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종합대회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한국 축구가 일본을 꺾고 아시안게임 4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3일 밤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
한국의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4만명의 일본 홈팬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지만 3회 연속 결승전에서 숙적 일본을 제친 한국 대표팀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그런데 이후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시상식에서 상식적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황당한 일이 발생해 찬물을 끼얹었다.
선수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애국가를 들으며 기쁨을 누려야 할 때 국기 게양대 가운데에 걸린 태극기가 애국가에 맞춰 제때 올라가지 못한 것이다.
은메달을 차지한 일본의 국기, 동메달을 획득한 중국의 국기는 정상적으로 올라갔지만 애국가가 다 끝나도록 유독 태극기만 게양되지 못했다.
애국가가 흘러나올 때 태극기 게양을 맡은 시상식 요원들은 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듯 허둥댔고, 이를 인지한 한국 선수들은 국기 게양대 쪽을 가리키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애국가가 끝날 때까지 태극기가 맨 위에 오르지 못하자 대한민국 응원단에선 거센 야유가 나왔다.
태극기는 애국가 연주가 다 끝나고 1분이 지나서야 너무 늦게 올라갔다.
일부에서는 뼈아픈 패배를 당한 일본 측이 실수를 빙자해 일부러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축구 대표팀 주장 이기혁은 이날 태극기 게양 사고에 대해 "의도한 거라면 너무 안 좋다고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시상식은 축하해 줘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저희가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태극기도 하나 제대로 펼쳐주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생각한다"면서 "선수들도 그렇고, 여기까지 응원 와주신 팬들도 불만스러우시지 않았을까 싶다"고 꼬집었다.
양현준도 본지 취재진에게 “우리니라가 우승을 했기 때문에 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았을텐데, 이런 부분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선 처음부터 운영상의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경기장이나 훈련장에 가야 할 버스가 예정된 곳이 아닌 엉뚱한 장소로 가는 일은 숱하게 일어났고, 우리나라 하키 대표팀 경기에서는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나오는 등 국제 종합 스포츠대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10년을 준비했다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한마디로 역대 최악의 대회로 기억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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