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을 맞은 서울 도심이 국적과 언어의 경계를 넘어 건강과 문화를 나누는 소통의 장으로 변신했다. 한국의 전통놀이를 즐기는 외국인부터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배우는 한국인까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지만 새로운 문화를 알아가는 즐거움만큼은 모두 같았다.
10월 9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어울림광장에서 열린 ‘제2회 서울 다함께 어울림 한마당’ 현장이다.
서울외국인주민센터가 주최하고 케이헬스미디어가 주관, 서울특별시가 후원한 이번 행사는 ‘다양성이 어울려, 하나 되는 서울’을 슬로건으로 내·외국인이 건강과 문화콘텐츠를 함께 체험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교류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특히 올해는 운영안내·K-뷰티·K-헬스·K-컬처·세계문화 등 5개 존에 총 27개 체험부스를 마련하고 다채로운 무대공연을 더해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축제로 꾸몄다.
■건강도 챙기고 안전도 배우고…생활 속 건강관리 기회
이번 행사는 단순한 문화축제를 넘어 일상에 도움이 되는 건강정보와 안전교육을 함께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K-헬스존에서는 대한임상병리사협회와 서울시임상병리사회가 현장검사(POCT)를 통해 관람객들의 건강상태 점검을 도왔다. 간이혈당검사와 당화혈색소검사, 안저촬영 등을 통해 평소 자신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웠던 외국인주민들도 건강관리에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마련했다.
서울시 국민체력장에서는 자신의 체력수준을 확인하려는 발길이 이어졌다. 안전보건공단 서울광역본부가 운영한 가상현실(VR) 안전체험과 소방재난본부의 심폐소생술·완강기 체험도 관람객들이 일상 속 안전의 중요성을 직접 익힐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무엇보다 건강과 안전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통해 국적과 관계없이 누구나 함께 참여할 수 있었다는 점이 돋보였다.
K-뷰티존에서도 체험 열기가 이어졌다. 서울경제진흥원은 DDP 내 뷰티복합문화공간 ‘B the B(비더비)’를 중심으로 K-뷰티 브랜드와 뷰티테크 기술을 소개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피부상태 분석 등 첨단기술을 직접 경험할 수 있어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포토존과 페이스페인팅 역시 축제의 추억을 남기려는 방문객들로 활기를 띠었다.
■한글날에 만난 K-컬처…직접 만들고 즐기며 한국문화 이해
한글날이라는 행사 당일의 의미를 살린 K-컬처존도 큰 호응을 얻었다.
외국인주민들은 캘리그라피를 통해 한글을 직접 써보고, 갓 키링과 전통 머리띠 등을 만들며 한국 전통문화의 멋을 경험했다. 디케이아이테크놀로지는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한국어교육 콘텐츠를 선보이며 외국인주민들이 한국어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제기차기와 투호, 딱지치기, 공기놀이 등 전통놀이 체험도 세대와 국적을 뛰어넘는 소통의 매개가 됐다. 놀이방법이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도 현장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직접 도전하며 한국문화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행사에 참여한 한 외국인주민은 “여러 나라의 문화를 한자리에서 보고 듣고 직접 체험할 수 있어 더욱 특별했다”며 “현재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고 있는데 이번 행사에서도 한국어를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더욱 유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세계 6개국 문화 한자리에…외국인주민이 직접 만든 교류의 장
이번 축제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우즈베키스탄·페루·필리핀·인도·베트남·스페인 등 6개국의 문화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던 세계문화존이다.
무엇보다 각국 청년과 학생,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자국의 문화를 소개했다는 점이 특별했다. 외국인주민들이 문화교류의 주체가 되고 한국인 관람객들이 이를 배우고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거리를 좁혔다.
우즈베키스탄 부스에서는 실크로드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소개하고 전통 모자와 공예품 등을 선보였다. 페루 부스에서는 관람객들이 전통의상을 직접 입어보며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페루의 역사와 생활문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필리핀 부스에서는 챌린지를 통해 현지 문화를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었으며 인도 부스에서는 화려한 전통의상과 다양한 문화 소품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베트남 부스는 전통의상 아오자이 등으로 꾸며져 현지의 문화적 정취를 전했다. 스페인 부스 역시 관람객들이 스페인문화를 보다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됐다.
각국의 부스는 단순히 이국적인 볼거리를 제공하는 데 머물지 않았다. 직접 퀴즈를 풀고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해당 국가의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 자체가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됐다.
특히 외국인주민들에게는 자신들의 문화를 자랑스럽게 소개할 기회가, 한국인들에게는 서울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의 문화를 새롭게 알아가는 기회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행사장을 찾은 한 한국인 관람객은 “우리 전통문화를 외국인주민들과 함께 체험하고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어 더욱 뜻깊었다”며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며 특별한 한글날의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야금·셔플댄스·태권도까지…세대와 국적 넘은 축제의 열기
행사장 메인무대에서도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지며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가야금 연주는 한국 전통음악의 아름다움을 전했고 대한셔플댄스협회 공연은 경쾌한 리듬과 활기찬 움직임으로 관람객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태권도 퍼포먼스팀 비가비는 태권도 동작에 음악과 안무를 결합한 역동적인 무대를 선보이며 한국문화의 또 다른 매력을 알렸다. K-POP 공연과 레크리에이션도 이어져 남녀노소 함께 즐기는 축제의 분위기를 더했다.
이날 공식 개막식에는 서울외국인주민센터 김동훈 센터장을 비롯해 국내외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행사의 의미를 나눴다. 외교사절들도 함께해 서울이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주민들이 공존하는 국제도시라는 점을 되새겼다.
행사장에서는 체험부스를 둘러보며 스탬프를 모으는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관람객들은 여러 존을 오가며 건강과 문화를 체험하고 경품 추첨에도 참여하는 등 행사 마지막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함께 만드는 축제’…다름을 이해하고 가까워진 하루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의미는 다양한 문화를 한곳에 모아놓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 다른 국적의 주민들이 직접 만나 소통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외국인주민은 한국의 건강관리 서비스와 문화를 경험하고 한국인은 이웃 나라의 역사와 전통을 배우며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건강검사와 전통놀이, 문화체험 등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국적과 언어의 장벽을 낮추는 연결고리가 된 셈이다.
서울외국인주민센터 김동훈 센터장은 “많은 관람객의 참여로 행사를 성황리에 마무리할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외국인주민들이 낯선 문화와 환경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고 서울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다양한 교류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행사장 곳곳에서는 문화적 차이보다 함께 체험하는 즐거움이 앞섰다. 낯선 문화를 배우는 호기심이 자연스러운 대화로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서로를 조금 더 가까운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계기가 마련됐다.
‘다양성이 어울려, 하나 되는 서울’. 이날 DDP 어울림광장은 그 슬로건처럼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고 어우러지며 서울이라는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기는 공간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