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트래블] 하와이 365만원 vs 오키나와 86만원… 엇갈린 '휴양지 영수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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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트래블] 하와이 365만원 vs 오키나와 86만원… 엇갈린 '휴양지 영수증'

뉴스컬처 2026-10-06 20:04: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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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야코지마 해양 레저를 소재로 제작한 스노클링과 수상 스포츠 풍경. 사진=AI 생성 이미지
일본 미야코지마 해양 레저를 소재로 제작한 스노클링과 수상 스포츠 풍경. 사진=AI 생성 이미지

 

[뉴스컬처 이상완 기자] 해외여행이 일상화되면서 한국인이 즐겨 찾는 주요 휴양지의 '씀씀이' 구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하와이와 괌, 일본 오키나와, 베트남 등 각국 정부 공식 관광기관의 최신 통계를 분석한 결과, 목적지별로 한국인의 체류 기간과 지출 항목이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 관광당국의 지출 통계는 왕복 항공료 포함 여부와 사전 결제 패키지의 반영 방식이 서로 달라 휴양지별 '총비용 순위'를 섣불리 매기는 것은 통계적 왜곡을 부를 수 있다. 결국 핵심은 숫자 옆에 붙은 조건을 살펴봐야 한다. 각 휴양지가 지닌 고유한 '소비의 질적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다.

◇하와이 365만 원…방문객 줄어도 씀씀이는 '탄탄'

미국 하와이주 기업경제개발관광국(DBEDT)과 하와이관광청(HTA)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하와이를 방문한 한국 시장 여행객의 1인당 여행 1회 소비액은 2648.3달러(약 365만 원)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소비액은 316.3달러(약 44만 원), 평균 체류 기간은 8.37일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방문객 규모와 개인 지출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다. 올해 1~8월 하와이를 찾은 한국 시장 방문객(9만 3604명)과 총소비액(2억 4790만 달러·약 3420억 원)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9% 감소했다. 그러나 1인당 1회 소비액은 전년 동기 2647.9달러(약 365만 원) 대비 사실상 변동이 없었고, 하루 소비액도 317.3달러(약 44만 원)에서 0.3% 줄어드는 데 그쳤다. 고환율 등으로 전체 방문객은 줄었지만, 짐을 꾸린 여행객 개개인의 씀씀이는 여전히 견고함을 보여준다.

하와이와 오키나와의 여행 소비액·체류기간 비교. 조사 시기와 비용 포함 범위가 달라 총여행비 순위를 매길 수 없다. 자료=하와이관광청·오키나와현. 사진=AI 생성 이미지
하와이와 오키나와의 여행 소비액·체류기간 비교. 조사 시기와 비용 포함 범위가 달라 총여행비 순위를 매길 수 없다. 자료=하와이관광청·오키나와현. 사진=AI 생성 이미지

 

연간 실적에서도 이 같은 특징이 확인된다. 2024년 한국 시장의 1인당 하루 소비액은 318.5달러(약 44만 원), 2025년에는 321.5달러(약 44만 4000원)로 약 0.9% 늘었다. 반면 여행 1회 총소비액은 2656.4달러(약 367만 원)에서 2615.9달러(약 361만 원)로 약 1.5% 줄었는데, 이는 평균 체류 기간이 8.34일에서 8.14일로 짧아진 영향이 컸다. 즉, '한 번 다녀오는 데 쓴 돈'이 줄었다고 현지 '하루 씀씀이'까지 위축됐다고 볼 수는 없다. 단, 수치에는 현지 지출과 사전 결제 패키지 중 하와이 귀속분만 포함돼 있고, 태평양 횡단 왕복 항공료나 국내 여행사 수수료는 빠져 있다. 2648.3달러(약 365만 원)를 하와이 여행의 전체 경비로 해석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또한 통계는 '한국 거주자' 기준이다.

◇오키나와 86만 원…체류 짧아 61%가 '숙식' 집중

일본 오키나와는 단기 체류와 높은 식음·숙박 비중이 돋보인다. 오키나와현의 '외국인 관광객 실태조사 보고서(2024년 4월~2025년 3월 조사)'에 따르면, 국제선을 이용한 한국인의 1인당 현지 소비액은 9만 2592엔(약 86만 원)이었다. 패키지 요금 중 현지 관광산업 귀속 추정액이 포함된 금액이며, 한국인의 평균 숙박 기간은 3.55박으로 조사됐다. 지출 항목을 뜯어보면 숙박비가 3만 3829엔(약 31만 5000원), 음식·음료비가 2만 2901엔(약 21만 3000원)으로 두 항목이 전체 소비의 61.3%를 차지했다. 이어 기념품·쇼핑비 1만 8262엔(약 17만 원), 현내 교통비 1만 2565엔(약 11만 7000원), 오락·입장료 4983엔(약 4만 6000원) 순이었다.

미국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과 해안 리조트를 소재로 제작한 휴양 풍경. 사진=AI 생성 이미지
미국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과 해안 리조트를 소재로 제작한 휴양 풍경. 사진=AI 생성 이미지

 

관광객 비중과 현지 수입 기여도의 차이도 주목할 만하다. 이 기간 한국인 방문객(45만 4500명)은 전체 외국인 항공 방문객의 29.8%를 차지했으나, 관광수입(약 421억 엔·약 3915억 원) 비중은 24.9%로 4.9%포인트 낮았다. 이는 체류 기간의 영향이 크다. 한국인(3.55박)은 대만(3.93박)이나 홍콩(4.86박) 여행객보다 상대적으로 짧게 머물러 현지 숙식 등 추가 지출 기회 자체가 적었다. 도착 공항에 따른 소비 쏠림도 확연했다. 소도시 미야코지마의 관문인 시모지시마공항 입국자의 총소비액은 10만 8413엔(약 101만 원)으로, 본섬 나하공항 입국자(9만 1442엔·약 85만 원)보다 18.6% 높았다. 격차의 64.4%는 숙박비에서 발생했다. 오락·입장료 지출도 시모지시마(1만 336엔)가 나하(4594엔)의 2.25배에 달해 소도시 방문객일수록 휴양과 체험에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었다. 반면 쇼핑 지출은 나하 입국자(1만 8615엔)가 시모지시마(1만 3410엔)보다 많았다.

일본 오키나와 나하 국제거리의 관광 쇼핑을 표현한 가상 풍경. 사진=AI 생성 이미지
일본 오키나와 나하 국제거리의 관광 쇼핑을 표현한 가상 풍경. 사진=AI 생성 이미지

 

◇괌 통계의 착시…베트남 카드 결제 폭증의 이면

괌과 베트남의 통계는 주의 깊게 봐야 한다. 괌정부관광청(GVB)의 올해 6월 출국자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현지 지출 평균은 362달러(약 50만 원)였다. 하지만 이 조사에서 여행 일행 전체의 현지 지출 평균이 1267달러(약 175만 원)인 반면, 중앙값(금액순 정렬 시 정가운데 값)은 654달러(약 90만 원)에 불과했다. 편차가 워낙 커 평균값을 '전형적인 예산'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362달러(약 50만 원)는 '사전 결제 패키지'가 쏙 빠진 순수 현지 추가 지출이다.

동남아 대표 휴양지 베트남은 결제망 통계로 지역 선호도 이동이 확인된다. 글로벌 카드사 비자(Visa)의 2024년 상반기 분석에 따르면, 베트남 내 한국인 카드 소비액의 약 25%가 다낭에 몰렸다. 반면 전년 동기 대비 소비액 증가율은 나트랑 약 90%, 푸꾸옥 약 160%로 신흥 휴양지의 약진이 거셌다. 베트남 카드 결제의 38%는 숙박(21%)과 식음료(17%)에 집중됐다. 증가율을 '한국인 1인당 소비 규모가 160% 커졌다'거나 '푸꾸옥 물가가 올랐다'고 오독해서는 안 된다. 카드 결제 총액의 볼륨 증가를 의미할 뿐, 개별 여행객의 씀씀이나 현지 물가 순위를 대신하는 지표는 아니기 때문이다.

베트남 푸꾸옥의 리조트 휴양을 표현한 바다 전망 인피니티 풀. 사진=AI 생성 이미지
베트남 푸꾸옥의 리조트 휴양을 표현한 바다 전망 인피니티 풀. 사진=AI 생성 이미지

 

◇ '어디가 더 싼가' 아닌 '어떻게 쓰는가' 봐야

통계를 종합하면 각 휴양지별 한국인의 소비 패턴은 구분된다. 하와이는 8일 이상 넉넉하게 머물면서 고정적으로 거액을 지불하는 '고비용 장기 체류형', 오키나와는 3박 4일 안팎으로 머물며 예산 상당수를 숙식에 쏟아붓는 '단기 집중형'에 가깝다. 해외여행을 계획할 때 국가별 지출 총액만을 보는 것은 무의미하다. 단거리 휴양지는 항공료 부담이 적은 대신 현지 체재비 비중이 높고, 장거리는 고정비 비중이 크다. 여행지 선택 시 겉으로 드러난 '단순 비용'이라는 환상에서 비용 포함 범위의 맹점을 읽어내고 자신의 여행 일정과 소비 성향에 맞는 목적지별 지출 구조를 꼼꼼히 따져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뉴스컬처 이상완 prizewan2@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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