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역대 최대 수익 올렸는데...지급 안 된 국민연금 성과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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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역대 최대 수익 올렸는데...지급 안 된 국민연금 성과급

이데일리 2026-10-09 09:06:03 신고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성과급 지급대상인 직원 96명이 몇 달째 한 푼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 성과에 연동되는 보상 체계를 경직된 정부 예산 틀에 맞추다 성과급 체불이 벌어진 것이다. 기획예산처의 합의만 있으면 해결될 일이지만 지급 시점이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금운용본부 일반직 75명과 준법지원실 운용직 12명·일반직 9명 등 총 96명의 성과급 21억5400만원이 현재까지 지급되지 않았다. 반면 기금운용본부 운용직 411명에게는 지난 8월3일 전액 지급됐다.

기금운용본부 운용직뿐 아니라 일반직과 준법지원실 인력도 모두 성과급 지급대상이다. 특히 일반직 성과급은 지난 2011년 감사원에서 미지급 문제를 지적받은 후 규정을 마련해 2015년부터 계속 지급해왔다. 운영규정 시행규칙상 연간성과급은 성과평가 종료 후 1개월 이내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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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예산처는 왜 국민연금 직원들 성과급 지급을 막고있나

이같은 연체 사태의 원인은 성과 보상과 기금 예산 편성 방식 간의 구조적 엇박자에 있다. 국민연금 운용 성과급은 실제 성과가 확정된 뒤에야 규모가 정해진다. 반면 재원인 기금 예산은 성과 윤곽이 나오기도 전인 전년도에 미리 짜두고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성과급은 변동성이 큰 시장에 연동되는데 이를 위한 재원은 연간 단위로 편성하는 정부식 낡은 틀에 따라 사전에 정해야 하는 셈이다.

부족분이 생겨도 국민연금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권한은 없다. 가입자의 보험료와 운용 수익으로 조성한 기금임에도, 지출은 기금운용계획에 묶여 있어 반드시 재정당국의 통제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수익률이 낮으면 잡아둔 예산이 남고, 수익률이 높으면 보상 재원이 쪼들리는 상황이 반복되는 배경이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지난해 18.82%라는 역대 최고 수익률로 231조6000억 원을 벌어들였다. 사전에 짜둔 예산안으로는 가늠조차 어려웠던 호실적이 나오면서 연동된 성과급 소요액도 덩달아 폭증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도 부족한 성과급을 반영하기 위해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거쳤지만 기금운용본부 운용직만 반영됐다. 일반직과 준법지원실 96명분은 이유 없이 제외된 상태로 기약 없이 '임금체불'이 지속되는 실정이다. 기획예산처의 예산변경 통제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예산처 특성상 예산 계획을 사후에 쉽게 조정해주는 선례를 만들고싶지 않은 양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노후자금 안정성을 위해 우수 인재 영입전을 벌여야 하는 국민연금의 현실을 정부가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수 인력 확보와 기금 운용 역량 강화를 주문하면서, 정작 인재 확보와 유지에 핵심인 보상 시스템은 관료주의적으로 압박하는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국민연금이 아무리 공공기관이라 해도 우수 운용 인력을 지키려면 최소한 민간 수준의 보상 예측 가능성이 담보돼야 한다”며 “민간보다 보상 수준도 낮은 마당에 이미 확정된 성과급 지급마저 밀리는 일이 반복되면 인력 이탈은 불 보듯 뻔하다. 재정당국의 과도한 예산 통제가 국민연금의 조직 경쟁력을 갉아먹는 셈”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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