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을 획득한 U-23 대표팀 일부 선수가 병역특례와 관련해 경솔한 언행으로 도마에 올랐다. “군대 안 갑니다”라고 발언한 이기혁과 전역모를 쓴 박승수, 발목을 절뚝이는 세리머니로 일부 네티즌의 오해를 산 최우진(왼쪽부터). 사진출처|SPOTV 중계 화면 캡처·박승수·최우진 SNS
[스포츠동아 백현기 기자] 2026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은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일부 선수들의 경솔한 언행이 거센 비판을 자초했다.
대표팀은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서 열린 남자축구 결승에서 일본을 1-0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러나 대회 4연패를 향한 축하 분위기는 일부 선수들의 병역 관련 발언과 행동으로 인해 곧바로 비판 여론으로 바뀌었다. 주장 이기혁(26·강원FC)은 경기 후 언론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저 군대 안 갑니다”라고 말했다. 양민혁(20·베스테를로)도 “이번 대회는 군 면제라는 보상이 있으니 그것 하나만 보고 경기를 했다”고 밝혔다.
박승수(19·뉴캐슬)는 경기 직후 팬에게 받은 전역모를 비스듬히 쓰고 경례했고, 해당 모습이 담긴 사진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최우진(22·전북 현대)의 세리머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우진은 한 발을 절뚝거리며 걷다가 운동화를 벗어 그 안에 숨겨둔 금메달을 꺼내 보였다. 최근 전 세계 러너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완주 세리머니였지만 일부 네티즌은 최근 비무장지대(DMZ) 지뢰 사고로 다친 장병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따른 병역특례가 선수 경력에 큰 이점이며 강한 동기부여로 작용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병역 문제를 지나치게 가볍게 다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논란을 계기로 현행 병역특례 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선수들은 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잇따라 사과했다. 이기혁은 “말의 무게를 생각했어야 했다. 국방의 의무를 가볍게 여긴 건 아니다”고 고개를 숙였고, 양민혁도 “병역 혜택은 더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한 여러 동기 중 하나였다는 뜻이 잘못 전달됐다”고 말했다. 박승수와 최우진도 “병역의 의무나 국군 장병과 관련된 사건을 비하·희화화하려는 의도는 절대 없었다”고 해명했다.
대한축구협회도 진화에 나섰다. 협회는 4일 “일부 선수들의 경솔한 언행으로 국민과 현역 장병들께 실망과 상처를 안겨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국가대표 소양 및 윤리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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