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보장 혜택은 반복해서 강조하면서 정작 보험금 지급 조건이나 제한은 눈에 띄지 않게 처리하는 보험 광고가 도마 위에 올랐다.
보험상품 방송광고가 1년 새 크게 늘어난 가운데, 이를 통해 가입한 계약의 불완전판매 비율은 다른 모집채널의 3배에 달했다. 금융당국은 자극적인 문구나 소비자의 불안을 자극하는 표현에 대한 광고 심의와 제재 기준을 손보기로 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생명·손해보험협회와 보험회사 및 홈쇼핑 법인보험대리점(GA) 등 13개사 준법감시인이 참석한 가운데 ‘보험상품 방송광고 건전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관련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보험상품 방송광고는 최근 가파르게 늘었다. 지난해 하루 평균 송출 횟수는 1121회로 2024년 672회보다 66.9% 증가했다. 전체 재생시간도 하루 평균 35시간에서 57시간으로 65.2% 늘었다.
보장은 크게, 제한은 작게…‘공포 마케팅’도
문제는 광고 증가와 함께 판매 과정의 소비자보호 지표에서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모습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지난해 방송광고를 통해 모집된 보험계약의 불완전판매비율은 0.036%로 다른 모집채널의 0.012%보다 3배 높았다. 가입 이후 1년가량 계약을 유지하는지를 보여주는 13회차 유지율도 방송광고 계약은 79.3%로 다른 채널의 86.3%보다 7.0%포인트 낮았다.
특히 고령층 비중이 높았다. 방송광고를 통해 보험에 가입한 소비자 가운데 70대 이상 비중은 13.4%로 다른 모집채널의 7.4%보다 6.0%포인트 높았다. 금감원이 자극적인 광고에 금융취약계층이 과도하게 노출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이유다.
금감원이 들여다본 일부 광고에서는 소비자가 보장 범위를 실제보다 넓게 받아들일 수 있는 표현도 확인됐다.
여러 차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반복적으로 강조하면서 총 지급 횟수에 대한 안내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암 치료비 지급을 눈에 띄게 표시한 뒤 지급 제한 조건은 작고 흐리게 보여주는 식이다.
가족의 간병이나 교통사고 장면, 질병 관련 영상 등을 활용해 소비자의 불안감을 키우는 광고도 문제 사례로 지목됐다. 금감원은 이 같은 방식이 소비자의 불안감과 보장 심리를 지나치게 자극해 충동적인 가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광고는 늘었는데…5년간 제재는 ‘경고 1건’
특히 홈쇼핑 보험광고의 경우 제재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홈쇼핑 광고는 생방송 특성상 사전심의가 어려워 방송이 끝난 뒤 협회가 심의한다. 그러나 현행 기준에서는 제재 전 시정조치를 분기별 최대 4차례까지 유예할 수 있고, 불완전판매비율이 0.4%를 넘어야 제재 대상이 된다. 업계 평균 수준인 약 0.03%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기준이다.
실제 최근 5년간 홈쇼핑 보험광고에 내려진 제재는 경고 1건에 그쳤다. 이에 금감원과 보험업계는 생·손보협회의 방송광고 심의기준을 보다 구체화하고 홈쇼핑 광고의 제재 유예 절차와 불완전판매비율 기준을 손질하기로 했다.
보험회사별 광고 송출 횟수와 시간, 협회의 광고 심의 현황 등을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보험사와 GA 역시 광고 제작 단계부터 소비자보호 부서가 참여하는 등 자체 심의와 내부통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간담회에 참석한 보험업계 관계자들도 방송광고 관련 정보 공개 확대와 제재 기준 보완 필요성에 공감하고, 업계 차원의 자율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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