부기장을 제압하고 항공기 안정화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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