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작곡·보컬 노래가 결국 음원차트 1위가 됐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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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작곡·보컬 노래가 결국 음원차트 1위가 됐다 ①

일간스포츠 2026-10-03 06:00: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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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음원차트에 혜성처럼 등장한 문제적(?) 곡의 선전을 둔 반응이 뜨겁다. 창작자 머무르의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 이야기다. 이 곡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제작된 음원인데, AI 제작 음원 표기 의무 등의 제도가 미비한 가운데 실제로 AI 곡이 차트 상위권을 치고 올라오자 관련한 논의의 필요성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이 곡은 수노(Suno) AI 기술을 통해 생성된 곡으로, 기획·작사 및 전체 프로듀싱 디렉션은은 머무르가 직접 진행했다. 머무르는 플랫폼에 음원을 등록하며 이 사실을 명확히 밝히면서도 “저에게 AI는 현대적인 악기이자, 제 상상을 함께 현실로 옮겨주는 파트너”라며 “도구는 변해도 이야기는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다”는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지난 6월 23일 처음 공개된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가 발매되자마자 차트에서 인기를 얻은 건 아니다. 이 곡은 릴스·쇼츠 등 SNS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면서 유튜브에서 먼저 관심을 모았다. 발매 시점으로부터 두 달 여 지난 9월 2일 유튜브 일간 인기 뮤직비디오 차트 1위를 기록한 이 곡은 그로부터 한 달 만인 2일 멜론 톱 100 기준 29위까지 올라섰다. 특히 벅스 실시간 차트에서는 1위에 오르며 차트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곡에 대한 유튜브 내 반응은 가히 폭발적, 열광적이다. ‘꿈꾸던 어른’과 ‘현실 속 자신’에 대한 저마다의 이야기를 댓글에 달며 곡에서 받은 위로를 공유하는 양상이 압도적이다. 마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소개하는 특정 주제에 대해 자신의 사연을 보내는 듯한 모습이다. “좋은 곡에는 칭찬이 달리고 명곡에는 사연이 달린다”는 댓글도 높은 공감을 받는다.

반면 음원차트에서 나타나는 반응은 대조적이다. “프롬프트 입력해 ‘딸깍’ 한 AI 노래를 창작물이라 할 수 있나”라는, AI 음원이라는 데 대한 반감을 넘어서 AI 음원이 필터링 혹은 아무 표기도 없이 메인 음원차트에 진입하는 현황에 대한 문제의식을 내놓는 의견도 상당수다. 이 곡의 댓글 창에는 “결국 누군가가 노력해 만든 창작물을 학습해 이것저것 짜깁기로 만든 게 AI니 당연히 반감이 들 수 밖에 없다”, “인스타에는 벌써 비슷한 노래가 수두룩하다” 등의 반응부터 “AI 차트를 따로 만들거나 AI 음원 표기 의무화가 필요하다. 그게 창작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등 AI 음원을 별도로 관리하는 제도적 보완책의 필요성까지 다양한 의견이 공존한다.  

음악계에서도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정민재 대중음악 평론가는 곡의 음악적 만듦새에 대해 “굉장히 클리셰적이고 뻔한 노래다. 멜로디 진행이나 가사의 표현 방식 모두 진부하고 생성형 AI의 목소리도 유명 발라드 가수의 목소리가 섞인 전형적인 한국 발라드인데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조합해 스케치했다고 본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릴스나 쇼츠 음악으로 사용되며 인기를 얻다 보니 그 인기가 음원차트까지 넘어갔다. 상당히 전략적인 행보로 보인다”고 짚었다.

AI 음원 폭격에 업계는 공통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4일 열린 ‘2026 MWM 콘퍼런스’에서 도라 진 텐센트뮤직 비즈니스 총괄은 텐센트 플랫폼 내 신규 등록 음악 중 AI 음악 비중이 2023년 5.2%에서 올해 상반기 44.1%로 2년여 만에 8배 이상 폭증했다고 밝혔다. 또 프랑스의 음악 플랫폼 디저에 따르면 6월 하루 평균 약 9만 곡의 AI 음악이 등록됐으며, 피크 시점에는 AI 곡이 전체 등록 음악의 절반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머무르의 곡에 앞서 조선힙합이 발매한 음원 ‘마음의 숲’이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의 ‘톱 100’ 차트에서 최고 89위로 진입하며 파란을 일으킨 바다.  

이같은 현실에 대해 정 평론가는 “바람직하거나 아름다운 상황으로 보지 않지만, AI 제작이 음악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시대적 흐름이기 때문에 생성형 AI를 활용한 음원이 차트에 들어오는 현상을 막을 순 없을 것이다. 해외에서는 더 활발한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 음악 시장은 굉장히 유행에 민감한 편이고, 변화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미비하기 때문에 이런 일은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거라 본다”고 전망하며 “AI 차트를 별도로 신설하는 등의 논의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차트를 신설 관련해 한 음원 플랫폼 관계자는 “플랫폼 차원에서 내부 정책을 세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신탁단체나 정부에서 AI 창작물을 어떻게 분류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이 먼저 성립된 뒤에 민간기업이 따를 수 있는 상황”이라며 “AI 창작물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면 그 가이드라인을 따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AI 음원을 어떻게 표기할 것인가가 선행돼야 한다. 지금도 AI 음원을 처음 플랫폼에 등록할 때 어떤 기준으로 등록시킬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가고 있다”고 관련 논의 현황을 언급했다. 

실제 기성 음악제작 현장도 이같은 변화를 기민하게 바라보고 있다. 아이돌과 트롯 위주로 재편된 현 대중음악 신에서, 제작자로서는 현실적인 고민의 대안으로 AI 가수와 음원이 떠오르기도 한다. 한 가요 제작자는 “AI로 목소리를 생성하고 노래를 만들어내는 문턱이 정말 많이 낮아졌고, 비용도 놀라울 정도로 저렴하다. 또 매니지먼트 측면에서 AI 가수는 리스크가 없다”면서 “기술적·트렌드 측면에서도 거스를 수 없지만 기존 제작 시스템에서의 염증이 맞물려 향후 AI 가수, AI 음원 제작이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 전망했다.

AI 음원에 대한 리스너들의 거부감에 대해서는 “지금은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이 있지만 점점 대중도 AI 가수에 적응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같은 변화에 가수들도 위기감을 느끼지만 대중의 선택을 인정하고 가수들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 되는 사람이 후발 주자 누군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 산업의 플레이어로 나선 이상 경쟁은 상수고, 굳이 AI라고 격하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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