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세종시의회가 시민의 세금이 당초 목적대로 제대로 쓰였는지를 놓고 강도 높은 재정 점검에 나섰다.
세종특별자치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위원장 이순열)는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이틀간 위원회 소관 ‘2025회계연도 세입·세출 및 기금 결산, 예비비 지출 승인안’을 예비심사하고 공공기관 출연금·전출금과 위탁사업비 정산 결과를 집중 점검했다.
이번 결산심사의 핵심은 단순히 “예산을 얼마나 썼느냐”가 아니었다.
예산이 적정하게 편성됐는지, 집행 과정에 절차상 문제는 없었는지, 어렵게 확보한 국비가 제대로 시민에게 돌아갔는지, 사업의 성과가 실제 시민 편익으로 이어졌는지까지 세종시 재정 운용 전반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봤다.
위원들은 결산서와 성과보고서의 부실 작성 문제를 비롯해 ▲기금운용계획 변경 절차 ▲예비비 사용의 적정성 ▲낙찰차액 및 집행잔액 관리 ▲국비보조사업 반납 ▲개발부담금 등 체납액 징수 ▲성과지표의 실효성 등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특히 ‘기금 운용 과정에서 지방의회의 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례’가 도마에 올랐다.
박란희 위원은 옥외광고발전기금 운용계획 변경 과정에서 지방의회의 사전 의결이 필요한 사항임에도 의결을 거치지 않고 변경·집행한 점을 강하게 지적했다.
박 위원은 “기금운용계획은 시민의 재정에 대한 의회의 심의·의결권과 직결되는 만큼 관련 법령과 절차를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며 의결 없이 집행된 사항에 대한 처리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동일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시민의 재정을 다루는 과정에서 ‘절차’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는 경고다.
어렵게 확보한 국비를 제대로 쓰지 못하고 반납하는 문제도 집중 추궁됐다.
김학서 의원은 국비보조사업에서 집행잔액과 반납액이 발생하는 문제를 지적하며 “재정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어렵게 확보한 국비가 집행되지 못하고 반납되는 일이 최소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을 따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실제 집행 능력’이라는 의미다.
김 의원은 사업계획 단계부터 주민 수요와 집행 가능성을 정확히 예측해 적정 규모의 예산을 편성하고, 확보된 재원이 시민을 위한 사업에 최대한 활용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사업 추진을 당부했다.
세입 확보를 위한 체납 관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연희 부위원장은 개발부담금 징수율과 체납액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어려운 재정 여건을 고려해 세입 확보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단순한 독촉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체납 관리와 채권 확보 등 실효성 있는 징수대책을 마련해 ‘부과’가 ‘수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세입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업의 ‘성과’를 어떻게 측정하고 있는지도 강한 지적을 받았다.
박병남 위원은 공간정보 통합플랫폼의 이용실적과 성과지표 달성 현황을 점검하면서 단순히 플랫폼 접속 건수가 늘었다는 것만으로 사업 성과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시민이 실제로 얼마나 편리해졌느냐는 것이다.
박 위원은 시민 편익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성과지표를 보다 내실 있게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공공자전거 ‘어울링’ 역시 도마에 올랐다.
매년 상당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이용실적 등에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투입 예산 대비 실질적인 사업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이용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결산자료 자체의 정확성도 강조됐다.
이순열 위원장은 결산서와 성과보고서 등 결산자료의 정확성을 강조하면서 ‘결산이 단순히 지난 예산의 집행 결과를 확인하는 절차가 아니라 다음 연도 예산편성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위원장은 사업비에 대한 정확한 추계와 집행계획을 통해 불필요한 불용액과 반납액을 최소화하고, 결산자료 작성 과정에서도 누락이나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를 주문했다.
특히 형식적인 성과지표 설정과 관리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심사를 마무리하며 “결산심사 과정에서 위원들이 제시한 개선사항을 면밀히 검토해 향후 예산편성과 사업 추진에 적극 반영해 달라”며 “특히 형식적인 성과지표 설정과 관리가 반복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산심사는 결국 ‘얼마를 썼는가’에서 ‘어떻게 쓰고, 무엇을 남겼는가’로 재정 심사의 초점을 옮겼다는 데 의미가 있다.
시민의 세금으로 마련된 예산이 집행 과정에서 남거나 반납되고, 사업의 성과가 형식적인 지표에 머물며, 법정 절차까지 놓친다면 재정 운용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세종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는 이번 심사를 통해 ‘예산 집행의 적정성은 물론 절차 준수와 재정 효율성, 시민 체감 성과까지 전방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한편 도시환경위원회 소관 ‘2025회계연도 세입·세출 및 기금 결산, 예비비 지출 승인안’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거쳐 오는 26일 제3차 본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시민의 혈세가 한 푼이라도 새지 않도록, 예산의 시작부터 결산까지 제대로 들여다보겠다는 세종시의회의 재정 감시가 실제 행정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