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배우겠다” 세계가 몰려드는데…교사·교육시설은 턱없이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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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배우겠다” 세계가 몰려드는데…교사·교육시설은 턱없이 부족

투어코리아 2026-10-06 05:44: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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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 중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윤용근(국민의힘·공주·부여·청양) 의원 모습. /사진-윤용근 국회의원실
▲질의 중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윤용근(국민의힘·공주·부여·청양) 의원 모습. /사진-윤용근 국회의원실

[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K-팝과 K-드라마로 시작된 세계인의 ‘한국 열풍’이 이제 한국어 학습 열풍으로 번지고 있다.

하지만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한국어 교육 수요에 비해 해외 한국어 교육을 담당할 교원과 교육시설 투자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정작 이를 가르칠 인력과 교육환경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K-콘텐츠 열풍’을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장기적인 관심으로 연결할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윤용근(국민의힘·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이 5일 세종학당재단과 국립국제교육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세종학당재단과 국립국제교육원의 한국어능력시험 지원 건수 합계는 ‘2020년 21만8869건에서 2025년 57만3089건으로 5년 만에 약 2.6배 증가’했다.

올해도 열기는 이어지고 있다. 7월 말 기준 한국어능력시험 지원 건수는 이미 36만3501건에 달했다.

특히 한국어 실력을 평가하는 세종한국어평가(SKA) 지원자 수는 더욱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2022년 2,207명에서 2023년 4,337명, 2024년 5,489명, 2025년 6,424명으로 늘어 ‘3년 만에 약 2.9배 증가’했다. 올해 7월 말까지도 5,075명이 지원했다.

국립국제교육원의 한국어능력시험 지원자 역시 2020년 21만8869명에서 2025년 56만6665명으로 급증했다.

■ 세계 곳곳 “한국어 배우고 싶다”…현실은 교사 부족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요가 폭발하고 있지만 교육 현장의 인력 상황은 녹록지 않다.

2025년 기준 전 세계 252개 세종학당에서 12만3427명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그러나 파견된 교원은 285명에 불과하다.

단순 계산하면 ‘파견교원 1명당 약 433명의 학생을 담당’하는 셈이다.

지역별 격차는 더욱 심각하다.

북미의 경우 16개 세종학당에서 9,584명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지만 파견교원은 단 8명이다. 단순 환산하면 교원 1명당 무려 약 1,198명의 학생을 맡는 구조다.

유럽은 58개 학당, 4만312명의 학생에 파견교원 68명으로 교원 1명당 약 593명이다.

아시아는 141개 학당에서 6만1334명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으며 파견교원은 161명이다.

남미는 학생 6,723명에 교원 25명, 아프리카는 4,389명에 21명, 오세아니아는 1,085명에 불과한 학생에 파견교원은 2명으로 나타났다.

물론 실제 수업은 파견교원뿐 아니라 현지 교육인력이 함께 담당한다.

세종학당 전체 교육인력은 1,163명으로 아시아 707명, 유럽 261명, 북미 84명, 남미 59명, 아프리카 40명, 오세아니아 12명이다.

그러나 윤 의원은 단순히 교원 숫자를 늘리는 것을 넘어 지역별 한국어 수요와 현지 교육인력 수준을 함께 고려한 체계적인 교원 배치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한국교육원도 사정은 마찬가지…“교육 인프라 확충 시급”

교육부 소관 한국교육원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2025년 기준 전 세계 46개 한국교육원에서 3만31명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파견교원은 77명에 불과하다.

한국어능력시험 지원자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수요가 특정 지역에 집중된 현상도 뚜렷하다.

지난해 한국어능력시험 지원자는 아시아가 55만6703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유럽 1만984명, 북미 2,347명, 남미 1,446명, 아프리카 937명, 오세아니아 672명으로 집계됐다.

한국어 교육 수요가 이미 세계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는 만큼, 지역별 수요에 맞춘 교육시설과 교원 배치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세종학당 숫자만 늘리는 방식 벗어나야”

세종학당재단은 현재 전 세계 세종학당을 ‘2030년까지 350개소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윤용근 의원은 단순한 학당 숫자 확대만으로는 급증하는 한국어 학습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학당을 늘리는 것과 동시에 전문 교원을 확보하고 현지 교원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며, 낡거나 부족한 교육시설까지 개선해야 실질적인 교육 기회 확대와 교육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K-팝과 K-드라마를 보고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외국인들이 이제 직접 한국어를 배우겠다고 나서고 있는데, 정작 이들을 가르칠 교사와 교육환경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종학당을 몇 개 더 늘렸느냐는 숫자 경쟁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외국인이 실제로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교원 확충과 교육시설 개선, 현지 교원 양성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의 열기는 대한민국의 문화적 영향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산”이라며 “K-콘텐츠에서 시작된 관심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이어지도록 정부가 해외 한국어 교육 인프라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 K-콘텐츠 다음은 ‘한국어’…대한민국의 다음 승부처

숫자가 보여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세계인은 한국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국어를 직접 배우기 시작했다.

한국어능력시험 지원은 5년 새 2.6배 늘었고, 세종학당에는 12만 명이 넘는 학습자가 몰리고 있다.

그러나 이 거대한 수요를 받아낼 교원과 교육시설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

‘K-열풍’을 일시적인 유행으로 끝낼 것인가, 한국어와 한국문화의 지속적인 확산으로 이어갈 것인가.

윤용근 의원의 지적처럼 지금 필요한 것은 학당 숫자의 확대만이 아니다.

교원·시설·현지 인력 양성을 함께 키우는 ‘교육 인프라 투자’가 한국어 세계화의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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