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과 박진영이 호흡을 맞춘 tvN 새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이 첫 방송을 일주일 앞두고 출격 준비를 마쳤다. 방송사 개국 2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작품으로, 국내 안방극장과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서 같은 날 공개돼 방송 전부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00일의 거짓말' 주연 배우 김유정 / tvN
'100일의 거짓말'(극본 류보리, 연출 유인식·김윤진)은 오는 10일 오후 9시 10분 tvN에서 첫 전파를 탄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29일 공식 예고편을 게재하고 이 작품을 10월 10일부터 선보인다고 알렸다. 국내 시청자는 티빙을 통해서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전체 분량은 16부작으로, 매주 토·일요일 밤 시청자를 찾는다.
연출을 맡은 유인식 감독은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흥행시킨 인물이다. 극본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집필한 류보리 작가가 썼다. 여기에 김유정, 박진영, 김현주, 이무생, 진선규 등 연기력을 검증받은 배우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이기영, 최덕문, 서정연, 김도현, 김인권 등도 합류해 극의 무게를 더한다.
'100일의 거짓말' 포스터 / tvN
■ 경성 최고 소매치기, 총독부 통역생으로 위장하다
작품의 무대는 1932년 일제강점기 경성이다. 독립군이 조선총독부 안에 심어둔 밀정과 총독부 소속 엘리트 통역관이 서로를 속이며 보내는 100일간의 이야기를 그린다. 상대의 말 뒤에 숨은 의도를 읽어내야 하는 통역이라는 직업을 첩보극의 긴장 장치로 활용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김유정은 경성에서 손이 가장 빠른 소매치기 이가경을 연기한다. 미국행 자금을 모으던 이가경은 항일 단체 구국단 소속 저격수 유소란의 제안을 받아들여 밀정이 되고, 총독부 통역생으로 신분을 숨긴 채 적진에 들어간다. 김유정은 "20대 초반이라는 어린 나이의 인물"이라며 "힘들었던 당시를 살아가는 젊은 친구의 성장이 궁금했다. 함께 경험해 보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100일의 거짓말' 스틸컷 / tvN
박진영은 총독부 통역관 김태웅으로 분한다. 김태웅은 정무총감 사토 신이치의 양자로 들어가 사토 히데오라는 일본 이름으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3개 국어에 능통한 엘리트지만 남에게 털어놓지 못하는 슬픔을 품고 있다. 박진영은 "일본에 건너간 후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로 강한 교육을 받는다. 그만큼 흐트러지지 않는 인물의 면모를 표현하고자 감정을 최대한 숨기려고 했다"고 캐릭터 해석을 전했다.
김현주는 복수를 품고 중국인으로 신분을 위장해 조선에 돌아온 저격수 유소란을 맡았다. 이무생은 미국 언론사의 경성 특파원이자 구국단 일원인 조선계 미국인 유필립을 연기한다. 유필립은 작전을 위해 유소란의 위장 남편 행세를 한다. 김현주는 유소란에 대해 "아픈 사연을 안고 있는 인물"이라며 "개인적인 복수로 시작하지만 결국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게 된다"고 소개했다. 이무생은 "대의를 위해 사사로운 감정을 내세우지는 못하지만 사연 있는 유소란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며 두 인물 사이에 흐를 미묘한 감정선을 예고했다.
■ 박진영 "김유정과의 케미, 100점 만점에 1000점"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는 유인식 감독과 주연 배우 5명이 모두 참석했다. 이날 가장 큰 관심을 모은 대목은 두 주인공의 호흡이었다.
'100일의 거짓말'에서 호흡을 맞춘 박진영과 김유정 / tvN
박진영은 김유정과의 케미스트리 점수를 묻는 말에 "100점 만점에 1000점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현장에 계셨던 유인식 감독님께서 그 누구보다 설레고 뿌듯해하셨다, 그 미소를 봤다면 1000점이 맞다"라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유정도 "두 사람이 서로를 느끼면서 성장하는 로맨스다, 진영 배우와 함께해서 잘할 수 있었다"라고 화답했다.
배우들이 작품에 임한 태도도 화제가 됐다. 출연진과 제작진은 대본 리딩 자리에서 다 함께 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묵념을 올렸다. 김유정은 "그런 시간을 마련해주셔서 감사했다, 끝까지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됐다"라고 돌아봤다. 김현주와 이무생 역시 묵념 이후 작품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바뀌었다고 입을 모았다.
■ 히라가나도 몰랐던 진선규, 일본서 두 달 살며 대본 붙잡은 이유
이날 가장 강렬한 변신을 예고한 배우는 진선규였다. 그가 맡은 사토 신이치는 조선총독부 정무총감이자 김태웅의 양아버지로, 유소란과 유필립이 준비하는 암살 작전의 표적이다. 진선규는 사토 신이치를 두고 "인정받지 못한 욕구가 커지고, 이 욕구를 약자를 통해 표출해내는 방식이 이해는 가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연기하면서 왜 그렇게 밖에 하지 못했는지를 감독님과 많이 이야기했다. 변질된 사람의 처절함을 가져가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어떻게 되든 간에 용서할 수 없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미화시키려는 노력은 안 하려고 했다"고 선을 그었다.
캐릭터 구축 과정도 공개했다. 진선규는 "한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일본인인 캐릭터다. 일본인으로 인정받기 위해 더더욱 일본을 사랑하고 일본어를 더 잘해야 하는 역할이었다"며 "그래서 1월부터 두 달간 일본에서 살면서 거의 매일 대본을 들고 7시간 동안 대본만 외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두 달 다녀오고 나서 히라가나, 가타카나도 모르던 내가 많이 늘었다. 촬영 내내 연습을 놓지 않고 공부했다"고 덧붙였다.
목표도 분명했다. 진선규는 "이번 드라마 목표는 저에게 붙어있는 '범죄도시' 위성락 역을 조금이라도 지워보고 싶다는 거였다"고 말했다. 2017년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에서 장첸 일당의 위성락을 연기해 강한 인상을 남긴 그가 또 한 번 악역으로 새 얼굴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옆에 있던 유인식 감독도 "보시면 깜짝 놀랄 거다"라며 힘을 실었다.
'100일의 거짓말'에 출연한 진선규 / tvN
■ '시그널2' 공백 메우기 편성? 유인식 감독 "관계없다"
편성을 둘러싼 궁금증에 대한 답변도 나왔다. tvN은 앞서 개국 20주년 특별기획으로 '시그널' 시즌2인 '두 번째 시그널'을 준비했으나 출연 배우 논란으로 편성이 무산됐다. 이 때문에 '100일의 거짓말'이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방영 시기를 앞당긴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유인식 감독은 이에 대해 "타 드라마의 편성 변동과는 관계가 없었다"고 일축했다. 그는 "원래 목표가 추석 이전 촬영을 종료하는 거였고, 그때부터 올해 가을께 방송이라고 주지하고 있었다. 넉넉한 일정은 아니었지만 계획돼 있던 것"이라며 "무사히 추석 전 촬영을 완료해서 한시름 놨다"고 설명했다.
100일의 거짓말 유인식 감독과 출연 배우들 / tvN
시대극을 만드는 부담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유 감독은 "여러 가지 고증 문제가 당연히 부담됐고, 남아 있는 당시의 건물이나 공간이 거의 없어 미술적으로도 부담이 됐다"며 "그 시대를 기억하는 분들도 드물게 계시고 총독부 내부에 들어가 본 분도 계시기 때문에 가능하면 그 기억과 크게 어긋나지 않도록 재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16부작이라는 분량에 대해서도 "처음 작품 회의를 할 때부터 우리 작품을 담기에 10, 12부작은 부족하다고 느꼈다"며 "지금의 16부작에도 내용이 차고 넘친다"고 자신했다.
그가 이 작품을 연출하게 된 출발점은 독립운동가들을 향한 물음이었다. 유 감독은 "독립운동가들을 움직이게 만든 힘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했다"며 "그게 바로 '100일의 거짓말'을 연출하게 된 계기"라고 말했다. 관전 포인트로는 인물들의 변화를 꼽았다. 유 감독은 "우리 작품 속 모든 인물은 변모한다"며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는 작품이다"라고 강조했다. 김유정은 "개인에서 우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작품"이라며 "우리 이전에는 개인도 없다. 시대를 떠나 어디에나 존재하는 메시지다. 많은 분이 우리 작품을 보고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작품의 의미를 짚었다.
제작진은 지난달 24일 하이라이트 영상도 공개했다. 영상에는 복수를 품고 경성으로 돌아온 유소란이 신임 정무총감 사토 신이치 암살을 계획하고 총독부 내부에 밀정을 심기로 하는 과정이 담겼다. 유소란과 사토 신이치의 악연을 암시하는 과거 장면도 함께 공개돼 궁금증을 키웠다.
본방송에 앞서 3일 오후 10시 30분에는 스페셜 방송 '100일의 거짓말: 비밀문서'가 tvN에서 방송된다. '100일의 거짓말' 1회는 오는 10일 오후 9시 10분 tvN에서 방송되며, 같은 날 넷플릭스에서도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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