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육영수예요”…암살자(들) 논란에 재조명된 최불암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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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육영수예요”…암살자(들) 논란에 재조명된 최불암 '일화'

위키트리 2026-10-04 13:1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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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암살자(들)'이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배우 최불암이 생전의 육 여사와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힌 과거 일화가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배우 최불암 자료사진. / 뉴스1

최불암은 2024년 4월 7일 방송된 MBC '돌아온 레전드 수사반장 1부-반장네 모임'에 출연해 드라마 '수사반장'이 인기리에 방영되던 시절 청와대에서 걸려 온 전화에 얽힌 사연을 털어놨다.

그는 "1974년 일요일이었다. 집사람이 전화를 받더니 '여보, 청와대 부속실에서 전화가 왔어'라고 하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수화기를 넘겨받아 기다리던 그에게 먼저 들려온 것은 웃음소리였다. 이어 최불암은 "'나 육영수예요'라고 하시더라. 벌떡 일어났다"고 말했다.

최불암에 따르면 육 여사는 '수사반장'을 본 뒤 그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육 여사는 "담배를 몇 대를 태우세요?"라고 물었다. 최불암이 "넉 대 태웁니다"라고 답하자 육 여사는 "아이고, 두 대로만 해요"라고 당부했다.

육 여사는 이런 부탁을 한 이유도 설명했다.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수사반장'을 보면서 극 중 최불암을 따라 피워 하루에 넉 대를 태운다는 것이었다. 통화 도중에는 박 전 대통령의 목소리도 수화기 너머로 들렸다. 최불암은 박 전 대통령이 옆에서 "무슨 쓸데없는 얘길 하고 그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불암은 이 통화를 두고 "그게 잊히지 않는 사건"이라고 했다. 극 중 흡연 장면이 잦았던 이유에 대해서는 "1970년대에는 담배도 연기의 일부였다. 담배를 어떻게 피우고 연기를 내뿜느냐에 따라 감정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최불암이 2024년 MBC '돌아온 레전드 수사반장 1부-반장네 모임'에 출연했을 당시 자료사진. 방송에서 최불암은 드라마 '수사반장'이 인기리에 방영되던 시절 청와대에서 걸려 온 전화에 얽힌 사연을 털어놨다. / 유튜브 'MBClife'
최불암이 2024년 MBC '돌아온 레전드 수사반장 1부-반장네 모임'에 출연했을 당시 자료사진. / 유튜브 'MBClife'

이 일화가 다시 조명된 것은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 때문이다.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지난달 23일 개봉했다. 1974년 8월 15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제29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육 여사가 총격을 받아 숨진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영화는 수사본부 발표 내용을 둘러싼 의문을 바탕으로 문세광 외 또 다른 총격 주체가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에 보수 정치권 등에서는 해당 영화 내용이 '역사 왜곡'이라는 취지로 강하게 비판에 나섰다.

제작진은 지난달 28일 공식 입장문을 냈다. 제작진은 "본 작품은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영화 '암살자(들)' 포스터. 줄거리에 따르면 영화는 1974년 8월 15일,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영부인 저격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허진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등이 출연진으로 뭉쳤다. / 하이브미디어코프

그러나 논란은 더욱 크게 번졌다. 이에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는 개봉 2주 차를 맞아 3~5일 서울과 수원, 인천, 부산 등에서 열 예정이던 무대인사를 모두 취소했다. 제작사는 "작품을 둘러싼 상황이 출연 배우와 제작진에게 작품 밖에서까지 과도한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제작사는 "예정돼 있던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참석과 10월 7일 예정돼 있던 야외 무대인사 행사를 취소하게 됐다"고 알리기도 했다.

영화계는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제작가협회는 1일 입장문에서 "제작사와 감독, 배우, 스태프 등 개별 창작자에게 과도한 비난이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국프로듀서조합도 2일 "현재의 논쟁이 작품에 대한 비판을 넘어 제작사와 감독, 배우와 스태프 등 영화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한 위협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작품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개인의 신상과 가족 관계를 공개하거나, 관련 개인과 기업·단체의 정상적인 활동을 압박하는 행위는 정당한 비판의 범위를 벗어나며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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