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來 최고 금리도 AI 기세 못막아…나스닥 사상 최고[월스트리트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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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來 최고 금리도 AI 기세 못막아…나스닥 사상 최고[월스트리트in]

이데일리 2026-10-06 05:54: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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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24년 만의 최고치로 마감했는데도 나스닥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통상 장기금리 급등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술주가 오히려 상승장을 주도했다. 인공지능(AI) 투자 붐과 강한 기업 실적이 고금리 충격을 압도하고 있는 데다 국제유가 하락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0월 추가 금리 인상 우려 후퇴가 투자자들에게 숨통을 틔워줬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개장 직후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AFP)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개장 직후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AFP)


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05% 오른 2만7477.31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에는 2만7544.07까지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66% 오른 7773.95,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8% 상승한 5만1267.90에 마감했다.

◇금리 뛰는데 기술주도 뛴 ‘이례적 동행’

이날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주가와 장기금리가 함께 올랐다는 점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5.34%를 넘어서며 2002년 이후 최고치를 찍은 뒤 5.31%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도 2002년 4월 이후 최고다. 30년물 금리도 5.66%대로 상승했다.

통상 장기금리가 오르면 먼 미래에 벌어들일 이익의 현재 가치가 낮아지기 때문에 성장주, 특히 기술주에는 악재다. 하지만 이날은 정반대였다. 엔비디아가 2%가량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1.5%), 메타(+1.9%), 테슬라(+2.2%)도 일제히 올랐다. AI 관련주가 나스닥 상승을 이끌었다.

제이 햇필드 인프라스트럭처캐피털어드바이저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술주 강세를 일종의 “채권과 반대 방향의 거래(inverse bond trade)”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주를 사고 다른 모든 것을 파는 거래가 멈출 수 없는 거대한 흐름처럼 됐다”고 말했다.

핵심은 AI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의 금리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햇필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술주가 높은 이익 성장과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 민감도를 바탕으로 일종의 안전자산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AI 컴퓨팅 수요가 워낙 강해 기술기업들이 높은 자금조달 비용에도 금리 상승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리사 샬렛 모건스탠리웰스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채권시장의 ‘퍼펙트 스톰’ 속에서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평온한 것은 “경제 성장 가속과 AI 붐의 낮은 금리 민감도를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걱정 많지만 실적이 상쇄”…3분기 어닝시즌 주목

결국 월가가 높은 금리를 버틸 수 있다고 보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 실적이다.

마크 해킷 네이션와이드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걱정할 것은 많지만 실적이 계속 이를 상쇄하고 있다”며 “고무적인 것은 이러한 강세가 우연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매출 성장과 마진 확대를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금리가 갈수록 기업에 부담스러운 수준이 되고 기대치도 높지만 기업의 성장이 이런 압력을 앞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다음 주 대형 은행을 시작으로 본격화하는 3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가 크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3분기 이익은 AI 관련 기업의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 역시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이 전년 동기보다 2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랠리가 소수 빅테크에만 머물지 않을 가능성도 주목된다. 블룸버그의 타티아나 다리 매크로 전략가는 이번 실적 시즌에 매그니피센트7을 제외한 이른바 ‘S&P493’의 이익 증가율이 수년 만에 처음으로 매그니피센트7을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빅테크에 집중됐던 이익 성장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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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연준 인상 우려 후퇴도 ‘완충재’

주식시장이 장기금리 상승을 견딜 수 있었던 데는 두 가지 완충재도 있었다.

우선 국제유가가 떨어졌다. 브렌트유는 이날 1.89% 하락한 배럴당 100.32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8% 떨어진 89.43달러에 마감했다. 중동산 원유 수출 증가와 주요 7개국(G7)의 비축 원유·경유 방출 계획이 공급 불안을 일부 완화했다.

아트 호건 B.라일리웰스 수석시장전략가는 이번 주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많지 않고 실적 시즌까지 약 일주일 남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붙잡을 만한 긍정적인 재료를 찾고 있다”며 “분명히 낮아진 에너지 가격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고용 충격도 역설적으로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9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폭이 2만9000개에 그치면서 시장이 반영하는 연준의 10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일주일 전 70%에서 24%까지 급락했다.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는 유지되는 가운데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점이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고금리 무시해도 될까…“상승 경로 순탄치 않을 것”

다만 주식시장이 장기금리 상승을 언제까지 무시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10년물 금리가 5.3%를 넘어섰고 이번 주 10년물과 30년물 국채 입찰도 예정돼 있다. 서비스업 물가 압력도 여전히 강해 연준의 연말 추가 인상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았다.

울리케 호프만-부르카르디 UBS 최고투자책임자실(CIO)은 견조한 경제 성장과 강한 실적을 감안하면 “향후 6~12개월간 주식이 더 오를 여지가 있다”면서도 “그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씨티의 베아타 만테이 전략가도 지정학적 위험과 높은 금리라는 악재가 늘어나는데도 글로벌 주식이 올해 약 12% 상승한 상황을 지적했다. 그는 현재 시장의 평온함이 거시경제 충격에도 기업 펀더멘털이 버틸 수 있음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결국 위험을 반영하기 위해 조정을 받아야 하는지가 핵심 질문이라면서도 아직은 “회복력(resilience)”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뉴욕증시가 보여준 것은 금리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아직은 AI 성장과 기업 실적이 금리 상승의 충격보다 강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주 국채 입찰과 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그리고 다음 주 시작될 3분기 실적 시즌이 이 힘의 균형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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