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낮과 밤은 그대에게’, ‘아직 나인 사람들’, ‘이.순.불’, ‘가을 이야기’라는 소제목 아래, 카페를 스쳐 가는 네 쌍의 남녀를 조명한다. 망가진 시계를 쥔 유진(김민하)과 그것을 고칠 줄 아는 현오(주종혁)의 만남을 시작으로, 중학교 시절 친구인 상미(한선화)와 영민(장률)의 재회, 웹소설 작가 혜진(심은경)과 영화감독 동남(이희준)의 첫 만남, 아이돌 준비생 나경(전소영)과 연인 종수(김동휘)의 이별이 차례로 이어진다. 서로 다른 사연을 품은 인물들은 같은 카페에 앉아 저마다의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대단한 사건 없이 ‘말’과 ‘기류’만으로 이어지는 이들의 만남은 서로를 극적으로 구원하지도, 상대를 완전히 해석하려 들지도 않는다. 연출을 맡은 김종관 감독은 언제나처럼, 인물의 이야기를 결론내는 대신 관객이 각자의 경험에 기대어 빈자리를 채우도록 한다. 변화나 성장보다 이해를 끌어내는 것이 글과 영화의 힘이라고 믿는 극중 혜진의 생각이 곧 김 감독이 영화를 대하는 태도다.
김민하, 주종혁, 한선화, 장률, 심은경, 이희준, 전소영, 김동휘 등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은 영화의 섬세한 호흡을 완성하는 요소다. 이들은 과잉된 감정 대신 말의 속도와 미세한 표정 변화, 침묵의 길이로 인물의 마음을 드러낸다. 대사 사이의 망설임과 말끝에 남은 여운까지 살려낸 열연 덕에 네 개의 이야기는 저만의 색깔과 연결성을 동시에 획득한다. 특히 한선화와 심은경의 연기가 선명한 인상을 남긴다.
오는 11월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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