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국세청에 신고돼 적발된 사업자 차명계좌 가운데 NH농협은행에 개설된 계좌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명계좌 신고와 과세 활용 실적이 장기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국세청이 금융회사별 현황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5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차명계좌 신고 금융회사 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신고를 통해 확인된 사업자 차명계좌는 28개 금융회사에서 총 3471건으로 집계됐다.
금융회사별로는 NH농협은행 계좌가 703건으로 가장 많았다. KB국민은행이 497건, 농축협이 471건, 신한은행이 319건으로 뒤를 이었다.
상위 4개 금융회사의 차명계좌는 총 1990건으로 전체의 57.3%를 차지했다.
이어 IBK기업은행 277건, 우리은행 270건, 카카오뱅크 241건, 하나은행 185건, iM뱅크 91건, 새마을금고 85건 등의 순이었다.
차명계좌는 사업자가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를 이용해 매출을 받는 등의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어 고소득 자영업자의 탈세 수단 가운데 하나로 지목돼왔다.
하지만 국세청에 접수되는 차명계좌 제보는 최근 감소하는 추세다.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국세청에 제보된 차명계좌는 총 7만8398건이었다. 연도별로는 2020년 1만2568건, 2021년 1만743건에서 2022년 1만3988건으로 증가했지만 이후 2023년 1만2961건, 2024년 1만2769건, 지난해 1만739건 등으로 감소했다.
신고된 차명계좌가 실제 과세로 이어지는 사례도 줄어들고 있다.
같은 기간 차명계좌 신고 이후 세무조사나 서면확인 등에 활용된 건수는 총 2만4648건으로 전체 제보의 31.4% 수준이었다.
연도별 과세 활용 건수는 2020년 6245건에서 2021년 4456건, 2022년 4163건, 2023년 3519건, 2024년 2794건, 지난해 2698건으로 지속 감소했다.
국세청은 차명계좌 제보를 통해 확인된 추징세액이 1000만원 이상일 경우 신고자에게 건당 1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 7년여간 포상금 지급 건수는 총 7488건으로 지급액은 74억8600만원이었다. 전체 차명계좌 제보 가운데 포상금 지급으로 이어진 비중은 9.6% 수준이다.
포상금 지급 건수 역시 2020년 1784건, 17억8200만원에서 2024년 704건, 7억400만원까지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769건, 7억6900만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강 의원은 국세청이 사업자 차명계좌의 전체 적발 실적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 데다 신고 과정에서 계좌번호와 금융회사명이 기재되고 있음에도 금융회사별 현황을 별도 통계로 보유하지 않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번에 공개된 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금융회사별 차명계좌 현황 역시 의원실의 자료 요구에 따라 별도로 집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의원은 “차명계좌 방치는 매출 누락 등 탈세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뿐만 아니라 성실 납세자와의 과세 형평성 측면에서도 문제 발생 소지가 다분하다”며 “국세청은 차명계좌 근절과 신고 활성화를 위해 포상금을 인상하고 적극적인 홍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개별 신고 정보는 정확히 관리하고 있으나 이를 별도 금융회사별 통계로 관리하고 있지는 않다”며 “차명계좌 사용 근절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설명했다.
[폴리뉴스 김지혜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