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영통구에 설치된 수소연료전지 버스용 수소 충전소. 동아일보DB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박희승 의원(더불어민주당)이 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 설치된 수소 충전소는 총 274곳, 충전기는 481대에 그쳤다. 전국에 53만9000여 대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의 0.1%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 현대자동차 제공
버스나 트럭 등 상용차 부문의 경우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대체하기 어렵다. 현재 전기버스의 경우 배터리 무게 등의 이유로 주행거리가 500km를 넘지 못하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현대차가 만든 수소연료전지 버스는 한 번 연료를 충전하면 최장 9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수소연료전지 차량은 이렇듯 내연기관 고속버스를 기술적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충전 인프라 한계 때문에 보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수소 충전소를 비롯한 수소 인프라가 확충되어야 한국의 친환경차 정책이 무리 없이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친환경차 보급이 전기차에 집중되면 국내 전력망만으로 충전 수요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전기차가 420만 대로 늘어나게 되면 충전에 필요한 전기에너지 양은 2만4000GWh 수준이 된다. 원자력발전소 3기가 쉬지 않고 돌아가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수소 관련 정부 지원 정책은 줄어들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내년 예산안 지출 구조조정 내용을 보면 수소전기차 보조금은 올해 5762억 원에서 내년 4457억 원으로 23% 쪼그라들 예정이다. 수소 충전소 보조금 역시 1897억 원에서 1197억 원으로 37% 줄어든다. 시내버스 등에 적용되던 수소전기버스 부가가치세 면세 혜택도 올해 말로 끝난다.
수소 관련 정책이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점도 일관된 지원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수소모빌리티 산업은 산업통상부가, 충전소 정책은 기후부가 나눠 맡고 있다. 충전소 안전 관리는 가스안전공사가, 충전소 부지 관리는 각 지자체가 맡는다. 수소 관련 업계에서는 수소 관련 정책을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는 상설 협의체 등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부 수소 정책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수소경제위원회는 2024년 11월 이후로 활동이 멈춘 상태다.
홍은희 현대차그룹 에너지&수소사업본부장(부사장)은 “배터리와 전기차 산업도 초기에는 높은 원가와 부족한 인프라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정부의 정책 지원과 기업의 지속적인 기술 개발이 병행되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수소 산업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만큼 정부의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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