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신동훈 기자(용인)]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6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우즈베키스탄에 2-0 승리를 거뒀다. 모레노호는 9·10월 A매치 4경기를 2승 1무 1패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손흥민과 오세훈의 득점으로 우즈베키스탄을 2-0으로 제압했다. 전반 6분 손흥민이 프리킥 상황에서 직접 마무리하며 먼저 앞섰다. 이후 우즈베키스탄의 공세에 고전했지만 조현우의 잇따른 선방과 수비진의 버티기로 리드를 유지했다. 후반 들어서도 상대의 압박이 이어졌으나 후반 15분 송민규의 크로스를 오세훈이 헤더로 연결해 추가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이후 선수 교체를 통해 수비 안정에 집중했고, 끝까지 우즈베키스탄의 공격을 허용하지 않으며 승리를 지켜냈다.
교체 출전한 황인범은 가장 늦게 믹스트존에 나와 의미심장한 발언을 이어갔다. "경기 끝나고 여러 감정이 오갔던 것 같다. 지난 월드컵부터 우리가 원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고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렸다. 4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준비했는데 결과가 너무 아쉬웠고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도 컸다. 그에 따른 책임감도 많이 느꼈다. 이번 소집을 앞두고도 걱정이 많았다. 앞으로 한국 축구가 어떻게 하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지 여러 생각을 했다"라고 지난 4연전 소감을 밝혔다.
[이하 황인범 인터뷰 일문일답]
-이번 소집에서 두 경기를 뛰지 못하면서도 마음고생이 있었나.
이번 소집에 들어올 때 팀에서는 몸 상태가 좋았다. 후반에 많이 뛰는 상황이어서 100%는 아니었지만 경기를 치르고 비행기를 탈 때까지도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비행기에서 종아리가 붓기 시작했고 통증이 생겼다. 결국 두 경기를 뛰지 못하고 훈련에도 참여하지 못해 속상했다.
지난 1~2년 동안 부상으로 많이 고생하다 보니 여러 생각이 들었다. 가장 깊은 곳에 있었던 생각은 팀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그러지 못했다. 세 번째 경기에서 뛰기는 했지만 훈련을 거의 하지 않고 경기에 나서다 보니 몸 상태가 좋을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그걸 알아주는 자리는 아니다. 프로 선수, 특히 대표팀은 더 그렇다. 그래서 많이 무기력했던 것 같다.
-베네수엘라전 발언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하고 싶은 부분이 있나.
지난번에 임시 감독과 관련해 이야기했던 부분도 감정적으로, 애매하게 말씀드렸던 것 같아 코칭스태프와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아시안컵은 월드컵보다도 아시아에서 우승하지 못한 지 오래된 대한민국이 잘해야 하는 대회라고 생각했다. 그런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감독님이 계속 함께할지, 바뀔지 모르는 상황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그런 취지였는데 제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았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꼭 말씀드리고 싶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됐을 말을 했던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코칭스태프와 팀원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오늘 경기를 앞두고는 민재가 부상으로 뛰지 못했지만 희찬이와 저도 오랜 시간 함께 뛰었다. 경기 전부터 희찬이가 ‘오늘 정말 최선을 다해서 어린 선수들에게 보여주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런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오늘 경기를 뛰면서 정말 행복했다. 어린 선수들, 후반에 들어온 선수들과 발을 맞추는 것도 좋았다. 지난 경기에서 내가 빠진 뒤 어린 선수들이 경기를 뛰는 모습을 봤는데 그것도 보기 좋았다. 자기들이 잘하는 축구를 마음껏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오늘 경기가 대표팀에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건가.
항상 대표팀에 오면 이 경기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고 생각한다. 저희도 이제 고참급 나이가 됐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더 컸다. 그래서 여러 감정이 겹쳤던 것 같다.
-다음 11월 A매치에서도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나.
그건 감독님이 선택하실 문제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을 연상시키는 이야기를 계속하는데, 깊은 감정 속에 있었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책임감이었던 것 같다. 월드컵에서 너무 무기력하게 실패했다. 카타르 월드컵보다 더 재미있는 월드컵을 만들고 싶었는데 개인적으로도, 팀적으로도 그러지 못했다. 많은 국민들에게 좌절감만 안겨드린 것 같아 선수로서 생각이 많았다.
‘우리의 한계가 이것밖에 안 되는 건가’라는 생각도 했다. 이번 소집에서도 몸 상태가 예전 같지 않았다. 계속 잔부상이 있었고, 월드컵 전에도 부상이 있었다. 100%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이 속상했다.
나이도 이제 만으로 서른이 됐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다.
-은퇴 이후를 미리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인가.
많은 선배들을 봐왔다. 지금 은퇴하시는 선배님들이나 K리그에서 뛰고 있는 형들을 보면 항상 좋은 상황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각 팀에서도 마찬가지다.
선수 생활을 내려놓는 것도 잘하는 것이고, 현명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마인드 컨트롤이나 여러 생각을 미리 준비해놔야 한다고 늘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 말씀을 드린 것 같다.
대표팀에서 제가 필요한지 아닌지는 경기마다 평가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어떤 경기에서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듣고, 어떤 경기에서는 ‘정말 필요한 선수’라는 이야기도 듣는다. 그런 부분에는 개의치 않는다. 저를 필요로 해주시는 분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으로 뛰고 있다.
-이강인이 옆에서 계속 다독이는 모습이 보였는데,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이)강인이에게 고생했다고 했다. 이제 소속팀에 돌아가서 잘해야 하니까 왜 그러냐고 물어봤다. 나도 나이가 들면 눈물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강인이가 저를 많이 좋아한다. 요즘에는 제 방에 노크도 하지 않고 들어올 정도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동생으로서 왜 그러는지 조금 걱정됐던 것 같다. 사실 강인이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준 친구들이 많아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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