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이연주 기자] 올해 상반기 증시 호황을 타고 호실적을 낸 증권사들이 하반기 들어 거래 절벽에 직면했다. 주식 매매가 줄며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꺾인 데다, 3분기에 이어 4분기 영업이익 눈높이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다만 자산관리(WM)·투자은행(IB)·트레이딩 등 사업 구조에 따라 실적 방어력은 엇갈릴 전망이다.
◇증시 거래대금 감소에 위탁매매 수수료 직격탄
상반기 증시를 달궜던 거래 열기는 증권사 위탁매매 수수료를 크게 늘렸다. 하지만 3분기 들어 거래가 눈에 띄게 줄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증시 거래대금이 줄면 중개 수수료 수익은 즉각 감소한다. 특히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높은 증권사일수록 거래량 축소에 따른 타격이 크다. 상반기 실적을 견인했던 거래 활성화 효과가 사라지며 하반기 수익성에 먹구름이 낀 배경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하반기에는 주식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커진 데다 수익률도 상반기보다 낮아졌다”며 “상반기에는 주가가 계속 오르면서 주식투자를 안전한 투자로 인식할 수 있었지만 하반기에는 이런 인식이 약해지면서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3분기 실적 둔화 이어 4분기 눈높이도 잇단 하향
거래 부진은 증권사의 4분기 실적 전망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상반기와 달리 영업 환경이 나빠지면서 증권가에서는 주요 증권사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4분기에도 거래 부진이 이어지면 브로커리지 수익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증권사 최종 실적은 위탁매매 외에 고유자산 운용손익과 기업금융 실적 등 복합적인 요인이 좌우하는 만큼 거래대금 추이만으로 전체 성적을 단정하기는 이르다.
김대종 세종대 경제학부 교수는 “거래대금 감소는 위탁매매 비중이 높은 증권사의 주식 매매수수료 수익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다만 IB와 자산관리, 운용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한 증권사는 충격을 일부 흡수할 수 있어 거래대금 감소가 전체 순이익 감소로 그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증권사, 실적 방어력 돋보인다
거래 침체 여파는 증권사별 사업 구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브로커리지에 쏠린 증권사는 수수료 급감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지만, 자산관리와 기업금융 부문에서 탄탄한 수익 기반을 다져둔 곳은 실적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자산관리는 맞춤형 자산 관리와 금융상품 판매로 안정적인 수수료를 올리고, 기업금융은 인수·합병(M&A) 자문이나 자금 조달 주선 등으로 대규모 수수료를 챙긴다. 트레이딩 역시 채권·파생상품 운용 역량에 따라 추가 수익을 낸다. 하반기 실적 격차는 위탁매매가 아닌 비(非)브로커리지 부문의 경쟁력이 가를 전망이다.
김 교수는 “현재 거래대금 감소를 장기적인 증시 위축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4분기에도 금리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거나 주가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질 경우 거래대금 감소세가 이어질 수 있어 브로커리지 외 사업의 실적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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