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차분하고 푸르른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전북특별자치도 김제로 떠나보는 것을 추천한다. 짙은 녹음이 어우러진 산책길을 따라 거닐고 물빛 호수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여정이 펼쳐진다. 웅장한 천년 고찰의 경건함부터 시민들의 편안한 휴식처가 되어주는 수변 공원, 동화 속 한 장면을 옮겨놓은 듯한 독특한 카페가 어우러져 한적한 여유를 선사한다.
김제 여행의 첫 장을 여는 곳은 모악산 서쪽 자락에 조용히 자리 잡은 금산사다. KTX 김제역에서 차로 약 30분 정도 달리면 도심의 소음이 점차 아득해지고 웅장한 산세와 울창한 숲이 방문객의 눈길을 먼저 사로잡는다. 금산사는 백제 법왕 때 창건되어 1400여년의 역사를 이어 오늘날까지 법등을 밝혀온 유서 깊은 명찰이다.
김제 첫 여행지
정유재란 당시 왜군의 방화로 모든 건물과 산내 40여개 암자가 소실되는 수난을 겪기도 했으나, 이후 재건을 거치며 다행히 수많은 문화재가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차에서 내려 경내로 들어서면 고즈넉한 보제루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보제루 아래를 차분히 통과하여 안으로 발을 내디디면 모악산 자락에 아늑하게 감싸인 금산사의 전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마당 한가운데에는 세월의 멋을 품은 석등과 함께 금산사의 중심 전각인 대적광전, 국보 미륵전이 어우러져 있다.
대적광전은 비로자나불을 중심에 모신 대형 법당으로 호남 제일의 사찰다운 위엄을 보여주며, 그 옆의 미륵전은 밖에서 바라보았을 때 3층 구조가 선사하는 웅장함과 정교한 목조 양식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전각 사이를 소박하게 거닐다 보면 기와지붕 끝에 걸린 풍경 소리가 바람을 타고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세월의 흔적을 견뎌낸 소나무와 고즈넉한 사찰 정취 속에서 모악산의 시원한 바람을 마주하면 복잡했던 머릿속이 맑아진다.
금산사에서 웅장한 역사의 정취를 만끽했다면 이번에는 김제 시민들의 편안한 휴식처이자 수변 산책의 묘미를 선사하는 시민문화체육공원으로 이동한다. 금산사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이며 김제 시내 중심가와도 가까워 접근성이 매우 훌륭한 산책 명소이다.
고즈넉한 풍경서 만나는 김제
천년 고찰부터 이색 카페까지
이곳은 김제 시민들의 아늑한 쉼터가 되어주는 대규모 복합 공원으로, 넓게 펼쳐진 수원지를 품고 있어 탁 트인 개방감을 자랑한다. 저수지 둘레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걸으면 은은하게 흔들리는 물빛과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소리가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 여름 끝자락의 햇살이 물결 위에 반짝이며 부서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에 좋다.
시민문화체육공원 내부에는 그늘을 만들어주는 울창한 숲길, 쉬어가기 좋은 벤치들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저수지 수변길을 지나 숲속 산책로로 접어들면 나무들이 뿜어내는 청량한 공기와 나무 향이 온몸을 감싸 안는다. 수변길을 따라 걸으며 바라보는 잔잔한 저수지 전경은 한적하고 평화로워, 잠시 걸음을 멈추고 풍경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화려하고 자극적인 관광지에서 벗어나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걷는 이 길은 깊은 휴식의 시간을 선사한다.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살필 수 있는 나무들과 잔잔한 저수지의 수면을 배경 삼아 휴식의 참된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다.
시민문화체육공원에서 느긋하게 산책을 즐긴 후, 이색적인 감성으로 가득한 카페 미즈노씨네 트리하우스로 향한다. 공원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김제 시골 마을의 한적한 풍경 속에 비밀스럽게 숨어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미즈노씨네 트리하우스는 버려진 나무와 자재로 손수 지은 동화 같은 공간으로,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몽환적이고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오랜 시간 폐목재와 자연 소재를 재활용하여 나무 위에 오두막을 올린 정성과 노력이 곳곳에 깃들어 있다.
카페 마당으로 들어서면 거대한 느티나무를 품에 안고 공중에 떠 있는 커다란 오두막집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마치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 꿈꿔 보았을 동화 속 비밀의 집을 현실로 구현해 놓은 모습이다. 나무 계단을 따라 삐걱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위로 올라가면 숲과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다락방 같은 아늑한 공간이 나타난다.
아늑한 낭만
실내 역시 고풍스럽고 따스한 원목 가구들과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장식 소품들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손수 내린 시원한 커피 한잔과 달콤한 후식을 곁들이며 창밖으로 비치는 초록빛 풍경을 바라보면 시간마저 천천히 흐르는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이곳만의 낭만과 온기를 느낄 수 있어 이색적인 추억을 만들기에 더없이 완벽하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을 때, 김제는 가만히 찾아와 쉬어가기 좋은 차분한 여백을 선물한다. 천년의 세월을 품은 사찰의 경건함과 저수지 둘레를 감싸는 푸르른 자연, 폐목재에 숨을 불어넣은 독창적인 공간까지 저마다의 색깔로 깊은 휴식을 선사한다. 계절의 결을 따라 천천히 흐르는 시간 속에서 마음의 무게를 내려놓고 김제가 건네는 한적한 위로를 가득 담아보길 바란다.
<webmaster@ilyosisa.co.kr>
<여행 정보>
-금산사(김제) 주소: 전북특별자치도 김제시 금산면 모악15길 1, 운영 시간: 하절기(06:00~19:00), 동절기(06:00~18:00), 문의: 063-548-4441~3
-시민문화체육공원 주소: 전북특별자치도 김제시 도작로 220-23, 문의: 063-540-4600
-미즈노씨네 트리하우스 주소: 전북특별자치도 김제시 만경읍 대동1길 49-5, 운영 시간: 11:00~18:30(마지막 주문 18:00)
※매주 화요일 휴무, 문의: 0507-1370-7744
Copyright ⓒ 일요시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