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김성진 기자 | 최근 5년간 병역특례를 받은 체육요원 10명 중 8명 이상이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나타났다. 여기에 절반에 가까운 체육요원이 복무규정 위반으로 경고받은 사실까지 확인됐다. 53년간 이어진 예술•체육요원 제도가 올해 국정감사에서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체육요원으로 편입된 선수는 80명이다. 이 가운데 65명(81.3%)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았다. 올림픽 메달을 통한 편입은 15명에 그쳤다.
예술•체육요원 제도는 1973년 도입됐다. 체육 분야는 올림픽 3위 이상 또는 아시안게임 1위에 오르면 대상이 된다.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34개월간 자신의 분야에서 활동하고 봉사활동 544시간 등을 채우면 병역 의무를 마친다.
50여 년 전에는 국제대회 입상 자체가 쉽지 않았다. 국위 선양이라는 명분도 컸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이 아시아 정상권에 오른 종목이 많아졌고, 종목에 따라 한국이 아시안게임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기준은 53년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막을 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해묵은 논란에 큰불을 붙였다. 같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도 종목별 경쟁 수준과 대회 위상이 다른데 일률적으로 병역 혜택을 주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구나 축구 대표팀 일부 선수들의 행동도 논란을 키웠다. 금메달을 딴 뒤 병역 문제 해결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발언이 나왔고, 전역모를 쓰고 경례하는 모습까지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왔다. 선수들은 이후 사과했지만 병역 혜택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해졌다.
혜택받은 뒤의 관리도 짚어볼 대목이다. 2022년 이후 체육요원으로 편입된 80명 가운데 복무규정 위반으로 경고받은 선수는 36명(45%)이다. 무허가 겸직으로 적발된 21명 중 17명은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체육요원이 된 선수였다.
제재도 강하지 않다. 체육요원이 허가 없이 영리 활동을 하다 적발되면 복무기간이 늘어나는 정도다. 큰 혜택에 비해 의무와 사후 관리가 느슨하다는 지적이 나오게 된다.
일각에서는 병역 자원 감소까지 겹치면서 현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국방부도 예술•체육요원을 포함한 보충역의 감축•폐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은희 의원도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이 없다면 병역 의무에 대한 국민의 믿음을 약화할 수 있다”며 폐지 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꼭 폐지가 답은 아니다. 선수에게 군 복무로 인한 경력 단절은 치명적이다. 박찬호, 박지성, 손흥민, 이강인 등은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해외에서 선수 생활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는 해당 종목의 발전과 후배 선수들의 해외 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현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누적 성적에 따라 혜택을 주는 마일리지제나 입영 시기를 늦추는 방안 등이 거론됐지만 뚜렷한 대안을 찾지는 못했다.
그래서 올해 국감에서 따져볼 게 많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이유만으로 병역특례를 주는 게 지금도 적절한지, 제도를 유지한다면 종목과 대회의 경쟁 수준을 어떻게 반영할지, 체육요원 편입 이후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체육요원 81.3%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이고 45%는 복무규정 위반으로 경고받았다. 53년 전 만든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기에는 가볍지 않은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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