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중도상환수수료를 낮추거나 한시적으로 면제하고 있지만 올해 들어 가계대출을 조기에 갚는 차주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 호조와 주택 거래 증가 등으로 자금 수요가 이어지면서 차주들이 대출을 상환하기보다 유지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 8월 가계대출 중도상환 건수는 5만8570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 8만8534건보다 33.8% 감소했다.
중도상환액 역시 1조9432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8008억원(29.2%) 줄었다.
특히 신용대출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8월 신용대출 중도상환 건수는 2만650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 4만989건보다 49.6% 감소했다. 중도상환액은 1608억원으로 55.6% 급감했다.
주택담보대출 중도상환도 줄었다. 8월 중도상환 건수는 2만4522건으로 1년 전보다 17.8% 감소했고, 중도상환액은 1조1970억원으로 29.7% 줄었다.
올해 들어 누적으로 봐도 감소세가 뚜렷하다.
1~8월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중도상환 건수는 66만6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1만8268건보다 5만8206건(8.1%) 감소했다. 중도상환액은 같은 기간 22조4077억원에서 19조5605억원으로 2조8472억원(12.7%) 줄었다.
월별 중도상환 건수는 지난 1월 9만7224건에서 5월 7만9020건까지 감소했다. 6월 8만21건으로 일시적으로 늘었지만 7월 7만2373건에 이어 8월에는 5만8570건까지 떨어졌다.
중도상환액도 1월 3조245억원에서 2월 2조9344억원으로 줄어든 이후 감소 흐름을 이어가면서 8월에는 2조원 아래로 내려왔다.
중도상환이 줄면서 은행들이 거둬들이는 수수료 수입도 크게 감소했다.
5대 은행의 8월 중도상환수수료 수입은 53억4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103억8000만원보다 48.5% 줄었다. 올해 1~8월 누적 수입도 558억원으로 전년 동기 923억원보다 39.5% 감소했다.
중도상환수수료 자체도 지난해 제도 개편 이후 크게 낮아졌다. 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신규 대출에 대해 은행이 실제 부담하는 비용만 중도상환수수료에 반영하도록 제도를 개편했다.
이에 따라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중도상환수수료율은 고정금리 기준 기존 1.4%에서 0.65%, 변동금리는 1.2%에서 0.65% 수준으로 낮아졌다.
제도 개편 이후인 지난해 5대 은행의 중도상환 건수는 104만8000건으로 전년 93만8000건보다 11.7% 증가했다. 반면 중도상환액은 33조8000억원에서 32조1000억원으로 5.1%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금액이 작은 대출의 조기상환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수수료율 인하 영향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5대 은행의 중도상환수수료 수입은 1256억원으로 전년 1504억원보다 16.5% 줄었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강화되자 차주의 조기상환을 유도하기 위해 수수료를 추가로 낮추거나 면제하는 조치도 내놓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7월 20일부터 가계 신용대출 상품 전체에 대해 중도상환수수료를 한시적으로 면제하고 있다.
NH농협은행도 2024년 실행된 가계 주택담보대출의 중도상환해약금을 지난 5월 20일부터 6월 30일까지 전액 면제했다. 하나은행은 취약차주를 대상으로 중도상환해약금 면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은행권의 수수료 인하와 면제에도 중도상환 규모가 감소하면서 수수료 부담 완화만으로 가계대출 잔액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시와 부동산시장 등에 대한 자금 수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차주들이 보유 대출을 조기에 상환할 유인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이다.
[폴리뉴스 김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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