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제한 이어 논란…입법조사처 "의결권도 재산권 보호 영역"
(서울=연합뉴스) 유동현 기자 =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이 위헌이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그 대안으로 거론되는 의결권 제한 역시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입법조사처는 거래소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방안과 관련, "헌법상 과잉금지원칙 심사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과잉금지원칙은 기본권을 제한할 때 그 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 과도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입법조사처는 "의결권은 주주 권리 중 가장 중요한 공익권이자 고유권"이라며 "재산권의 보호영역에 속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의결권을 제한하려면 이를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적 필요성이 충분한지뿐 아니라 주주의 권리를 덜 제한하면서 같은 목적을 달성할 방법은 없는지, 제한되는 권리와 공익이 균형을 이루는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입법조사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시행 전 취득한 주식의 의결권까지 제한할 경우 "기존 주주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소급입법 금지 및 신뢰 보호 원칙이 문제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이밖에 의결권 제한 시 기존 주주의 재산권과 기업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을 헌법상 쟁점으로 들었다.
지배구조와 투자에 미칠 영향은 우려되는 대목으로 제시했다.
입법조사처는 "오히려 2·3대 주주의 영향력이 커져 소수지분을 가진 주주가 과도한 결정권을 가질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며 "의결권 상한 이상의 추가 자본을 투입해도 지배권은 증가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유치나 인수·합병(M&A)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입법조사처는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규제의 근거로 거론되는 대체거래소(ATS) 사례와도 차이가 있다고 짚었다.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는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15%를 초과해 주식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의결권 행사도 제한한다.
금융당국은 소수 창업자 및 주주가 유통의 '핵심 인프라'인 거래소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대체거래소와 유사한 수준으로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다만, 입법조사처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대체거래소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시장 인프라적 성격이 존재하지만, 연계 수준에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체거래소는 자본시장법에 기반해 한국거래소 및 한국예탁결제원 등 기존 금융시장 인프라와 연계되지만, 가상자산거래소의 경우 연계성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양자 간 제도적·구조적 차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있다"고 했다.
입법조사처는 해외 사례로 유럽연합(EU)과 싱가포르의 규제 방식을 들며, 일률적인 지분 보유 상한을 두기보다 대주주의 적격성을 심사하고 감독당국의 사전·사후 개입을 통해 지배구조를 규율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이 발의되지 않은 만큼 향후 구체적인 법안 내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yud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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