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 = 조수빈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수도권 공공택지의 민간 주택사업에 대한 미분양 위험을 줄여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인다. 미분양이 발생하면 LH가 일정 가격에 주택을 사들이도록 보장해 건설사의 사업 추진 부담을 덜고 자금조달 여건까지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LH는 정부의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후속 조치로 수도권 공공택지 내 미분양주택 매입확약을 추가 시행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민간이 이미 매입한 수도권 LH 공공택지의 공동주택용지 가운데 2027년 말까지 토지 사용이 가능하고 같은 기간 착공하는 사업을 대상으로 한다. 적용 대상 주택은 약 1만8000가구로 민간 사업자가 분양 이후 미분양 물량에 대한 매입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매입확약은 분양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LH가 사전에 정한 조건에 따라 미분양주택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다만 모든 미분양 물량을 무조건 사들이는 것은 아니며 민간이 매입을 요청한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에 한해 적용된다.
매입가격은 미분양률과 착공 시점, 단지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기본 매입확약률은 미분양률이 40%를 초과하면 분양가의 85%이며 40% 이내는 86%, 30% 이내는 87%, 20% 이내는 88%, 10% 이내는 89%로 책정된다.
여기에 조기 착공과 대규모 단지에 대한 인센티브가 추가된다. 2027년 상반기까지 착공하는 사업에는 매입가격 비율을 2%포인트 높여주고 500가구 이상 단지에는 1%포인트를 추가 가산한다.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최대 3%포인트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어 최종 매입가격은 분양가의 85~92% 범위에서 결정된다.
LH가 조기 착공에 추가 혜택을 부여한 것은 민간 사업자의 착공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서다. 토지를 확보하고도 미분양에 따른 자금 회수 불확실성으로 사업 추진을 주저하는 건설사에 일정 수준의 매입가격을 보장함으로써 착공 결정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매입확약은 건설사의 자금조달 과정에서도 신용 보강 수단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분양이 부진하더라도 LH의 매입을 통해 일정 수준의 자금 회수가 가능해지면 금융기관이 평가하는 사업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업 초기 단계의 자금조달 부담이 완화되고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환도 수월해질 것으로 LH는 기대하고 있다. 조달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매입확약이 단순한 미분양 위험 완화를 넘어 민간 주택사업의 착공 여건을 개선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매입확약 신청은 오는 12월 31일까지 약 3개월간 진행된다. LH는 접수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매입확약을 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사업자는 2027년 말까지 착공한 뒤 분양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이후 미분양이 발생하면 정해진 기한에 따라 매입요청권을 행사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 사용승인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요청해야 하며 예외적으로 입주예정일로부터 9개월 이내까지 허용된다. LH는 매입요청권 행사일로부터 3개월 안에 확약을 이행할 예정이다.
LH 관계자는 "매입확약을 활용하면 사업 여건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내년 상반기 착공 시 인센티브도 제공돼 민간의 주택 착공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택 공급을 신속하게 확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AP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