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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서현(25) 지휘자가 최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2026 대한민국국악관현악축제’ 무대에 서는 소감을 밝혔다. 소 지휘자와 이준기(23) 작곡가가 9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리는 진주시립국악관현악단 공연에서 ‘신목제’ 초연 무대를 꾸민다. 두 사람은 큰 무대를 앞두고 떨리면서도 설레는 감정을 드러냈다.
◇“첫 무대가 세종문화회관…설레지만 책임감”
올해 4회째인 축제에는 전국 11개 국악관현악단이 참여한다. 그중 진주시립국악관현악단 공연은 가장 먼저 매진됐다. ‘신목제’를 포함해 초연작만 세 편이고, 법고·승무가 어우러지는 무대도 준비했다. ‘대한민국국악관현악축제’라는 큰 무대에 완전히 신진인 작곡가와 지휘자가 참여하는 건 이례적이다. 이건석 진주시립국악관현악단 지휘자의 의지가 강했다. 국악관현악축제에 의미를 더하며, 젊은 음악가에게 무대 경험을 주고 싶다는 뜻이었다.
‘신목제’는 경남 함안 화천농악에서 출발한 곡이다. 이준기는 “영남 지역 전통문화유산을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지신밟기와 당산제를 연주하는 장면을 봤는데 에너지가 느껴졌다”며 “영남 농악 가락을 곡 전반에 써서 국악관현악으로 풀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첫 국악관현악 작품이다. 소서현은 “세종문화회관이라는 큰 무대에서, 그것도 동기가 쓴 곡을 처음 소개하는 자리라 설렘과 책임감을 함께 느낀다”며 “초연작은 관객에게 남는 첫인상을 결정하기 때문에 모든 걸 신중하게 준비했다”고 했다.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농악을 바탕으로 한 곡이라 템포가 수시로 바뀐다. 소서현은 “지휘하면서 흥이 날 줄 알았는데 리듬이 너무 많이 바뀌어 즐기기는커녕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며 웃었다. 이어 “첫 연습 전엔 100% 준비됐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10%도 안 돼 있었다는 걸 연습장에서 알았다”며 “학교에서 보낸 4년보다 이번 몇 달 동안 더 많이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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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붙잡는 20대 있다…지금 지켜야”
두 사람이 국악에 빠진 계기는 각자 다르지만 열정은 같다. 이준기는 다섯 살 때 누나들을 따라 민요를 배웠고, 초등학생 때는 가야금을 익혔다. 그는 “공부할수록 궁중음악, 민속음악, 산조, 시나위로 갈래가 끝없이 나뉜다”며 “평생 공부해도 모자랄 만큼 방대하다는 게 국악의 첫 번째 매력”이라고 말했다.
소서현은 스무 살에 국악 작곡을 시작했다. 그는 “해금과 가야금 소리에 매료돼 들어왔지만, 제가 알던 국악은 겉핥기에 불과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스승 김성국 교수가 자신의 곡으로 국악관현악을 지휘하는 모습을 보고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나도 저 무대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두 사람은 청년 창작진에게 기회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중앙대 전통예술학부 동기인 두 사람은 ‘2026 K뉴웨이브 국악창작프로젝트’에서 각각 작곡과 지휘 부문에 선정돼 진주시립교향악단과 ‘대한민국국악관현악축제’에 참가하게 됐다.
이준기는 “클래식이나 대중음악에 비하면 아직 국악 창작 시장의 문턱이 높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라며 “젊은 작곡가가 무대에 설 기회는 공모 당선 말고는 거의 없는데, 멘토와 함께 곡을 쓰는 과정부터 무대에 올리기까지 함께하는 프로젝트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소서현은 “지휘자가 초연곡을 지휘할 기회는 절대 없다고 봐도 된다”며 “이런 기회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이어져야 학생들이 희망을 갖고 포기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행에 민감한 시대에도 국악을 붙잡는 10대, 20대가 생겨나고 있다는 건 그만한 매력이 있다는 뜻”이라며 “조금만 더 받쳐주면 세계로 나갈 수 있다. 지금 지키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패기만큼이나 포부도 크다. 이준기는 “다음 작품에서 무속음악을 주제로 해보고 싶다”며 “내공을 쌓은 후엔 작품에 사회적인 메시지까지 담을 수 있는 작곡가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유튜브와 SNS를 통해 국악의 매력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소서현은 “진짜 힙한 게 국악”이라며 “앞으로 국악관현악과 발레의 만남 등 여러 시도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두 사람은 이번 무대를 ‘저점매수’에 빗댔다. 소서현은 “저도 준기도 이번이 첫 발자국이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며 “한 사람의 꿈이 이뤄지는 과정을, 그것도 한 곡 안에서 두 명이나 보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20년 뒤 대극장에서 제가 지휘하고 이건석 선생님이 대금을 불고 준기가 곡을 쓰는 무대를 꼭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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