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 = 강소은 기자] 강원랜드(035250)가 슬롯머신 제조사업에서 6년째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해외 판로 확대를 위해 만든 필리핀 현지 사무소마저 기대만큼의 판매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사무소 운영에 별도 비용이 들어가지만 자체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조차 없어 해외 거점 운영의 실효성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일 구자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민의힘 간사가 강원랜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원랜드 머신제조사업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누적 적자는 148억원에 달했다.
강원랜드는 머신제조사업의 해외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2022년 필리핀에 현지 사무소를 열었다. 이후 올해 8월 말까지 사무실과 사택, 차량 임차료 등 사무소 운영에 투입한 비용은 총 7억원이다.
하지만 현지에 별도 거점을 둔 이후에도 필리핀 판매 실적은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았다. 일반판매 물량은 2024년 42대에서 지난해 한 대도 판매되지 않았고 올해도 6대에 그쳤다. 올해 조건부 판매와 테스트뱅크 방식으로 12대를 별도 계약했지만 현재까지 매출은 발생하지 않았다.
판매뿐 아니라 현지 영업망 확대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필리핀 사무소 개소 이후 신규 유통사를 발굴하거나 계약을 체결한 사례는 없었고 업무협약(MOU) 체결 실적도 전무했다.
강원랜드는 필리핀이 기존 동남아 유통사인 RGB의 독점 유통지역이어서 신규 유통사를 확보하는 대신 기존 유통사 관리와 동반 세일즈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활동이 실제 판매 확대와 현지 영업 지원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 따로 확인할 수 있는 평가체계는 마련돼 있지 않았다. 필리핀 현지 사무소만의 성과를 별도로 측정하지 않아 사무소 설치 이후 추가로 발생한 영업 효과나 비용 대비 성과를 기존 해외 영업활동과 구분하기 어려운 구조다.
별도 사무소를 두는 데 드는 비용은 정기적으로 현지 출장을 보내는 방식보다 많았다. 강원랜드 자체 비교 결과 2025년 필리핀 사무소 운영에는 2억300만원이 소요됐다. 직원 1명이 매월 한 차례 현지에 출장하는 방식을 가정했을 때보다 연간 6200만원 더 많은 금액이다. 상설 사무소 운영에 추가 비용을 투입하는 만큼 판매 실적과 유통사 관리, 현지 영업 지원 등 설치 목적에 맞는 성과를 별도로 측정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사무소의 영업 성과와 함께 파견 인력의 운영 실태도 점검 대상으로 지목됐다. 필리핀 사무소에는 현재 국내 직원 1명이 파견돼 근무하고 있다. 구 의원실이 출입국 기록을 분석한 결과 해당 직원은 2024년 1월 발령 이후 올해 9월 6일까지 총 243일을 국내에서 체류했다. 전체 파견기간의 약 4분의 1이다.
국내 체류 사유에는 가족 돌봄과 병원 진료 등 개인 사유와 건강검진, 업무 등이 포함됐다. 현지 상주를 전제로 직원을 파견한 만큼 국내 체류 기간과 사유를 포함한 복무 관리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강원랜드는 해외 파견자에게 직급과 근무지역에 따라 해외근무수당을 월 정액으로 지급하고 있다. 필리핀 사무소 파견 직원에게 지급된 해외근무수당은 연간 약 4000만원 규모다.
구자근 의원은 “출장 방식보다 더 많은 비용을 들여 필리핀 현지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판매 실적은 부진하고 사무소 자체의 성과를 별도로 평가하는 체계조차 없다”며 “해외사무소의 필요성부터 파견 인력의 복무와 수당 등 운영체계 전반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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