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지키는데 적자는 눈덩이”… 지방의료원 85.7%가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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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지키는데 적자는 눈덩이”… 지방의료원 85.7%가 적자

투어코리아 2026-10-05 04:44: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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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 중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달희(국민의힘·비례대표) 국회의원 모습. /사진-이달희 의원실
▲질의 중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달희(국민의힘·비례대표) 국회의원 모습. /사진-이달희 의원실

[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지역 필수의료의 최후 보루인 지방의료원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전국 35개 지방의료원 가운데 30곳이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지방의료원의 ‘85.7%가 적자’를 낸 가운데 35개 기관의 순손실을 모두 합치면 무려 ‘1,679억 원’에 달했다.

지역 응급·분만·중환자 등 민간병원이 기피하는 필수의료를 떠안고 있는 지방의료원이 경영난이라는 이중고에 빠지면서, 단순한 경영 효율화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달희(국민의힘·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35개 지방의료원은 ‘2023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기관당 평균 당기순이익은 2022년 22억 원 흑자에서 2023년 85억 원 적자로 급격히 악화됐다.

이후에도 2024년 42.8억 원, 2025년 46.4억 원의 적자가 이어졌다.

문제는 적자의 상당 부분이 단순한 관리 부실이 아니라 ‘진료 자체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지방의료원 한 곳당 평균 의료수익은 357억 원에 그친 반면 의료비용은 509억 원에 달했다.

의료비용이 의료수익의 약 1.4배에 이르면서 기관당 평균 의료손실은 152억 원까지 치솟았다.

특히 의료손실 증가 폭은 심각하다.

기관당 의료손실은 2019년 ‘37.8억 원에서 2025년 152억 원으로 4배 이상 폭증’했다.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지방의료원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막대한 재정을 투입했지만 적자 구조를 끊어내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병상이용률이 높아졌는데도 적자는 커졌다.

지방의료원 평균 병상이용률은 2024년 59.7%에서 지난해 64.1%로 4.4%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기관당 평균 적자는 42.8억 원에서 46.4억 원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35개 지방의료원 가운데 14곳이 병상이용률 6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인력 문제도 심각하다.

300병상 이하 지방의료원의 경우 2024년 기준 의료수익 대비 인건비 비율이 90.4%에 육박했다. 병원에서 진료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 대부분이 인건비로 빠져나가는 구조다.

의료진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2025년 12월 기준 전국 35개 지방의료원 가운데 14곳이 의사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부족한 의사만 153명에 달했다.

성남시의료원은 정원 99명 가운데 60명만 근무해 충원율이 60.6%에 그쳤고, 대구의료원은 67.2%, 서울의료원은 81.0%의 충원율을 기록했다.

환자가 줄어 적자가 발생하고, 적자가 누적되면서 의료진 확보가 어려워지고, 의료진 부족이 다시 진료 역량과 수익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19는 이 같은 지방의료원의 경영난을 더욱 심화시켰다.

지방의료원들은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전환해 일반진료를 줄이고 기존 환자들을 다른 의료기관으로 보내면서 감염병 대응의 최전선을 지켰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끝난 뒤에도 환자와 의료인력이 충분히 돌아오지 않으면서 경영난은 장기화됐다.

정부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코로나19 손실보상금으로 총 1조7180억 원을 지급했지만 2024년 이후 손실보상금 지급을 중단했다.

이후에는 경영혁신 지원 방식으로 운영비를 한시 지원하고 있다. 국고 기준 지원액은 2024년 510억 원에서 2025년 621억 원, 2026년 791억 원으로 늘었지만 지방의료원의 적자 행진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

결국 ‘돈을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지방의료원의 구조적 위기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달희 의원은 지방의료원의 적자를 단순한 경영 실패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방의료원은 민간병원이 기피하는 응급·분만·중환자 진료를 지역에서 책임지고 있다”며 “병상이용률이 올라도 적자가 커지는 것은 경영 효율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 정원조차 채우지 못하고 산부인과 전문의 한 명에 의존하는 의료원이 절반을 넘는다”며 “한시적 운영비 지원에 기대는 방식으로는 지역 필수의료를 지켜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지방의료원이 수행하는 공익적 기능에 따른 손실을 안정적으로 보전할 수 있는 체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방의료원의 적자는 숫자 하나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민간병원이 수익성 때문에 떠안기 어려운 응급·분만·중환자·감염병 대응 등을 지방의료원이 담당하는 현실에서, 이들 기관의 재정 악화는 곧 지역 주민의 의료 접근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필요한 것은 매년 적자가 발생할 때마다 땜질식으로 운영비를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 필수의료와 공공의료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익적 손실을 국가가 제도적으로 보전하는 새로운 재정지원 체계’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의료를 지키는 병원이 먼저 무너지면 지역 주민이 갈 곳도 사라진다.’

85.7%라는 지방의료원 적자 비율은 단순한 경영지표가 아니라 대한민국 지역 필수의료가 보내는 구조적 경고음이다.

지방의료원이 지역의 마지막 의료 안전망 역할을 계속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가 ‘효율성’만을 요구할 것인지, 아니면 ‘공공의료가 수행하는 공익적 가치에 대한 비용을 국가가 책임질 것인지’ 이제는 답을 내놓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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