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상완 기자] 성악적 선율을 묘사하는 짧은 소품부터 두 악기가 팽팽한 문답을 주고받는 대형 소나타에 이르는 독일어권 낭만주의 바이올린 문헌이 시공간을 역행하며 전개된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대환이 오는 21일서울 일신홀에서 독주회를 갖는다. 90분 프로그램은 막스 레거의 두 소품, 요하네스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2번, 로베르트 슈만의 ‘환상소품’, 펠릭스 멘델스존의 바장조 바이올린 소나타로 짜였다. 작곡 연대는 19세기 전반부터 20세기 초까지 넓게 퍼져 있지만 독일어권 낭만 음악의 성악적 선율, 실내악적 대화, 짧은 소품과 소나타의 대비가 프로그램 전체를 묶는다.
첫 순서 막스 레거의 작품은 가곡을 편곡한 ‘마리아의 자장가 작품번호 76-52(Mariä Wiegenlied, Op. 76, No. 52)’와 1902년작 바이올린·피아노 원곡 ‘로망스 사장조 WoO II/10(Romanze in G Major, WoO II/10)’이다. 작곡가 특유의 치밀한 대위법 대신 노래하는 선율과 서정적 호흡에 집중한다. 이어 브람스의 1886년작 ‘바이올린 소나타 2번 가장조 작품번호 100(Sonata for Violin and Piano No. 2 in A Major, Op. 100)’을 연주한다. 1악장에 작곡가 자작 가곡 '내 선율이 나를 이끌 듯(Wie Melodien zieht es mir)' 동기를 인용해 '사랑과 노래의 소나타'로 불리는 작품이다. 알레그로 아마빌레(Allegro amabile), 안단테 트란퀼로-비바체(Andante tranquillo-Vivace), 알레그레토 그라치오소, 콰지 안단테(Allegretto grazioso, quasi Andante) 세 악장 체제 안에서 기교 과시를 줄이고 두 악기의 팽팽한 문답을 강조한다.
후반부는 슈만의 1849년작 ‘환상소품 작품번호 73(Fantasiestücke, Op. 73)’으로 문을 연다. 내밀한 선율로 시작해 빠르고 역동적인 에너지로 치닫는 세 곡의 성격 변화를 활의 압력과 비브라토(Vibrato) 조절로 묘사한다. 종곡은 멘델스존이 1838년 완성했으나 사후 예후디 메뉴인(Yehudi Menuhin)에 의해 1953년 복원된 ‘바이올린 소나타 바장조 MWV Q26(Sonata for Violin and Piano in F Major, MWV Q 26)’이다. 알레그로 비바체(Allegro vivace), 아다지오(Adagio), 아사이 비바체(Assai vivace) 구조 안에 고전주의적 균형과 낭만적 서정을 융합했다.스 필하모닉 자료에 따르면 예후디 메뉴인이 작품을 되살려 1953년 악보 형태로 소개했다.
세 악장은 ‘알레그로 비바체(Allegro vivace)’, ‘아다지오(Adagio)’, ‘아사이 비바체(Assai vivace)’다. 1악장은 피아노의 점음표 리듬에서 출발해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선율과 반주 역할을 수시로 교환한다. 2악장은 호흡이 긴 서정을 택하고, 3악장은 가벼운 질감과 빠른 운동성이 지배한다. 멘델스존 특유의 고전적 균형과 낭만적 서정이 한 작품 안에 공존한다. 프로그램 마지막에 MWV Q26을 둔 선택은 앞선 세 작곡가와 다른 시간 감각을 제시한다. 레거의 20세기 초 서정, 브람스의 1886년 툰, 슈만의 1849년을 거친 뒤 1838년 멘델스존에 도착한다. 시간은 과거 쪽으로 이동하지만 음악은 피날레에서 경쾌한 속도를 얻는다. 연대기 강의식 구성보다 성격 대비를 앞세운 프로그램이라 볼 수 있다.
김대환은 예원학교와 서울예고를 거쳐 서울대 음대에 장학생으로 입학했고, 미국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에서 석사학위,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뉴욕 아티스트 인터내셔널 콩쿠르 우승한 뒤 카네기홀 독주회를 가졌으며 서울시향, 성남시향, 인천시향, 강남심포니,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계열 단체 등 국내외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목원대 겸임교수, 국민대 예술대학 조교수를 거쳐 현재 단국대 음악예술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뉴스컬처 이상완 prizewan2@nc.press
Copyright ⓒ 뉴스컬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